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방천 회장, 2년만에 156배 수익올린 주식투자 귀재가 밝히는 투자비법
강방천 회장, 2년만에 156배 수익올린 주식투자 귀재가 밝히는 투자비법
  • 미래한국
  • 승인 2009.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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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인터뷰]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지난 1년 간 국내 주식시장은 롤러코스터를 탄 듯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2000, 3000도 멀지 않다는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며 마구 상승하던 종합주가지수가 세계 경제 불황 속에서 급속도로 하락했다. 900선까지 내려갈 때 증시는 희망이 없다는 얘기가 쏟아져 나왔고, 반등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1600고지를 넘자 주식투자가들은 무엇에 홀린 듯한 표정이다. 주가가 1600선을 넘었다고는 하지만 일부 주식만 올랐을 뿐이어서 더욱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경제는 여전히 어렵고 국내경기 전망도 그리 밝지 않지만 주가지수가 마구 치솟는 것을 청신호로 받아들이고 주식시장에 자금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한 경제 상황과 가늠할 수 없는 주가지수 동향 앞에서 주식투자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가치투자의 전도사로 불리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 강방천 회장을 만나 속시원한 해법을 물어보았다. 주식투자가들 사이에서 강방천 회장은 오래 전부터 유명인사였다. 그가 2006년 12월에 <강방천과 함께 하는 가치투자>라는 책을 내자마자 단 사흘만에 인터넷서점 인터파크 종합베스트셀러 100위에 진입했고 2주일만에 3위를 기록했다.

강방천 회장이 줄기차게 부르짖는 것은 가치투자이다. 그가 신념을 갖고 가치투자를 주창하는 것은 현장에서 체득한 경험에 의거한 것이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후 국내 증권사에서 일하며 주식에 대한 전문지식을 쌓았다. 펀드매니저로 많은 수익을 내자 본사에서 회사 자산운용을 맡겼고, 그 일도 성공적으로 해내자 업계에서 그를 ‘마이더스의 손’으로 인정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개미투자자로 변신, IMF 환경에서 지속적인 가치투자를 실천하여 종자돈 1억 원으로 1년 10개월만에 156배의 수익을 냈다. 주가지수가 200까지 떨어지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이 주식시장을 빠져나가거나, 무모한 투자로 종자돈을 날렸으나 그는 오로지 가치투자로 수익을 내 1999년에 자신의 오랜 꿈인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했다.

 

우량 주식은 주가지수·경제전망과 무관

사람들은 강방천 회장을 만나면 늘 이런 질문을 한다.
“어떤 주식을 사면 수익을 낼 수 있을까요?”

강 회장은 한결같이 “단기적 수익률이 높은 회사가 아니라 본질적으로 좋은 기업을 찾으라”고 답한다. 강 회장이 말하는 ‘본질적으로 좋은 기업’은 대체 어디 있는 것일까.

“엄청난 구조조정 속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일등기업, 소비자에게 효용을 주면서 가격을 유지하거나 올릴 수 있는 기업을 말합니다. 원가가 오르면 가격을 올릴 수 있는 기업, 가격이 올라도 소비자가 선택하는 기업을 찾으라는 겁니다. 그런 기업의 주식을 사서 오래 갖고 있는 것이 바로 가치투자입니다.”

과연 가치투자는 무엇이고 가치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인지 질문했다.

“이해관계자한테 만족과 즐거움, 유용성, 만족, 행복을 주는 것이 가치죠. 주식투자에 있어서는 고객, 주주, 경영진 등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즐겁고 만족하고 행복한 것이 가치투자입니다. 반대로 자신은 돈을 벌었다 하더라도 남을 속여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친다면 가치투자라고 할 수 없지요. 가치투자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가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가치투자를 일관성 있게, 오래 유지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강 회장은 가치투자가 굉장히 중요하고 대다수에게 이익을 주기 때문에 당연히 존재해야 하지만 주식이나 주식투자가를 대할 때 ‘가치 투자냐 아니냐’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강 회장은 ‘주식투자에서 가치만이 주가를 만든다’는 것은 자신의 신념이며 ‘가격은 가치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은 움직일 수 없는 진리라고 말했다.

“가치를 알면 주가지수가 아무리 요동쳐도 흔들릴 이유가 없습니다. 주식투자가들이 가치에 대한 생각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면 주식투자에서 실패할 이유가 없습니다.”

강 회장은 주가가 1600에서 900으로, 900에서 1600으로 다시 오르는 과정에서 지수를 의식하지 않았다고 했다.

