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남북관계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 미래한국
  • 승인 2010.05.2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래길] 송종환 미래한국 편집위원·명지대 북한학과 초빙교수
▲ 송종환 편집위원


천안함 침몰원인을 조사해 온 민군합동조사단은 5월 20일 조사결과 발표에서 침몰 해역에서 수거한 어뢰의 프로펠러와 추진축 등 부품이 북한산 CHT-02D 어뢰의 설계도면과 일치함을 밝혔다. 천안함 침몰이 북한 측 소행이라는 ‘결정적 증거(스모킹 건: smoking gun)’들이 나온 것이다.

북한은 ‘날조극’이며 남북한 관계를 파탄시키려는 모략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 “물증을 확인하기 위한 검열단을 남한 현지에 파견하겠다“고 하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태도는 북한이 60년 전 대남 평화공세를 취하다가 6월 25일 새벽 38도 분계선을 뚫고 남침을 하고서도 지금까지 북침 선전을 하고 그간 자행해온 각종 도발과 테러를 부인해 온 것보다 더 질이 나쁘고 뻔뻔하다. 마치 살인을 부인하던 범인이 현장 검증까지 스스로 하겠다는 식으로 막가는 태도이다.

천안함 침몰은 이러한 북한을 상대로 지난 좌파 정부 10년 동안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하더라도 따뜻하게 포용하면서 일방적으로 지원하고 교류·협력을 하면 북한이 중국처럼 개혁 개방을 하고 변화할 것이라던 대북포용정책이 얼마나 무용하고 대한민국과 국민에게 큰 해악을 끼쳤는가를 실감케 하는 산 증거이다.

지난 3월 26일 북한이 어뢰로 천안함을 격침시킨 것은 유엔헌장과 정전협정, 남북기본합의서 9조를 위반한 것이다. 세계가 북한을 응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정부가 북한의 새로운 도발에 대해 강력한 금융제재를 핵심으로 한 유엔 안보리 제재를 추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북한에 의한 천안함 격침은 지난 좌파정부 때처럼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 천안함 침몰이 북한 소행임을 발표하는 5월 20일 수산물을 실은 북한 선박들이 속초에 입항하는 것은 지난 정부 시절인 2002년 6월 연평해전 다음날 아무런 일이 없었던 듯 동해안에서 우리 국민들이 금강산 관광을 가도록 한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이제는 교역·교류 중단을 통해 돈줄을 죄는 등 구체적 제재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북한 측의 개성공단 인력 억류, 북방한계선 해역에서의 또 다른 도발에 대비하면서 장기적으로 북한을 정상화시켜 ‘새로운 남북한 관계’를 정립해 나가기 위해 지금까지 와는 전혀 다른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하고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

첫째, 북한은 통일의 그날까지 대화를 해야 하는 동족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우리가 피땀 흘려 가꾸어온 대한민국을 전복시키려는 세력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북한의 소행이 밝혀졌는데도 북한의 ‘우리민족끼리’ 주술에 홀려 북한을 규탄하지 않는 야당 정치인이나 분노하지 않는 국민들은 이번 기회에 각성해야 한다.

둘째, 북한의 비대칭 전력에 의한 선제공격과 속도전, 침투·국지도발에 대처하고 이를 억지할 수 있는 대북 실질적 억지력을 증강해야 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38배나 우세한 경제력으로 국방예산을 증액하고 한미연합방위태세 등 우방국과의 협력도 보다 긴밀히 해야 한다.

셋째, 향후 남북한 간의 관계는 긴장완화·평화정착과 교류·경제협력이 병행 추진돼야 하며, 특히 민간 기업이 주체가 되는 후자는 기업 스스로의 수익과 위험 판단 하에 시장경제와 글로벌 표준에 맞도록 정상화해야 한다. 개성공단의 한국 기업인의 경영 회복 및 통행·통관·통신 확보와 금강산 관광의 국고보조금지와 위험지역 고지 등이 그러한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이번 북한의 군사도발을 계기로 대한민국은 북한의 정체를 바로 알고 안보를 튼튼히 하면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에 의한 올바른 통일정책에 부응하는 대북정책과 자세를 확립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만이 이번에 희생된 46명의 넋을 위로하고 우리가 바라는 평화와 통일을 앞당기는 길이 될 것이다. #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