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北 인권 억압 방관 말아야”
“중국은 北 인권 억압 방관 말아야”
  • 미래한국
  • 승인 2010.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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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수잔숄티 美 디펜스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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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4일 있었던 황장엽 북한민주화위원장 영결식에서 북한인권운동가 수잔 숄티 미 디펜스포럼대표가 추도사를 낭독해 주목을 받았다. <미래한국>은 숄티 대표를 만나 고인의 생전 이야기와 북한인권운동의 현황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아래는 수잔숄티와의 일문일답.


- 황장엽 위원장 장례식에서 추도사를 하셨는데, 이번 한국 방문의 계기와 목적이 무엇이었나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주 동안 연세대 언더우드학부에서 북한문제에 대해 강의하기 위해 왔습니다. 황장엽 선생과는 오랜 기간 인연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만나기로 했던 날 황 선생이 영면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 처음에 어떻게 황장엽 선생을 알게 됐고, 그동안 구체적으로 어떤 교류가 있었는지요.

황 선생이 탈북을 하고 나서 북한의 생활상과 탈북 과정을 미국에 소개하도록 주선하기 위해 처음 연락을 했습니다. 1년에 한국에 최소한 두 번 오는데 그때마다 황장엽 선생을 만났고, 황 선생이 미국에 오셨을 때도 북한의 생활상, 인권의 개선에 대해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또 이분을 기독교 신자로 전도하기 위해 노력해왔어요.

- 황장엽 선생에게 주체사상을 버리라고 얘기하시며 기독교를 소개한 것으로 압니다. 황장엽 선생의 반응이나 결과는 어떠했나요.

황장엽 선생이 북한에 계실 때 아름다운 산을 보면서 창조주가 있을 것이라고 느끼신 적도 있다고 합니다. 황 선생의 오랜 친구인 주선애 교수의 증언에 의하면 황장엽 선생은 자신이 하나님께 용서받지 못할 거라고, 자신이 탈북을 함으로써 아내와 가족과 동료들이 죽임을 당했고, 그것은 내가 죽은 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하나님이 받아들이지 못할 거라고, 용서받지 못할 거라고 죄책의 짐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는 1997년에 썼던 편지에서 아내에게 ‘나는 당신에게 용서를 구하지 않는다. 용서를 구할 자격이 없으니까. 그렇지만 한국에서 꼭 만나기 바란다’고 쓰셨습니다. 하지만 나는 황장엽 선생이 천국에 있다는 것에 대해서 믿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 곁에서 지켜본 황장엽 선생은 어떤 분인지.

그 분은 일생을 바쳐 북한을 구하려고 했고,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걸 버렸습니다. 그 분이 남한에 와서 싸워야 했던 것은 북한의 현실에 대한 무관심함이었습니다.

- 미국 내 북한인권 운동은 어떤 상황인지,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어떤 입장인가요.

9월 20일 탈북민의 날에 미국 정부, 민주당, 공화당의 모든 사람이 모여서 토론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공화당과 민주당 어느 정당을 막론하고 미국 정치권은 북한의 인권 상황을 알리고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데 동의를 했습니다. 그런데 더 관심을 가져야 할 한국 국회가 북한인권법 제정에 노력하지 않는다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미국에서도 북한인권법이 두 차례에 걸쳐 통과됐습니다. 하지만 통과된 이후에도 법 자체가 유명무실해졌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북한인권법은 상징적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염려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법에 의하면 탈북민이나 탈북 난민을 위해서 미국의 세금으로 걷는 기금을 외국에서 쓰기 위해서는 중국 정부의 허가가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원활하지 않아 예산 집행을 하기 어렵습니다. 상징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북한인권법이 축소되고 있는 것은 중국의 입장 때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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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학생들에게 북한 실상 강의

-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연세대에서 학생들에게 북한인권 문제를 인식시키기 위한 취지로 강의를 하셨는데 어떤 것을 가르치고 있고 학생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시간마다 다른 주제로 강연을 하지만 눈으로 직접 목격하는 이야기도 다루고 있습니다. 이번에 와서 수업 첫 시간에는 탈북민이 함께 참여해서 북한인권 문제를 생각해봤는데 인권에 대한 북한주민들의 반응, 전혀 자신의 의사를 개진할 수 있는 자유가 없이 사상을 주입하는 교육시스템 자체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다음날에는 북한의 시각에 대해 말했습니다. 예컨대 북한이 전쟁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어떻게 북한이 존재하게 됐고 한국전쟁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등입니다. 그 클래스에서는 가까스로 북한에 납치됐다 탈출한 분과 딸을 초청해서 그 분들의 삶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3일째에는 북한 정권이 어떻게 자신의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가, 그것이 어떻게 가능했는가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북한 정권이 사용하는 방법인 세뇌 교육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봤습니다.

