북한은 ‘우상화 선전물’ 수출국
북한은 ‘우상화 선전물’ 수출국
  • 미래한국
  • 승인 2009.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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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부자 우상화에 국가예산 40% 사용

지난해 8월 아프리카 세네갈을 방문한 미국의소리방송(VOA) 기자는 수도 다카르 중심지에서 거대한 동상을 비롯한 우상화 선전물을 만드는 북한 사람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5월 4일 미국의소리방송이 보도했다. ‘아프리카의 부활’이라는 제목의 이 우상화 선전물은 세네갈의 독재자인 압둘라 와데 대통령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높이가 50m에 달하는 이 선전물 중앙에는 대통령인 압둘라 와데를 상징하는 남자가 한 손으로 여자를 그리고 또 다른 손으로는 아이를 번쩍 들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형적인 북한식 조형물이다.

북한의 우상화 선전물이 세네갈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 자료에 따르면 보츠와나, 짐바브웨, 에티오피아, 토고, 앙골라, 콩고, 베닝 등 아프리카 곳곳에서도 북한사람들이 제작한 선전물을 찾아볼 수 있다.

과거 평양의 대외보험총국에서 근무하다 현재 워싱턴의 미국북한인권위원회 방문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광진 씨는 VOA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아프리카에 우상화 선전물을 수출하는 것은 외화벌이를 위해서라고 밝혔다. 김 씨는 아프리카에 대한 북한 우상화 선전물 수출은 김일성 동상과 김정일 초상화 등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단체인 평양의 만수대창작사가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수대창작사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직속으로 종사자는 순수작가와 종업원을 포함해 3,700여 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 중 100여 명은 인민예술가 또는 공훈예술가의 칭호를 받아 특별대우를 받고 있다. 평양미술대학 졸업생들이 최고로 선망하고 대부분의 예술가들이 들어가기를 희망하는 창작단체이다.

김일성·김정일 부자 형상 작품은 당성과 기량을 인정받은 만수대창작사의 ‘1호 작품과’에서 전담 제작하고 있다. 일단 제작이 시작되면 치밀한 공정계획에 따라 한 치의 오차도 용납되지 않아 작업 참가자들은 목숨을 건 초긴장 상태에서 작업에 임하게 된다.

제작에 소요되는 비용은 특수자금이라고 해 은행의 특수자금과에서 제한 없이 지원받고 있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에 따르면 김일성 부자의 선전물 관리에 북한 예산의 40%가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대표적인 우상화 선전물은 김일성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기념궁전으로 8억9,000만 달러가 소요됐다. 북한에 수백만 명의 아사자가 발생했던 1990년대 중반 당시 이 돈은 옥수수 600만 톤을 살 수 있는 액수였다.

이렇게 제작된 동상은 살아 있는 수령과 다름없이 간주돼 건립 장소까지 운반할 때 현지 지도 때와 마찬가지로 보위부, 당위원회, 인민보안성에서 차량 및 보행자를 단속하고 형상물에 경의를 표하도록 돼 있다.

동상 관리는 주민들이 잘 볼 수 있도록 전력난에도 불구하고 일몰 후부터 저녁 10시까지, 새벽 4시부터 일출시까지 두 차례 점등하고 매일 새벽 주민들로 하여금 동상과 그 주변을 청소하도록 하고 있다.

1993년 초에는 김정일의 지시에 따라 전쟁 발발 시 김일성 부자와 그의 생모 김정숙 동상, 석고상, 초상화를 대피시킬 수 있는 ‘지하 보관고’ 건설공사가 전국적으로 진행됐다. ‘지하 보관고’는 지하에 갱도를 뚫고 약 15~20평의 공간을 마련한 후 여기에다 수령관, 지도자관(김정일), 어머니관(김정숙) 등의 3개의 방을 설치한 것으로 ‘1호 모심실’이라 부른다. ‘1호 모심실’은 방마다 카펫과 호화로운 벽지로 치장돼 있으며 유사시에 김일성 부자의 동상과 석고상을 철제 상자에 넣어 포장한 후 갱도로 이송하게 되어 있다.

또 김일성 동상이 각지에 산재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김정일 동상은 현재 국가안전보위부 구내에 세워져 있는 것이 유일하다. 평양 대성구역 아미산 기슭의 국가안전보위부 청사 뜰에 있다는 이 입상은 1988년 김정일의 46회 생일을 기념해 건립됐으며 ‘황금전신상’으로 알려져 있다. 동상이 아니라 금상인 셈이다. #

이경한 기자 lkhan18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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