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실제 지도자 에일스 폭스뉴스 회장
美 공화당 실제 지도자 에일스 폭스뉴스 회장
  • 미래한국
  • 승인 2010.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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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탐구] 로저 에일스(Roger Ailes)
▲ 로저 에일스가 폭스비즈니스 뉴스 방영 전 여성앵커들과 이야기 하고 있다.


로저 에일스(Roger Ailes). 오바마 행정부 등장 후 ‘반(反) 오바마’ 메가폰 역할을 하고 있는 보수 성향 케이블방송 ‘폭스뉴스채널’(Fox News Channel) 회장으로 요즘 미국 내 진보세력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이름이다.

▲ 로저 에일스와 폭스뉴스를 다룬 ‘포춘’ 잡지. 맨 오른쪽이 로저 에일스.
미국의 대표적 진보 미디어인 뉴욕타임스와 뉴스위크는 최근 로저 에일스 회장을 집중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0일 비즈니스면 탑기사로 에일스 회장을 상세히 소개했고 뉴스위크는 15일 에일스 회장이 ‘공화당의 실제 우두머리(real head of the GOP)’라며 미국 보수층에 대한 그의 영향력을 분석했다. 미 민주당의 한 정치분석가는 “에일스 회장이 민주당원이었다면 우리는 지금 67명의 민주당 상원의원들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왜 그럴까? 에일스 회장이 오바마 행정부 및 진보세력들이 가장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폭스뉴스채널’을 만들고 지금까지 있게 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가 폭스뉴스를 싫어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오바마 행정부는 폭스뉴스와 전쟁을 공개적으로 시작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오른팔인 데이빗 액셀로드 백악관 선임고문, 램 에마뉴엘 백악관 비서실장 등은 “폭스뉴스는 뉴스기관이 아니라 공화당의 오른팔”이라고 일제히 비난했다. 애니터 던 당시 백악관 커뮤니테이션 국장은 “폭스뉴스가 오바마 대통령과 백악관에 대해 전쟁을 벌이는 이상 우리는 그들을 합법적인 뉴스기관으로 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 백악관은 행정관리들의 폭스뉴스 출연을 금지해 언론통제에 나섰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들의 말처럼 폭스뉴스가 오바마 대통령과 백악관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뉴스와 토크를 결합한 폭스뉴스채널 프로그램들의 공통된 주제는 ‘반(反)진보, 반(反)오바마’다. 폭스뉴스의 간판 프로그램인 빌 오라일리의 ‘오라일리 팩터’(The O’Reilly Factor), 션 해니티의 ‘해니티 아메리카’(Hannity’s America), 글렌 백의 ‘글렌 백’(Glenn Beck)’은 오바마 행정부가 펼치는 진보정책들을 반대하는 포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인들의 이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다. 폭스뉴스는 다른 케이블방송인 CNN, MSNBC와 공중파방송인 ABC, NBC, CBS 보다 훨씬 많은 시청자를 갖고 있다. 세라 페일린 전 공화당 부통령 후보는 지난 11일 폭스뉴스 해설자로 처음 ‘오라일리 팩터’에 출연했을 때 시청자수가 395만명이었는데 같은 시간 CNN 시청자는 99만명에 불과했다. 폭스뉴스는 많은 시청자로 광고수입 등이 상당해 지난해 다른 방송국들 전체 수입을 합한 것보다 많은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보니 미 진보들이 폭스뉴스를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대선 중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폭스뉴스 때문에 자신의 지지도가 2,3% 떨어진다는 이른바 ‘폭스 효과’(Fox effect)를 인정했다.

이 폭스뉴스 뒤에는 에일스 회장이 있다. 에일스 회장은 1996년 폭스뉴스채널을 설립했다. 언론재벌인 루퍼드 머독에 채용된 그는 자신이 몸담았던 CNBC 직원 80여명을 이끌고 나와 폭스뉴스를 시작, 6년만에 CNN을 따라잡고 지금은 CNN이 쫓아올 수 없을 만큼 앞서가고 있다.