“요동치는 주가지수 앞에서 많은 사람이 노심초사 한 것은 주식을 금융상품, 즉 유가증권으로 봤기 때문입니다. 저는 주식을 기업의 주인이 되는 증서로 봤고, 그렇게 생각한 사람들은 결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물론 기업의 주인이 될 때 선택을 잘해야죠. 부실기업의 주인이 되면 늘 불안하겠지요. 하지만 주가가 떨어져서 탄탄한 기업의 주식을 싼값에 산다면 그 이상 좋은 일이 없지요.”

강 회장은 한국 주식투자가의 나쁜 습성을 두 가지로 꼽았다.

“대다수의 주식투자가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경제가 과연 회복될까, 주가지수가 언제 좋아질까, 이 두 가지입니다. 경제문제와 주가지수는 예측하기도 어렵고 주식투자가들에게 중요하지도 않습니다. 주식투자가라면 오로지 ‘내가 어떤 기업의 주인이 될까’에 모든 관심을 집중해야 합니다. 지금 주가가 1600선으로 올랐지만 오른 주식은 몇 개 없습니다. 그런데 주가를 걱정할 이유가 뭐 있습니까. 많은 투자가들이 떨어지는 주가지수와 경제전망에만 관심을 갖다가 우량주식 살 기회를 놓치고, 지수가 오르면 그제야 서두릅니다.”

 

그린산업의 성장 가능성

강방천 회장은 ‘생각만 잘하면 좋은 주식이 보인다’고 강조한다. 주식투자가는 세상을 남들과 조금 달리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생각을 할까. 강 회장은 6년 전 서울 강남의 양재천에 갔을 때 잘 조성되어 있는 자전거 도로가 눈에 확 들어왔다고 한다.

“양재천에 와서도 자전거 도로를 못 본 사람이 있을 겁니다. 자전거 도로를 보고 자전거 탈 생각만 한 사람도 있겠죠. 자전거 도로를 보며 산업의 미래에 대해 생각한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자전거 산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사람 중에 자전거 가게를 낸 사람도 있을 거고 주식에 투자한 사람도 있을 겁니다.”

강 회장은 그로부터 자전거로 건강을 다지게 되었고 에셋플러스에서는 당연히 자전거 회사의 주식을 매수했다.

예전에 중국에서 롯데껌이 엄청나게 팔릴 때 강 회장은 롯데제과 주식이 아닌 대한은박지 주식을 매수했다. 껌이 많이 팔리면 껌종이를 만드는 은박지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에서였다.

요즘 강 회장은 ‘녹색성장’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했다. 산업혁명이 내뿜은 엄청난 오염을 그린혁명으로 정화하기 위해 어떤 산업이 발전할까 하는 것이 그의 관심이다. ‘태양력, 풍력, LED, 전기자동차’ 산업이 그린혁명과 관련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강 회장은 전기자동차에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태양력과 풍력, LED는 경쟁은 심할 것 같습니다. 또 유가가 떨어지면 이 분야는 매력도가 떨어지지요. 하지만 전기자동차는 경쟁도 덜하고 유가와 관계없이 존재할 가치가 충분합니다.”

전기자동차라면 당연히 배터리로 관심이 옮겨간다. 배터리는 물리학과 화학의 최고 결합상품으로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이다. 그래서 배터리 생산회사의 주가가 상당히 많이 올랐다. ‘전기자동차와 배터리’로 무슨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배터리를 어떻게 충전할까, 아니면 배터리를 다 쓰고 교체하는 걸까, 전기에너지를 어떻게 만들까’ 이런 과학적인 생각에서부터 ‘전기자동차가 언제 일반화될까’ 경기 전망까지 머리가 복잡해진다. 강 회장은 그런 생각은 과학자와 경제전문가에게 맡기고 주식투자가다운 생각만 하라고 권한다.

“자동차 보닛을 열고 알미늄과 쇠로 만든 엔진 대신 배터리가 실린다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그 다음에 미친 생각이 배터리, 즉 전기에너지가 바퀴를 어떻게 돌릴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전기에너지가 기계적 에너지로 어떻게 바뀔까 하는 것이 관점입니다. 배터리로 바퀴를 돌리려면 모터가 필요하겠고, 모터 속에는 구리 덩어리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모터 만드는 회사가 중요하다, 미래는 쇠와 알미늄의 수요가 줄고 구리의 수요는 늘 것이다, 그린 혁명의 최종 수혜자는 구리가 될 수 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쳤습니다.”

강 회장은 자신의 생각에 확답을 얻기 위해 전기자전거가 많은 중국을 다녀왔다. 전기자동차는 전기자전거와 구동 원리가 똑같다고 한다. 중국에서 전기자전거를 분해해봤을 때 모터 안에 강 회장의 예측대로 구리가 가득 들어 있었다.

