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한에선 이런 일이
지금 북한에선 이런 일이
  • 미래한국
  • 승인 2010.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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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긴급보고서]


지난해 11월 화폐개혁 이후 경제적 어려움으로 흔들리는 북한 상황을 최근 중국으로 탈북한 북한 주민들을 통해 전한다.


국경지역 마약 밀매 성행

최근 북중 국경에서 보위부 제27국 지도원이 칼에 맞아 죽은 사건을 김정일에게 보고하자 김정일은 여성들로 조직된 검열단을 회룡시를 비롯한 무산 등 국경 일대에 보내 현장 조사해서 즉결 심판하도록 특별명령을 내렸다.

국가보위부에서 선발한 여성들로 조직된 이 검열단은 밀수꾼과 인신매매 브로커, 중국으로 도강하는 사람들과 한국 입국을 시도하는 사람들을 색출하기 위해 처녀 장사꾼이나 도강하는 사람으로 위장해 활동하고 있다.

2010년 3월 초 함경북도 안전국 감찰과 과장의 아내가 중국을 드나들면서 얼음(아편) 장사를 하다 회룡시 분주소 단속원에게 잡혔다.

이곳에서 추궁받자 그녀는 기고만장해 “내가 누구인줄 아느냐?” “우리 남편이 도 안전국 감찰과장이다”라며 큰소리를 쳤다. 그런데 김정일의 특명을 받고 나온 처녀 검열단에 적발돼 그녀의 남편이 즉결심판을 받고 도 안전국 감찰과장에서 해직돼 처벌받았다.

평성에서 친척을 방문하기 위해 1년 체류허가를 받아 중국에 간 김모 씨(여·42)는 마약장사를 하다 중국공안에 걸려 감옥에 가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북한 내에서 마약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변경 일대로 마약이 많이 유통되며 어른은 물론이고 아이들까지 마약을 한다. 북한에서 마약이 만연하는 것은 함경남도 장진과 부전고원에서 많이 생산되고 김정일이 90년대 초 농장마다 백도라지(마약) 40정보씩 재배하도록 해 중학생들까지 마약 진을 채취하는 데 동원됐기 때문이다. 설사와 배앓이 등에 만병통치약으로 알려지며 북한 가정은 모두 마약을 가지고 있다.


삐라와 함께 떨어진 식품·생필품 주민 사용 못하게 단속

최근에는 생활고를 잊으려 여성들까지 마약을 하면서 가정이 깨지고 아이들은 길거리에 나가 꽃제비로 전락하는 상황이다.

평안남도 회창에 가면 삐라가 자주 떨어지는데 삐라를 넣은 봉투에 사탕, 과자, 초콜릿, 옷, 원주필(볼펜), 팬티, 브라자, 소형녹음기, 엠피스리 등이 함께 들어 있다. 회창지역은 금이 생산돼 외화벌이 군인들이 많이 주둔해 있고 인민무력부의 주요 외화벌이 장소이다.

국가보위부는 산에 떨어진 과자 사탕을 먹으면 서서히 눈이 멀거나 죽게 되고 팬티를 입으면 살을 파고드는 이가 생겨 살 속을 뚫고 들어가 죽는다며 속이고 있다. 또 볼펜을 쓰거나 녹음기를 잡으면 살이 썩는다면서 주민들에게 겁을 준다. 그러나 굶주린 북한 주민들 중 일부가 먹고 죽어도 한이 없다는 생각으로 삐라와 함께 떨어진 식품을 먹었는데도 죽지 않자 보위부가 말하는 것이 모두 거짓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주민들 뿐 아니라 군인들도 마찬가지이다. 군인들은 삐라가 강원도, 황해남도, 개성, 평안남북도 등 북한의 모든 지역에 떨어질 때 처음에는 선전대로 보고만 했다. 어느 날 한 병사가 산에서 삐라와 함께 떨어진 초콜릿을 먹고 목젖이 상할까 걱정했는데 죽기는 커녕 아무 이상이 없자 이를 주위에 알리다 보위부에 적발돼 잡혀간 일도 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며 삐라 속 식품을 몰래 먹는 군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초콜릿과 사탕을 먹으면서 유서까지 써놓고 죽기만을 기다렸다. 2~3일이 지나고 10일이 지나도 죽지 않자 거짓이라는 것을 알고 삐라를 주우려고 산으로만 다닌다.

북한 주민들은 볼펜이나 녹음기를 보위원들이 손으로 수거하자 이것 역시 속았다는 것을 알고 산으로 하늘에서 떨어진 물건을 찾으러 다닌다.

소문이 다른 지방에도 확산돼 주민들은 나무를 한다는 구실로 여러 산을 다녀 주운 물건들을 나뭇단 속에 숨겨와 가족과 함께 먹는다.

2010년 봄 평양시 승호구역(시멘트 생산지)에도 삐라가 떨어져 한동안 소동이 일어났다. 북한 당국은 보지 말고 신고해라, 검열에서 나오면 용서하지 않겠다, 추방되지 않으려면 자식 교양 잘해라, 자식 때문에 집안 망하지 말고 부모들은 자식통제 잘하라고 다그쳤다.

비상이 걸린 당국이 매월 진행하는 강연회 뒤 라디오나 녹음기를 바치지 않으면 처벌받는다고 위협하지만 주민들은 거의 응하지 않는다.

이에 보위원들이 인민반장들과 함께 가정에 갑자기 들이닥쳐 숨길 만한 곳을 뒤지며 행패를 부려 주민들의 원성이 높다.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있는 엠피스리는 중간이나 마지막 부분에 한국 노래가 들어 있어 특히 평양의 대학생들 사이에 인기가 대단하다.

