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지옥’(Hell on Earth)
‘지상의 지옥’(Hell on Earth)
  • 미래한국
  • 승인 2009.11.0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외칼럼-이코노미스트 10/22

서방국가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잔인하고 조직적인 인권 유린을 아직도 외면하고 있다. 북한 밖의 북한 연구원, 학자, 정치논객, 정책입안가가 늘어나고 있다. 그들은 북한의 핵 야망과 6자회담의 전망에 관해 말을 많이 한다. 6자회담을 통한 지원과 체제보장 약속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별로 할 말이 없다가 최근 북한이 미국 양자회담을 한 후 6자회담에 다시 돌아올지도 모르겠다는 얘기가 나오니까 이들이 다시 발언을 하는 것 같다.

핵에 대해서만 얘기하면 북한에 대한 핵심문제가 묻혀버린다. 바로 북한의 인권문제다. 지난 몇 년 동안 북한주민들의 일상생활이나 북한 정권의 가혹한 정책들이 많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제일 먼저 알려진 것이 중국의 탈북난민들로부터 1995~98년 사이 북한에서는 60만 내지 100만 명이 굶어죽었다는 사실이다. 남한에 정착한 탈북민들, 지원봉사자들, 외교관리들로부터 또 인공위성 사진으로 더 자세한 북한 실상이 알려지게 되었다. 그 중에서 가장 끔찍한 것은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현대판 굴라크의 인공위성 사진들이다.

보지 않으면 기억에서도 사라진다. 그러나 최근 하나하나 드러나는 증거를 보면 참으로 끔찍하다. 특히 작은 도시에 사는 일반주민들과 최빈곤층이 사는 북한의 북부지방이 그렇다. 남한의 북한지원 단체인 ‘좋은 이웃’의 잡지에 실린 북한주민들의 일상생활을 살펴보자. 원산시 부근에서는 주민의 70퍼센트가 풀을 섞은 옥수수 죽으로 연명한다고 한다. 강원도 산악지대 주민들은 ‘고난의 행군(바꿔 말하면 굶어죽으라는 강제노동)’ 이후 내년 봄에 가장 심각한 식량난이 닥쳐 올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한다. 직접적 이유는 북한정권이 2012년을 목표로 북한을 사회주의 ‘강성대국’으로 만들겠다고 ‘150일 전투’를 선포하고 주민들을 볶아대는 데서 기인한다.

함경남도에서는 기름이 떨어져 중장비를 굴리지 못해 주민들이 맨손으로 거대한 바위들을 옮긴다고 한다. 청진시에서는 지난 16개월 동안 550명 공사장 일꾼들에게 먹을 것을 주지 못했다. 일꾼 3분의 1이 일하러 나오지 못하는 실정이다.

소위 북한전문가란 사람들은 북한에서 전과 같은 대기근은 안 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다수의 주민들이 기아로 허덕이는 것은 분명하다. 국가배급제가 완전히 무너진 상황에서 주민들은 암시장과 물물교환으로 간신히 연명한다고 한다. 암시장으로 북한주민 반 정도가 최소한의 식량을 마련하고 주민 소득의 5분의 4가 암시장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번 달 하와이 동서문화센터에서 스티븐 해거드 씨와 마커스 놀런드 씨는 획기적인 북한실상 보고서를 발표했다. 북한의 강제노동수용소가 뇌물경제의 중심이 되었다는 것이다. 북한에서는 지금 암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판 주민들, 경범자들, 심지어는 먹을 것을 찾아 떠도는 주민들까지 잡아가두기 위해 수많은 강제수용소를 새로 지었다고 한다.

북한 정권은 이런 식으로 체제를 유지하고 있고 이제는 주민들의 체포 구금이 뇌물을 강요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암시장에서 장사하는 주민들도 살아남기 위해 뇌물을 바친다고 한다.

북한을 도덕적으로 만들자고? 아직은 다 헛소리이다.

상황이 이러한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북한인권 특사를 임명하는 데 장장 8개월이 걸렸다. 북한에서 정권교체는 가망이 없다.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중국 정부는 북한의 핵무기 해체보다는 북한 정권의 존속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정권의 선전선동만 틀어대는 북한 땅에 외부의 진실을 알리는 대북방송을 지원해야 한다. 북한 정권에 충성하는 기관원들, 엘리트들에게도 외부 세상을 보라고 유도 교육시켜야 한다. 그런데 지금 돌아가는 한심한 현실은 미국 정부 고위층이 핵 춤만 출 뿐, 북한 정권이 자국민에게 저지르는 야만적 인권 유린은 못 본 체하는 것이다.  #

번역·남신우 재미건축가·북한자유연대 부회장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