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사건과 위기관리
천안함 침몰사건과 위기관리
  • 미래한국
  • 승인 2010.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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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길]김재창 국방개혁추진위원장
▲ 김재창 편집고문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대장)·국방개혁추진위원장)

지난 3월 26일 해군 천안함이 최전방에서 임무를 수행 중에 미상의 폭음과 함께 선체가 양분되어 침몰하였다. 현재 승조원 104명 중 46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상태다. 우리 해군이 현장의 경계를 강화하면서 구조작전을 진행하고 있는 동안 대통령이 적어도 네 번 이상 안보장관회의를 소집하여 사건을 분석하고 대책을 협의하였다.

대통령이 지시한 조치 내용은 먼저 인명을 구조하는 일에 우선하라는 것이었다. 그것은 폭파의 원인을 찾아서 대응해야 할 군사적 조치가 시급하지만, 그 시점에서는 승조원의 구조 활동에 우선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런 노력이 성과 없이 종료되고 말았다. 온 국민이 안타깝게 지켜보았던 구조 능력의 한계를 우리는 몹시 아쉽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 사건의 본질은 폭파의 원인을 규명하여 대응하는 일이다. 군함은 국가의 상징이다. 함장의 최초 보고대로 피격된 상황이라면 공격의 주체를 끝까지 밝혀서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그것은 비단 우리나라의 안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이웃 모든 나라를 위협하는 해상 테러이기 때문이다. 9·11 사태 이후 국제사회는 이런 테러집단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결코 묵인할 수 없는 만행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군과 국민이 역량을 집중하여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위기 상황이다.

우리는 지난 60년 동안 북한이라는 특수한 집단의 군사적 위협을 슬기롭게 관리하면서 성공적으로 성장해온 나라이다. 그 비결은 외교적으로 그리고 군사적으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여 안정을 유지해 줌으로써 다른 모든 분야에서 자유로운 활동 여건을 보장해 주었기 때문이다.

이런 분담 전략이 성공한 배경은 분야별로 서로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필요시에는 주역을 맡은 쪽에 힘을 모아주는 정부와 군과 국민의 성숙한 자세가 뒷받침해 주었기 때문이다. 이번 천안함 침몰사건은 국제관계상 대단히 민감하고도 복잡한 사건이다. 따라서 위기를 관리하는 정부와 국군의 역할에 힘을 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군사정보체계를 무시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앞세우면 얻는 것보다 훨씬 더 큰 것을 잃어버린다.

어떤 기능상의 문제가 보이면 조용히 메모해두자. 긴요하게 쓸 때가 온다. 그러나 지금은 떠들 때가 아니다. 그것은 도발의 주체를 이롭게 할 뿐 위기관리에는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개방사회의 장점은 다양성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런 다양한 전문 기능들을 필요시 같은 목표를 향해 조직적으로 동원하고 통합하면 무서운 힘을 발휘한다. 이 힘이 결국 위기를 관리하는 동력이요, 개방사회의 장점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 모두는 정부가 성공적으로 위기를 관리할 수 있게 힘을 모아줄 때다.

우리는 오랫동안 위기관리 체계를 발전시켜 두었다. 이런 체계는 변화하는 여건에 적응할 수 있도록 꾸준히 수정되고 보완되어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위기 상황은 통상 준비해둔 내용으로는 관리가 어려울 만큼 더 큰 능력을 요구한다. 그래서 리더십이 필요하다. 우리 정부가 이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들어 안보의 기틀을 다져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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