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착한’ 오이
‘침착한’ 오이
  • 미래한국
  • 승인 2010.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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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선 교수의 원예이야기]


이번 여름에 국제원예학회 참석차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다녀왔다. 보고 배운 것이 많지만 한편으로 아쉬웠던 것은 호텔에서 아침 뷔페가 있을 때 채소가 너무 적었다는 것이다. 오로지 많이 볼 수 있었던 것이 오이였는데 그마나 위로가 됐다.

거의 30년 전 처음 미국에 유학 갔을 때 김치가 귀하던 때에 김치 대용으로 많이 사 먹었던 것이 오이 피클이었다. 우리나라 오이 소박이 김치와 오이지의 향수를 불러내고는 했었다. 이러한 오이는 수분이 95%나 돼 수박과 더불어 여름철 갈증 해소에 최고로 꼽히고는 한다.

식사 후에 오이를 생으로 씹어 먹으면 입안이 개운해지고 청결해지는 효과도 있다. 오후에 4~5시쯤 약간의 시장함을 느낄 때도 다이어트용으로 아주 좋은 채소이다. 또한 오이는 칼륨함량이 높고 알칼리 식품이라 체내 나트륨과 노폐물을 배출하는 이뇨 효과도 있다.

양파나 마늘은 보통 익혀 먹는 것이 좋다고 하나 오이는 비타민 C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생으로 먹는 것이 좋다. 오이는 생으로 먹는 외에도 앞에서 언급한 소박이, 피클 그리고 냉채무침이나 냉국 등으로 요리를 해서 먹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고품질 오이는 전남 구례 등지에서 생산돼 일본으로 수출되는 효자 작목이기도 하다. 오이가 좋다고 무조건 냉장고에 쌓아 두고 먹으려다간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오이는 쉽게 무르기 때문이다.

보통 구입 후 2~3일 이내에 먹는 것이 좋다. 서로 과피가 닿으면 상하기 때문에 현명한 주부는 일일이 신문지 등으로 싼 후 비닐팩에 넣어 냉장고에 보관해 사용기간을 늘리기도 한다.

영어에 ‘Cool as a cucumber’즉 오이처럼 냉정하거나 침착하라는 말이 있다. 성격이 급하고 포퓰리즘에 잘 휩쓸리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오이에게서 배울 교훈일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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