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공동기도회’라는 미명에 속는 종교인들
‘남북공동기도회’라는 미명에 속는 종교인들
  • 미래한국
  • 승인 2010.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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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7월 16일 봉수교회 신축예배당 헌당식 예배 후 남한 목사들과 함께한 광경


지난 3월 25일자 한 일간지에는 오는 5월 평양에서 ‘조국평화통일기원 남북공동기도회’가 개최된다는 광고가 게재됐다. 조국평화통일협의회(이하 협의회)가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이하 조그련)과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 기도회는 5월 12~14일 평양 봉수교회에서 열린다고 한다.

협의회는 기도회에 앞서 지난 3월 목포지역과 전주지역에서 기도회를 가졌고 4월에는 부산과 서울에서 기도회를 개최한다고 한다.

협의회의 진요한 대표회장은 지난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상호 서신을 통해 봉수교회에서 평화통일 기도회를 갖기로 전격 합의했다”며 “남한 교회 목회자와 성도 150여명이 인천공항에서 직항로로 평양공항을 통해 방북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강영섭 조그련 위원장은 협의회 앞으로 보낸 서신에서 “민족 분열을 끝내고 하루빨리 통일을 이뤄나가는 데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기도회에서 양측은 공동으로 통일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며 선언문에는 ‘6·15선언과 10·4선언 등의 남북기본합의서 내용을 조속히 실천하여 남북정상의 만남과 남북 국민의 자유왕래, 정치·경제·사회·군사·문화·종교 등을 다룰 남북 상호대표부를 서울과 평양에 둘 것’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겉으로는 이 같이 평화통일을 지향하자는 주장을 내세우지만 북한 대남선전기관의 종전 주장이 되풀이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순수한 종교적 차원의 모임이 아니라 상당한 수준의 정치적 의도와 전략이 개재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선 북한이 기독교단체로 내세우고 있는 조그련은 북한의 대남전략기구인 통일전선부 소속의 조직이다. 조그련은 해마다 대남전략 활동의 일환으로 남한의 진보연합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등과 함께 3·1절과 부활절을 기해 남북공동기도문을 발표해왔으며 금년에도 부활절 남북공동기도문을 만들어 전국 교회에 전달하는 일을 벌인 바 있다.

조국평화통일협의회는 2000년 4월 부활절을 맞아 평양 봉수교회에서 처음으로 조그련과 공동행사를 가졌고 2002년에는 금강산에서 연합행사를 열었다. 협의회는 평양의 봉수교회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남한의 장로교단들이 연합하여 봉수교회에서 남북공동예배를 드리기 위한 갖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번 기도회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탈북민들의 증언에 의하면 봉수교회는 김정일 정권이 남한의 선교헌금을 빨아들이는 외화벌이용에 불과하며 종교자유를 대외에 선전하기 위한 가짜교회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사실은 햇볕정책을 추진하던 지난 두 정권 하에서 만들어진 통일연구원의 ‘북한인권백서’에도 기록돼 있다.

기독교계의 한 중진 인사는 “북한이 남한의 교회들을 선동하여 공동기도회를 개최하는 까닭은 6·25 발발 60주년을 맞는 올해 남한에서 나타날 다양한 대북 경각심을 사전에 무마시키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의 평화통일이라는 위장 선전 전략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직시하여, 남한의 종교인들이 이런 행사에 더 이상 미혹되거나 농락당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창범 편집위원 cbkim4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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