“많은 사람이 ‘전기차가 언제 일반화될까’를 생각하는데 우리가 경제와 주가지수 예측해봐야 도움이 안 되듯 그런 생각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린혁명에서 시작하여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으로 구리를 찾아내고 구리와 관련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주식투자가의 할 일입니다.”

현미경처럼 치밀하게 망원경처럼 멀리 바라보며 투자기업을 고르되, 주식을 금융상품이 아닌 기업의 주인이 되는 수단으로 생각하라는 것이 강 회장의 충고이다.

 


펀드를 선택할때는 운용사의 철학을 살펴라

강방천 회장은 주식투자를 하되 직접투자는 위험도가 높다고 경고했다.

“주식투자는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것이 좋습니다. 공포스러울 때는 좀 더 긴 안목으로 보고, 마구 오를 때는 흥분을 가라앉히는 것이 중요하죠. 펀드라는 지혜로운 수단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만 펀드에 가입할 때는 그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의 철학을 꼭 살펴봐야 합니다. 은행에서 펀드를 대충 고르는 것이 아니라 그 펀드를 구성한 운용사에서 어떤 근거를 갖고 펀드를 만들었는지 파악한 후 결정해야 합니다.”

단기수익률 동향보다는 펀드가 일관성 있게 오래 유지되면서 장기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인지 살펴보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강방천 회장은 작년 7월에 투자자문사를 자산운용사로 전환하여 현재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을 맡고 있다. 그동안 기관투자가와 고액투자자들의 투자자문만 하다가 소액투자자를 위한 펀드를 판매하기 위해 회사를 크게 확장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출발한 작년 7월, 주가지수는 1578 포인트였다. 얼마 안가 주가가 떨어지자 밖에서 오히려 걱정을 했다. 주가 변동이 심한 상황 속에서도 설립 1년 동안 에셋플러스 펀드상품의 수익률은 20% 상승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자산운용사들은 은행에 펀드 판매를 위탁하는 간접판매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에셋플러스는 고객이 정확히 알고 펀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직접판매를 하고 있다. SC제일은행과 시티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한 뒤 에셋플러스 상담원들과 면담을 통해 펀드를 선택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간접판매를 하면 훨씬 많은 투자자금을 모을 수 있지만 강 회장은 무분별한 펀드 투자로 인한 폐해를 막겠다는 신념 하에서 직접판매를 고수하고 있다.

자신이 직접 주식을 사고 팔기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강 회장에게 주의할 점을 말해 달라고 부탁했다.

“주식투자를 조금 해보는 것은 경제를 공부하고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정부분은 펀드에 넣고 일정부분만 직접투자해 위험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중요한 건 경기와 주가지수 예측보다는 기업의 주인이 된다는 관점에서 좋은 기업의 주가가 떨어지는 공포를 즐기고 너무 오를 때 흥분하지 말고 냉정 찾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주식투자로 손해 본 사람이 많아 주식을 ‘패가망신의 지름길이요, 투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강 회장은 ‘주식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혁명적인 수단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중요한 하나의 축’이라고 강조했다.

“주식을 사는 것은 좋은 회사를 선택하여 동업을 하는 일입니다. 잘될 것으로 전망되는 사람, 기업, 산업, 국가와 함께 하면 50%는 성공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는 훌륭한 기업이 많습니다. 주식이라는 행복한 도구를 이용하여 그 기업들과 동업을 하기를 권합니다.”

강 회장은 주식을 고를 때 언제나 두 가지를 점검한다고 했다.

“내가 사용하는 물건을 남도 사용하고 있는가, 앞으로도 사람들이 이 물건을 계속 살까?”

이 두 가지 질문에서 “예스!”라는 답이 나오면 강 회장은 그 회사를 유심히 살펴보기 시작한다. 강 회장은 가장 훌륭한 정보원으로 직접 물건을 구매하는 ‘아줌마’를 꼽았다. 아줌마들의 얘기를 유심히 들으면서 잘 팔리는 물건 만드는 회사에 관심을 갖는 게 주식투자의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요즘 주식투자를 망설이는 사람들의 고민은 주가지수가 1600을 넘어 막차를 타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주가지수와 경제전망에 쏟는 관심을 좋은 기업 찾는 일로 돌리라는 가치투자 전도사 강방천 회장의 말을 되새기며, 투자자 스스로가 고독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이다. #

이근미 편집위원 www.rootlee.com
사진·이승재 기자 ls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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