오하이오대에서 라디오·TV를 전공한 그는 필라델피아 지역방송 토크쇼인 ‘마이크 더글라스 쇼’(The Mike Douglas Show)에서 TV 프로듀서를 시작했다. 그는 1967년 게스트로 출연한 당시 대선후보인 리처드 닉슨을 만나면서 공화당 후보들의 미디어 자문을 시작, 이름을 얻기 시작했다. 에일스 회장은 닉슨 대통령을 비롯 로널드 레이건, 조지 H. 부시 대통령 미디어 담당 선거참모로 활동해 이들의 당선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올해 70세인 그는 보수주의자다. 에일스 회장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성장 과정을 세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며 “하나님, 나라, 가족”이라고 말했다. 이 세 가지는 자신의 신조로 폭스뉴스가 성공한 원천이라고도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대선이 한창이던 2008년 가을 에일스 회장이 자신의 보스인 루퍼드 머독을 찾아가 따진 예화를 소개했다.

당시 머독이 자신이 소유한 뉴욕포스트가 버락 오바마를 지지하도록 할 것을 고려하고 있고 머독이 보수 우파 성향의 폭스뉴스에 종종 당황한다고 말한 것이 알려지며 이를 항의하러 간 것이다.

에일스 회장이 폭스뉴스채널을 그만두겠다고 위협했고 머독은 손을 들었다. 그 결과 뉴욕포스트는 존 매케인을 지지했고 에일스 회장은 급여, 보너스를 포함, 2,300만 달러에 달하는 포상과 5년 더 폭스뉴스 회장으로 있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2008년 대선이 오바마의 승리로 끝나고 그는 폭스뉴스 회장으로 5년 더 일할 것을 새롭게 계약하면서 에일스 회장은 폭스뉴스를 ‘반(反) 오바마 목소리의 출구’로 바꿨다. 대표적인 것이 ‘글렌 백 쇼’(Glenn Beck Show)다.

에일스 회장은 지난해 1월 글렌 백 쇼가 시작되기 전 글렌 백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나라가 매우 어려운 처지에 있다. 폭스뉴스는 새 행정부에 맞서려는 유일한 뉴스 출구 중 하나다. 나는 폭스 뉴스를 알라모(Alamo)라고 본다. 우리는 마지막 총알을 쏠 때까지 카메라 앞에 앉아 있으려는 사람만 있으면 된다”(알라모는 1835년 12월 180여명의 텍사스 의용군들이 수천명의 멕시코 군대에 맞서 싸우다 모두 전사한 요새이름이다)

이 후 글렌 백 쇼는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위기를 다루는 방식들이 미국을 사회주의 국가로 몰아가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분노 섞인 비판을 쏟아냈고 첫 방송에 220만명의 시청자를 끌어모으며 일약 폭스뉴스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부상했다.

폭스뉴스는 2008년 대선 패배 후 지도자를 잃은 미 보수층 및 공화당을 규합해 이끌고 있다.

폭스뉴스는 지난해 11월 뉴욕23지구 연방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공화당 후보가 오바마 행정부의 경기부양책, 동성결혼.낙태 등을 지지하자 그를 소위 ‘이름만 공화당원’(RINO. Republican in name only)이라고 공격, 결국 그의 출마를 막았다.

폭스뉴스는 오바마 행정부 출범 후 미국 보수층 풀뿌리에서 자생적으로 커지고 있는 보수운동인 ‘티 파티’(Tea Party)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들의 목소리를 내보내 공화당 내 기성세력을 자극하고 그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매개체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폭스뉴스는 다음달 테네시 내쉬빌에서 열리는 전국 티파티 회의를 상세히 소개할 예정이다.

폭스뉴스는 잠재적인 공화당 대선 후보들에게 그들을 준비시키고 알리는 통로가 되고 있다. 2008년 대선 공화당 경선후보였던 마이크 허키버 전 아칸소 주지사는 몇 개월 전부터 주말마다 폭스뉴스채널에서 한 프로그램를 진행하고 있고 페일린 전 주지사는 최근 폭스뉴스 해설가로 고정 출연하기 시작했다.

일부에서는 에일스 회장이 2012년 미국 대선에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지만 그는 현재 거부하고 있다.#

아틀란타=이상민 기자 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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