4일째는 김정일체제이기 때문에 초래될 수 밖에 없는 기아, 난민 문제에 관해 다뤘습니다. 5일째 수업에서는 긍정적인 미래상을 언급했습니다. 특별히 북한 주민들이 어떻게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지 실제로 그들이 탈북한 다음에 북한의 인권 신장을 위한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 소개했습니다.

- 대표로 있는 북한자유연합에서 최근에 펼쳐온 활동은 무엇이고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무엇인지 소개해 주시죠.

우리에게는 세 가지 목표가 있습니다. 우리는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인권, 존엄성 이 세 가지를 위해서 모인 사람들입니다.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이 있어요. 유대인, 불교도, 청소년, 노인, 시민단체 멤버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인권과 자유, 존엄성을 위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요.

- 북한자유연합은 세계 각국의 중국대사관들을 중심으로 탈북민 강제 북송 금지를 요구하는 시위를 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요.

북한인권 문제는 김정일로 인해 발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북한인권을 억압하는 상황을 중국이 부추기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망해가는 정권을 도와주는 것입니다. 중국이 중국에 있는 탈북난민의 80퍼센트에 이르는 탈북여성들이 성적인 도구로 이용되는 것을 방관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망해가는 국가인 북한과의 관계를 청산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활동할 수 있도록 중국에 계속 요청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 중국이 북한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이라고 보는지요.

그 문제는 사실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이 만났을 때 풀어갈 수 있는 차원의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두 대통령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에게 북한문제에 대해 해결을 촉구하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나는 활동가일 뿐입니다. 나는 중국 정부에 압박을 주고 있고 영향을 줄 수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그것은 정부와 국가 전략가들의 몫이겠지요.

- 김정은 3대세습 문제를 개인적으로 어떻게 보고 있고, 미국 내의 시각은 어떠한지요.

나는 지금이 북한이 가장 변화할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북한주민들은 북한 정권에 대한 불신이 큽니다. 북한 주민들은 장마당을 통해 시장경제 수용을 추구하려는 움직임이 있어요. 3대세습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북한체제가 변화하는 시기이니 만큼 북한인권 등 북한문제 해결에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사회, 미주교포들보다 北 실상에 무지

- 개인적으로 북한문제에 헌신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몇 년 전에 하나님께 기도했는데 대답하시기를 ‘내가 가슴이 찢어진다’고 하셨습니다. 나도 북한을 생각할 때 가슴이 깨지는 걸 느꼈습니다.

- 한국의 북한인권 단체들은 활동 방향이 조금씩 다릅니다. 황장엽 선생이 탈북민 단체들의 구심점 역할을 했는데 황 선생 타계 이후 북한인권 단체들이 어떻게 활동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조언해 주신다면.

지금은 62년만에 북한에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시기입니다. 화폐개혁 실패에 대해 정권 차원에서 주민들에게 잘못을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배급 시스템도 무너졌고, 주민들은 자본주의가 좋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이 북한인권 단체들이 합심해서 북한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해야 될 때입니다.

- 북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한국사회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한국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서 무관심하고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미국에 살고 있는 교포들이 한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보다 북한 정보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무관심하게 된 이유는 지난 좌파정부가 북한에 대한 정보를 차단했고, 전혀 보여주지 않았고, 북한의 정부가 남한의 정부와 동등한 위치인 것처럼 교육했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하고, 진실을 알려줘야 합니다. 젊은 사람들이 솔선수범해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야 할 것입니다. 북한인권 운동에 직접 참여하고 봉사하고, 우리가 했던 것처럼 국회에 가서 문을 두드리고 북한인권법 제정을 원한다는 것을 얘기하고 쟁취해야 합니다. # 


인터뷰·서은옥 기자 seo0709@futurekorea.co.kr  통역·박효진
사진·김동수 기자  dskim@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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