국경의 북한 세관당국도 친척방문이나 여행 갔다 오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엠피스리나 소형녹음기, 라디오를 색출하고 있다.


식량난으로 폭동 일어나고 도둑 많아져

북한 당국은 얼마 전 원산에서 일어난 폭동을 진압하고 주모자들을 잡아 갔다. 최근 원산에서는 생활고로 죽는 사람들이 많다. 시내 주변에는 풀을 뿌리째 뽑아가 아무것도 먹을 것이 없다. 학교에 못가는 아이들이 이전보다 많이 늘어나고 있다.

이전에는 원산바다에서 고기를 잡아 생활하기가 좋았는데 지금은 고기는 고사하고 풀도 없어 죽지 못해 살아간다.

돈이 없어 일반 주민들은 쌀을 사먹지 못하지만 시중에 제대로 도정 안 된 싯누런 쌀이 시장에 나온다. 농사꾼들이 쌀을 농장에서 훔쳐 감췄던 것을 절구로 찧어 시장에다 조금씩 내다 파는 것이다.

자강도 강계 전천에서도 폭동이 일어났다. 주민들은 동사무소에 찾아가 “옛날에 빼앗은 돈 내놓아라, 화폐개혁하면 정상으로 된다면서 왜 안 되나, 다시 돈을 달라, 화폐개혁하면 모든 것이 풀린다고 하더니 풀리지도 않으면서 돈을 걷어 갔으니 도로 돈을 달라, 쌀도 주지 못하면서 다시 돈을 내 놓아라”면서 집단으로 몰려가 항의를 했다.

2010년 5월 중순경 함경북도 회룡시에 있는 김정숙 생가를 불태우려던 청년 2명이 보위부에 잡혀 감옥에 있다. 회룡시에서는 이 사건으로 경계가 강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북쪽지방보다 황해남북도에서 생활을 비관해 자살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황해남도 해주시에서는 일가족 5명이 쥐약을 먹고 자살했다.

당국은 자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자살을 하는 것도 사회를 반대하는 사람으로 간주하고 연대 책임을 묻겠다며 자식이나 친척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면 자살하지 말라며 자살 방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강원도 1군단 이포리에 주둔하고 있는 군인 2,000명이 영양실조로 앓아 평양 11호 병원 의료단이 1년간 현장 치료출장을 가기도 했다.

중국 화룡의 변방지역이 3월 말부터 소도둑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밤중에 소가 없어져 조사를 해보니 북한에서 끌고 간 것으로 밝혀졌다. 이전에도 국경지역에서는 소를 비롯한 짐승들이 없어지기도 했는데 모두 북한 주민들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북한 주민 “중국제품 이익 많이 남기려 조잡하게 만들어”

북한에서 판매되고 있는 중국산 공산품들이 질이 조잡해 멀쩡하던 신발 천이 뜯겨 나가고 1-2개월도 안 돼 못신게 돼 주민들의 원성이 많다. 최근 중국 공장이 북한에 보내는 중국산 신발을 양잿물에 삶아 빨리 떨어지게 해 판매고를 높이려 한다고 한다. 이런 중국 공장이 10여 곳이 넘는다.

중국 제품은 멀쩡하던 가방도 얼마 못가 끈과 모서리가 망가지고 화장품과 식품도 사용하면 눈이 멀고 식도가 잘못돼 죽은 사람도 있었다.
그때마다 북한 당국은 이를 남한 안기부가 벌인 것이라고 선전했다. 그러나 최근 주민들은 장사꾼들이 이익을 챙기기 위해 장난을 한다는 것을 알고 분노하고 있다.


비밀 방막 조잡해 농사 망쳐

올해 농사준비로 비닐 방막을 한세대 당 1평방미터씩 농장에 냈는데 질이 조잡해 찢겨 오히려 농사를 망쳤다. 이전부터 그랬지만 세대별, 인민반별로 조각을 이어 만든 비닐 방막은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찢어져 벼모와 강냉이모가 얼어 죽기 일쑤이다. 특히 올해는 기후 변동으로 날씨가 추워 더 벼모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다. #

중국 단동=이덕수 기자


단동 소식

쭓 지난번 김정일의 중국방문으로 친척방문자들과 장사꾼들이 보름간 발이 묶였다. 상품 출고가 안 돼 창고에 쌓이고 모든 상거래가 중단됐다. 신의주 보안서가 외국돈을 쓰지 못하게 단속했지만 이는 실제로는 김정일 중국방문을 위한 통제라고 한다.

쭓 단동에서 여권 기간이 만료된 사람들을 단속한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피해다닌다고 한다. 1~2년 지난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5년 동안 북한에 가지 않고 일을 하거나 장사를 하고 있다.

북한 당국이 친척방문 기간이 지난 사람들을 잡기 위해 중국공안기관에 의뢰하고 김정일 중국방문 이후에는 많은 보위부 사람들이 중국에 와서 단속하고 있다.

쭓 국가보위부 7국 직원들이 나이가 많아 퇴직하면 이들을 량강도, 자강도 국경지역에 내려보내 휴대폰 단속을 해 먹고살아가라고 한다. 당국에서 주는 식량 700g은 그대로 유지하지만 월급을 주지 않아 주민 단속을 해서 수입을 올리기 때문에 단속이 심하다.

신의주는 중요한 지역이어서 젊은 사람들을 내려 보낸다. 신의주에는 역전에서 평화동까지 가는 30분 거리에 가방을 메고 혹은 자전거를 타고 지나다니는 보위부 사람이 5~6명은 된다. 3분 안에 통화가 끝나지 않으면 모두 잡힌다.

쭓 어느 교회에서는 신의주에 있는 사람들을 중국으로 데리고 와 기독교 신앙에 대해 며칠씩 공부시키고 돈을 줘서 북한으로 돌려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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