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들과 함께 유쾌한 ‘안보’ 나들이
탈북민들과 함께 유쾌한 ‘안보’ 나들이
  • 미래한국
  • 승인 2010.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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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NK 주관, 광문고교 샤프론 봉사단 50여명 참가


6·25 60주년을 맞는 올해 고등학교 봉사단과 탈북민이 함께 안보 견학하는 시간을 가졌다. 북한구원 단체인 세이브NK(대표회장 이종윤, 상임회장 김상철)가 주관해 경기도 광명시의 광문고등학교 샤프론 봉사단 학생 20명과 학부모 10명 그리고 탈북민 20명 등 50명이 지난 7월 10일 제3땅굴-도라전망대-남북출입사무소-도라산역-통일촌-임진각으로 이어지는 DMZ 견학을 하며 안보의식을 고취했다.

탈북민과 함께 해 처음에는 어색해하던 학생과 학부모들은 남북 대치의 현장을 함께 보며 대화하는 가운데 친숙해졌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탈북민들에게 한국에 오게 된 경위와 북한에서의 생활을 물어보며 관심을 보였다.

탈북민들은 도라산역에서 망원경으로 북녘땅을 바라보며 두고온 고향 생각에 눈물을 짓기도 해 보는 이들을 숙연하게 했다. 그들은 도라산역이 종착역이 아니고 북한으로 가는 첫 번째 역이라는 설명을 듣고 하루빨리 통일이 돼 첫 번째 기차를 타고 고향에 가고 싶다는 희망을 나타냈다.

서울에서 불과 52킬로미터에 있는 제3땅굴을 견학한 탈북민들은 북한에 있을 때는 땅굴에 대해 전혀 들어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탈북민들은 한 개도 아니고 여러 개의 땅굴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직접 목격하며 도대체 북한의 선전이 어디까지 진실인지 모르겠다면서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그들은 북한의 굴착 기술을 뻔히 알기에 땅굴을 파기 위해 얼마나 많은 북한 군인들이 노력 동원되고 희생됐겠느냐며 치를 떨기도 했다. 또한 북한쪽으로 물이 빠지도록 경사를 주고 마치 탄광 폐갱도인 양 위장하기 위해 중간중간에 검은 칠을 한 것을 보고 북한의 주도면밀함에 놀라기도 했다.

이 땅굴은 길이 1635미터, 폭 2미터, 높이 2미터로 완전무장한 병력 3만명이 한 시간 내에 이동할 수 있는 규모인데 지금까지 발견된 땅굴 중 가장 크다고 한다. 이 땅굴은 1978년 탈북한 인민군 군관의 제보에 의해 발견됐다. 한 탈북민은 북한이 정전협정을 끝낸 다음부터 바로 땅굴을 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학부모 대표인 김성업 단장은 “아이들에게 백번 설명하는 것보다 탈북민들에게서 북한의 현실을 듣고 안보 현장을 견학하는 것이 훨씬 교육 효과가 크다”며 이번 행사의 의의를 말했다.

한 학생은 안보 견학 현장에 외국 사람들이 더 많아 씁쓸했다며 자신과 같은 남한의 청소년 세대들이 많이 와 보고 안보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광문고등학교 학생들은 돌아오는 버스에서 감상문을 써 발표하기도 했다. 북한에 대해 잘 모르는 상황에서 있은 안보 견학이라 신기해했지만 북한의 가증한 저의와 계략을 모르는 순진한 면을 보이기도 했다.

