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치판도 바꾸는 티파티(Tea Party) 운동
美 정치판도 바꾸는 티파티(Tea Party) 운동
  • 미래한국
  • 승인 2010.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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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미국]


일부에서는 일시적 유행에 불과할 것이라고 치부했다. 오바마 행정부 취임 직후인 2009년 4월 경부터 나타난 풀뿌리 보수운동인 ‘티파티(Tea Party)’ 운동에 대해서다. 하지만 티파티 운동은 시간이 갈수록 전국적으로 확산되더니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정치판도를 바꾸고 있다.

티파티 운동은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반발에서 시작됐다. 2009년 2월 CNBC 논평가인 릭 산텔리가 시카고상업거래소에서 능력도 안 되면서 집을 산 무책임한 미국인들을 구제하기 위해 그동안 절약하며 살아온 미국인들의 세금을 걷어 주는 오바마 경제정책에 ‘시카고 티파티’를 열어야 한다며 분통을 터뜨린 것이 발단이다.

당시 오바마 행정부는 경기부양책으로 8,14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지출을 했다. 이 돈들이 파산직전의 은행과 자동차회사에 구제금융으로 들어가면서 정부가 이들을 통제하기 시작한다는 비판이 커졌다. 급기야 정부가 관여해서 전국민이 건강보험을 갖도록 하는 ‘건강보험개혁안’이 채택되면서 미국인들 사이에는 커져가는 정부 역할에 불만이 고조됐다. 그 결과 작은 정부(limited government), 지출 감소, 세금 낮추기 등을 외치는 목소리가 커졌고 이는 티파티 운동이란 이름으로 퍼져갔다.

티파티 운동은 풀뿌리 보수운동이라 체계화된 조직이나 리더가 없이 말 그대로 민초들 사이에서 퍼져나갔는데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그 힘이 드러나고 있다. 공화당 후보를 선출하는 당내 경선에서 티파티 지지자들이 미는 후보들이 기성 정치세력 후보들을 물리치고 대거 승리하고 있는 것이다.

마르코 루비어(플로리다), 조 밀러(알래스카), 랜 폴(켄터키), 패 투미(펜실베니아), 샤론 앵글(네바다), 크리스틴 오도넬(델라웨어) 등 각 주에서 티파티 원칙을 신봉하는 무명의 후보들이 기라성 같은 공화당 정치인들을 누르고 각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 티켓을 거머쥐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델라웨어 상원의원 공화당 후보가 된 크리스틴 오도넬이다. 올해 41세의 그녀는 델라웨어 주지사를 두 번 역임한 7선 하원의원인 마이클 캐슬을 물리쳐 파란을 일으켰다. 공화당 지도부는 온건보수로 델라웨어에서 인기가 있는 캐슬 의원을 지지했던 터라 충격이 더했다. 오도넬의 승리는 전적으로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로 대변되는 티파티 운동가들의 지지 때문이다.

사실 오도넬은 별다른 경력이 없고 철저한 보수주의자라 민주당원과 무소속 유권자가 많은 델라웨어에서는 본선에서 이기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럼에도 티파티 지지자들이 그녀를 선출함에 따라 일부 공화당 지도부는 티파티 운동 때문에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상하원 장악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티파티 후보들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 공화당의 짐 드민트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그렇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들은 펜실베니아에서 보수주의자들은 이길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패 투미가 앞서고 있다. 플로리다에서도 보수주의자들은 이길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마르크 루비오가 앞서고 있다. 켄터키에서 랜 폴이 경쟁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랜 폴 역시 앞서고 있다. 델라웨어에서도 그럴 것이다.”

그는 공화당이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중도로 가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그것은 지금 미국에서 일어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하는 주장”이라며 일축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 공화당 후보를 선출하는 지난 당내 경선에서 민주당원의 참여는 저조한 반면, 공화당원의 참여율은 1970년 이후 최대인 70%에 가까웠다. 이런 높은 참여율은 티파티 운동 때문이라는 데는 아무도 이견을 달고 있지 않다. 티파티 지지자들은 몇 주 남지 않은 선거를 앞두고 전국버스투어 등을 통해 각 지역 보수주의자들이 투표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는 등 더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정치에 별다른 관심이 없던 미국 민초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시작된 티파티 운동이 공화당 내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오는 11월 선거에서도 이들이 힘이 실제 승리로 나타날지… 11월 중간선거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아틀란타=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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