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상류층 추석선물 ‘신라면’ 인기
北 상류층 추석선물 ‘신라면’ 인기
  • 미래한국
  • 승인 2009.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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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1개가 북한주민 1개월 월급

북한 고위급 인사나 무역일꾼들 사이에서 추석선물로 한국산 신라면이 선호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라면 1개 가격은 북한주민 1개월 월급에 해당돼 일반 북한주민들로서는 쉽게 구입할 수 없다.

북한에서 만드는 라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북한산 라면은 얼큰한 맛이 나는 한국산 라면보다 설렁탕 육수 맛이 배어 나는 중국산 라면 맛을 닮았다. 한국산 라면이 북한에 대거 유입된 것은 2004년 4월 용천역 폭발사고가 계기가 됐다. 당시 한국 구호단체들이 용천 돕기 운동을 벌이면서 중국 현지에서 압록강 다리를 넘은 것만 40만~60만개로 추정된다.

당시 북한으로 보내진 라면 대다수는 용천이 아니라 군대로 보내졌다. 그 중 일부는 장마당에 반출돼 비싼 값에 거래되기까지 했다.

요즘 대북사업가들도 추석 선물용으로 신라면을 대거 주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 들어가는 신라면은 중국 심양에서 생산된다. 현지법인이어서 북한에 수출될 때도 중국산으로 분류된다. 심양의 라면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농심’의 장재구 홍보담당 과장은 지난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전화 통화에서 “아무래도 북한은 우리와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우리의 전통의 맛을 담은 신라면의 얼큰하고 시원한 맛이 잘 전달되고 있는 것 같다”며 “지난해에는 매월 3만~4만 박스가 북측으로 팔려갔다”고 밝혔다. 라면 한 박스에는 20개가 들어있다.

라면 한 박스 가격이 국내에서는 1만800원이지만 북한에서는 3만 원에서 5만 원까지 거래된다. 일반주민이 구입하기엔 비싼 가격이기 때문에 주로 권력층 사이에서 선물로 주고 받고 있다. 평양 출신 탈북민 이나경 씨는 “아무래도 권력을 쥐고 있는 기득권과 군부와 관련된 사람들이 선물로 주고 받지 않을까 생각된다. 나도 군에 있었기 때문에 라면을 먹어봤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북한주민들도 1990년대 초반 한국에서 날려 보낸 기구를 통해 라면 맛을 체험한 것으로 전해졌다. 탈북민 강우성 씨는 “남한에서 날려 보낸 기구에 속옷 같은 생활용품과 함께 라면이 들어 있었다. 기구에서 떨어진 남한 라면을 먹어봤다”며 “원래는 그걸 먹지 못하게 돼 있다. 북한에서는 한국이 거기(라면)에 사람의 인체에 나쁜 물질을 넣기 때문에 먹지 말라고 교육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

이경한 기자 lkhan18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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