세이브NK는 탈북민들이 남한을 더 잘 알 수 있고 남한 사람들은 안보 의식을 높이며 남한 사람과 탈북민이 서로를 이해하는 차원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

이덕수 기자
 


안보견학 감상문  (광문고등학교)  

세이브NK, 대상 1·금상 2·은상 3·동상 4 수여


대상 최가은 (2학년)

탈북민 처음에는 경계했으나 같은 민족이라는 것 느껴

작년 여름 도보로 7박 8일 동안 DMZ 국토횡단에 참가했었다. 이번에 다시 오니 작년 기억이 새삼 떠올랐다. 이번 견학에는 특별히 탈북민들과 동행해 남북한의 현실을 더 깊게 생각하는 기회가 됐다. 탈북민들이 처음에는 마치 외국인 같아 나는 그들에게 경계심도 가졌다. 그러나 함께 견학하며 북한에 대해 궁금한 점, 그들의 남한 생활 등을 화제로 얘기하다 보니 같은 민족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남한에서 최북단에 있는 도라산역의 ‘서울-평양’이라는 표지판을 보고 하루빨리 남북이 자유왕래하는 날이 오기를 기원했다. 도라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북한의 농토와 인공기를 게양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제3땅굴도 견학했다. 전에 제1, 4 땅굴에 간 적이 있었는데 제3땅굴은 모노레일로 더 깊숙이 들어가 더 흥미로웠다. 병력이 1시간에 3만명이 이동할 수 있다고 하는데 발견하지 못했다면 어땠을지 등골이 오싹했다. 남북이 아직 휴전 상황이라는 것을 다시금 떠올리며 통일을 위해 노력하되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금상 구혜림 (2학년)

도라전망대에서 본 북한땅, 우리와 다른 모습에 놀라

나는 평소 북한에 관한 호기심이 많아 관련 책이나 TV프로그램을 자주 편이다. 얼마 전 탈북민 초청 토론에서 탈북민을 신기해하며 쳐다봤었다. 그러던 차에 샤프론봉사단에서 탈북민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해서 신청하게 됐다.

헌병이 검문하고 사진 촬영을 통제하고 철조망에 둘러싸인 모습을 보고 분단된 곳에 살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새삼 가졌다. 도라전망대에서 북한을 보고 바로 앞에 인공기와 김일성 동상이 있다는 현실이 조금 무서웠다. 땅굴 견학을 하며 아직도 발견되지 않은 땅굴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니 무감각하게 살아온 나 자신을 뒤돌아보게 했다. 지뢰위험표지판, 철조망 등을 보고 ‘언제든 전쟁이 일어날 수 있구나’는 것을 느꼈다. 외국인 관광객들을 많이 봤는데 이들이 남북한의 현실을 잘 아는 계기가 돼 본국으로 돌아가 잘 설명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안보 견학이 필요없는 통일된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금상 임호연 (1학년)

망원경으로 보는 북한, 통일돼 자유 왕래할 날 기대

탈북민과 함께 한 안보견학에 참가했다. 나의 탈북민 짝은 까무잡잡한 피부의 50대 중반 아저씨였다. 그는 개성에서 식구들 모두와 탈북했다고 한다. 중국으로 탈북해 2년 동안 숨어 지낸 후 태국으로 갔다가 붙잡혀 3개월 동안 감옥살이를 했다고 한다. 이후 풀려나 1년 2개월 동안 태국, 미얀마 육로를 통해 한국에 입국했다고 한다. 그들의 불굴의 의지와 끈기에 감동했다. 한편 북한에서의 삶이 얼마나 힘겹고 고통스러웠으면 위험을 무릅쓰고 탈북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얘기가 끝날 즈음 첫 견학지인 제3땅굴에 도착했다. 지하라서 초여름 더위를 가시게 하는 냉기가 있었다. 남한을 공격하기 위해 땅속 깊이 파놓은 대규모의 굴이었다. 두 번째로 간 도라산 전망대에서는 북한의 마을과 개성공단의 모습도 어렴풋이 확인할 수 있었다. 견학 후 계단을 내려오며 외국인을 만나 간단히 대화했는데 그는 남북한이 하루빨리 통일이 되기를 바란다는 말을 했다. 500원을 넣은 망원경으로 북한을 바라봐야 하고 신분 확인을 해야만 갈 수 있다는 사실이 서글펐다. 통일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은상  김영현 (2학년)  박현지 (1학년)  이준희 (2학년)       

동상  권기웅 (2학년)  박정민 (2학년)  박형준 (2학년)  전영환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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