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사랑의 묘약은 ‘진심’
진정한 사랑의 묘약은 ‘진심’
  • 미래한국
  • 승인 2009.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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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오페라단 정기공연 ‘사랑의 묘약’
▲ 유럽에서 활동 중인 테너 정호윤이 오페라 ‘사랑의 묘약’에서 네모리노역으로 열연하고 있다


9월 26일부터 30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려

순박한 시골 청년과 콧대 높은 처녀의 사랑의 줄다리기를 그린 도니체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이 지난 9월 26일부터 30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렸다. 남자 주인공 네모리노가 홀로 부르는 아리아 ‘남몰래 흘리는 눈물’(Una furtiva lagrima)’로 더 유명한 이 오페라는 19세기 벨칸토 오페라의 진수로 꼽히고 있다. 벨칸토 오페라는 아름답다는 뜻의 ‘벨(Bel)’과 노래라는 ‘칸토(Canto)’가 합쳐져 ‘아름다운 노래’라는 의미로 18-19세기 초 이탈리아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목소리에 의한 창법을 말한다. 이번 공연은 국립오페라단 이소영 감독의 연출로 유럽에서 활동 중인 성악가들이 총 출동해 국내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극중에 나오는 사랑의 묘약은 인간의 욕망을 상징한다. 가진 것 없고 순수한 청년 네모리노는 부유하고 아름다우며 도도한 처녀 아디나에게 끌려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뭐든지 하려고 한다. 심지어 약장수 둘카마라에게 실제로는 싸구려 포도주이지만 여심을 사로잡는 ‘사랑의 묘약’ 처방을 받기도 하는데…. 결국 진심이 통했던 것인지 우여곡절 끝에 아디나와 네모리노의 사랑은 맺어지고, 오페라는 진정한 사랑의 묘약은 ‘진심’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마무리된다.


이번 공연에서는 두 명의 네모리노가 등장한다. 지난해 12월 세계적인 테너 호세쿠라와 함께 푸치니의 오페라 ‘서부의 아가씨’에 더블 캐스팅된 테너 정호윤과 쾰른 오페라극장 전속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테너 조정기가 바로 그들. 테너 조정기가 발랄한 느낌의 네모리노를 연기한다면 테너 정호윤은 특유의 음색을 토대로 서정적이고 아픈 사랑의 감정을 노래하는 네모리노를 선보였다. 정호윤은 세계 3대 오페라극장의 하나로 꼽히는 빈 국립오페라극장에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소속가수로 활동해왔으며, 이번 국내무대에서도 ‘사랑의 묘약’의 대표적인 아리아 ‘남몰래 흘리는 눈물’을 완벽히 소화해 관객들로부터 박수 갈채를 받았다.

2막의 클라이맥스 부분에 등장하는 ‘남몰래 흘리는 눈물’은 자신을 사랑하게 된 아디나의 눈물을 보고 네모리노가 그녀를 생각하며 부르는 아리아이다. 20세기 최고의 테너들이 ‘사랑의 묘약’의 네모리노 역으로 스타덤에 올랐으며, 세기의 테너로 꼽혔던 ‘파버로티’도 이 아리아를 통해 최고의 테너로 올라설 수 있었다.


사랑스러운 아디나 역에는 콧대 높은 유럽 바로크 음악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일한 아시아인 소프라노 임선혜가 캐스팅되어 열연했고, 빈 국립오페라극장에서 2004년부터 시즌마다 약장수 둘카마라 역을 도맡아온 베이스 심인성이 이번 국내무대에서도 이 역할을 맡아 익살스러운 연기를 선보였다. 아디나에게 반해 결혼을 청하는 군인 벨코레 역에는 바리톤 강형규가 캐스팅 돼 극에 긴장감을 실어줬다.

특히 이번 오페라는 무대 세팅과 오브제 등을 동양적인 느낌으로 꾸며 색다른 느낌을 더했다. 네모리노와 아디나가 함께 부르는 시적인 가사의 아리아도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한다. #

서은옥 기자 seo0709@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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