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여성들에게 바지 착용 허용
北, 여성들에게 바지 착용 허용
  • 미래한국
  • 승인 2009.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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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지도자 말 한마디로 통제 시작

북한여성들은 외부출입 시 바지를 착용하면 벌금을 물거나 강제노동에 동원되는 등 통제를 받았으나 최근 바지를 입을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가 되고 있다. 여성들이 치마만 입어야 한다는 특별한 규정은 없다. 단지 “여성들이 바지를 입으면 보기에 좋지 않다”는 최고지도자 말 한마디에 의해 바지 착용은 금지돼 왔다. 그러나 여전히 화려한 색 바지나 청바지 착용은 금지되고 있다.

중국 선양에서 한국 상품 전문도매상을 하고 있는 조선족 유정숙 씨(가명·48·여)는 지난 8월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전화 통화에서 “지금까지 여성들에게 바지 착용을 못하게 하던 북한 당국이 바지 착용을 허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물건을 자주 구입해가는 평양 거주 단골 상인이 이 달부터(8월) 국가에서 여자들에게도 바지를 입도록 허용했으니 남조선제 여자 바지를 가져다 팔고 싶다고 견본을 준비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중국 단둥을 오가며 장사를 하는 신의주 거주 북한화교 장성화 씨(가명·53·여)도 “신의주에서도 이 달부터 여성들에게 바지 착용을 허용했다”면서도 “여성들에게 바지 착용을 허용한다는 문건과 당국의 발표는 보지도 듣지도 못했고 남들이 말해서 그렇게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에서 여성들의 바지착용 통제 계기는 1986년 2월 어느 금요일이었다고 전해진다. 당일 ‘금요로동’이 있는 날이라 그날따라 작업복을 걸친 여성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이를 본 최고지도자가 “금요로동을 한다고 해도 바지는 가방에 넣고, 외출할 때는 깨끗한 치마를 입고 다녀야 한다. 평양시 거리에서 (여성들이) 바지를 입으면 보기에 좋지 않다”고 한 뒤부터 바지 단속은 시작됐다고 한다.

북한 여성들 바지단속 규찰대에는 젊은 남성들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단속원 출신 탈북민은 “바지 단속이 제일 쉽고 부담이 없다. 크게 돈 버는 건 없지만 녀자들을 희롱하는 재미도 있고, 얘기도 나눌 수 있고 하니까 젊은 남자들이 서로 규찰대로 나가겠다고 할 정도”라고 했다. 단속된 여성은 벌금 700원을 내거나 1년간 직장 총회에서 비판 대상이 되기도 하며 단속원에 거세게 항의를 할 경우 강제노동에 동원되기도 한다. 그래서 단속에 걸린 여성들은 단속원의 호주머니에 들어갈 것을 뻔히 알면서도 가지고 있는 돈 일부를 몰래주고 위기에서 벗어난다. #

이경한 기자 lkhan18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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