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일 관련 농담 성행
北, 김정일 관련 농담 성행
  • 미래한국
  • 승인 2010.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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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 소학교 학생들은 김정일 충성노래 가사 바꿔부르기 유행
▲ 백두산 밀영 인근의 구호나무

요즘 북한에서는 김정일 관련 농담이 늘고 있다. 이는 김일성, 김정일 일가와 관련된 발언을 해서는 안 되는 북한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또한 정치나 사회에 대한 불평을 한마디라도 하면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가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최근 북한을 떠난 탈북민들에 의하면 북한 주민들은 시장에서 쌀값이 올라 사먹기 힘들다든지 누구네 집에 도둑이 들었다든지 등 경제적 어려움을 말하면서 점차 김정일 체제 불평으로 대화를 이어간다고 한다.

“농사가 괜찮게 됐다” “우리 축구가 월드컵 본선에 나가게 됐대” 등의 이야기를 하면서 “다 장군님의 덕이지”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말들은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아도 황당하다는 의미를 내포한다는 것이다.

특히 김정일과 관련된 농담이 젊은층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북한의 학생들은 법보다 더 강제력이 있었던 김정일의 말을 이제는 우습게 여기고 그들의 김정일에 대한 충성심이 사라진 지 오래라고 한다.

소학교 학생들 사이에서는 김정일에 대한 충성 노래를 사회를 비판하는 가사로 바꿔부르는 게 유행이 될 정도로 김정일 관련 농담이 대중화됐다.

북한 노래 가운데 ‘정일봉에 우뢰우니 돌사태 쏟아진다’로 시작되는 김정일 찬양 노래가 있다. 학생들은 ‘정일봉에 우뢰우니 쌀사태가 안 쏟아지고 돌사태가 쏟아지냐’고 바꿔 부른다. 이 뿐 아니라 새 노래만 나오면 바로 가사를 고쳐 부른다.

그런가 하면 백두산에서 태어났다는 김정일의 탄생 신화와 과장된 혁명 과업에 대한 농담이 늘어나 주민들이 김정일 관련 선전을 믿지 않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김정일을 찬양하는 구호나무라는 것이 백두산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어느 날 강원도에도 있고 다른 곳에도 생겨난다고 하니 어떤 신비한 물감을 썼길래 그러느냐고 의심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여기다 구호 새길까? 나도 언젠가 투사가 될 수 있겠다”라며 농담을 한다.

표현의 자유가 전혀 없는 북한 주민들이 정치범 수용소로 직행할 수 있는 위험에도 김정일 관련 농담을 풍자적으로나마 주고 받게 된 것은 체제 불만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음을 나타낸다는 분석이다.

지난 10월 12일 북한의 인터넷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김정일 위원장의 좌우명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인민의 이익을 옹호하고 실현하는 것이며 그 좌우명을 이룩하기 위해서 10대 인민관을 가지고 인민을 위해 복무한다. 김정일 위원장은 인민을 하늘처럼 믿고 선생으로 존대한다. 인민에게 사랑받는 아들이 되기 위해 한평생 머리를 숙이고 인민들로부터 배울 결심이라는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탈북민들은 북한 주민들이 이러한 북한 당국의 선전 구호를 전혀 믿지 않으며 김정일 자신만을 위해 전체 주민의 인권을 탄압하고 희생시킨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증언하고 있다.#

정현국 기자 chw-97@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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