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13년 동안 중국 산골마을 숨어 살아
탈북 13년 동안 중국 산골마을 숨어 살아
  • 미래한국
  • 승인 2010.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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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김일성의 사망 이후 경제난과 식량난으로 북한주민들은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제3국으로 탈북했다. 무산 출신 주성철 씨(가명·62)도 1994년 12월 탈북해 중국의 산골마을에서 숨어살았다.

주 씨는 현재 28세 된 아들과 함께 10년 이상 중국에서 숨어서 생활하고 있다. 주 씨는 탈북해 남한행을 시도하다 중국공안에 체포되어 북송을 당했다. 처음에는 주 씨도 배가 고파 탈북해 중국에서 돈을 벌어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정작 중국에 와보니 자기의 생각과는 너무도 달랐다.

북한보위부와 중국공안들이 탈북민들을 잡기 위해 동북3성에 포고문까지 붙여놓고 혈안이 되어 날뛰고 있어 주 씨는 중국에서 도저히 돈을 벌 수 없었다. 그는 다시 북한으로 돌아갈 수도 없어 남한으로 가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러나 아는 사람도 도와주는 사람도 없는 주 씨는 혼자 얼마 안 되는 돈을 가지고 북경으로 갔다. 북경 한국대사관 앞에 여관을 잡은 그는 며칠 동안 한국대사관 정문과 위치 경비상황을 지켜보며 기회만을 노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중국공안들이 신분증 확인을 하는 바람에 2001년 3월 체포돼 길림성 연길 감옥에서 6개월 동안 갇혀 생활하게 됐다.

그곳에는 이미 남녀 탈북민 34명이 잡혀와 있었다. 이들은 모두 희망과 자유가 없는 땅 북한으로 송환을 기다리고 있었다. 주 씨도 이들과 함께 좌절감과 초조함을 가지고 건강하지 못한 몸으로 하루하루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공안은 탈북민들을 사람 취급하지 않았다. 어느 날 몸이 아픈 그는 중국공안에게 옷과 이불을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중국공안은 주 씨에게 “줄 수 없다”라고 하면서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악에 바친 그는 “왜 줄 수 없는가?”라고 소리를 쳤다.

그러자 중국공안이 다가오며 하는 말이 “김정일에게 물어보라! 김정일이 주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었다. 주 씨는 기가 막혔다. 김정일은 제 나라에서 주민들을 탄압하는 것도 모자라 남의 나라 땅에서까지 배가 고파 탈북한 북한 주민들을 탄압했다.

그후 주 씨는 2001년 10월 북한으로 송환됐다. 주 씨가 7년 만에 본 북한 땅은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독재권력기관들은 더 심하게 주민 통제를 해 북한 주민들은 김정일 체제에 대한 악 밖에 남은 것이 없었다.

특히 노동단련대 생활은 주 씨의 탈북 결심을 더 굳게 했다. 배고픔, 추위, 강제노동, 기합, 구타, 죽음 등의 인권 유린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김정일 독재체제에 대한 환멸은 북한 주민들을 다시 탈북의 길로 향하게 했다.

2002년 2월 16일 김정일은 자기 생일을 맞으며 대사령을 내렸다.

비록 몸은 자유를 찾았지만 온 나라 북한 땅은 철창 속의 감옥이나 다름없었다. 주 씨는 김정일 독재정권이 존재하는 한 저주스러운 땅에서 더는 살 수 없다고 결심하고 또다시 2002년 6월 아들과 함께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북했다.

지금 주 씨는 자나 깨나 꿈에도 그리는 자유를 찾아 남한으로 오기 위해 중국의 어느 산골마을에서 아들과 함께 남한행을 기다리고 있다. 노예처럼 북한에서 살지 않고 자유와 민주가 보장된 남한으로 오는 것이 이들의 희망인 것이다. #

정현국 기자 chw-97@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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