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한 한·일 국민들이 북한에 관심 갖자”
“풍요한 한·일 국민들이 북한에 관심 갖자”
  • 미래한국
  • 승인 2010.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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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일본 교환학생이 보는 한국 / 우매다 히로시 日 다쿠쇼쿠대 대학원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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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일본 다쿠쇼쿠대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와서 벌써 8개월이 지났다. 8개월 동안 생각한 것을 말하고 싶다. 일본에서 알고 있었던 독특한 한국 국민성은 한(恰)이었다. 하지만 한국에 와서 직접 한국사람과 접하고 느낀 것은 정(?)이 많은 국민성이라는 것이었다.

관광지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사람이 모르는 것을 물어볼 때 일본사람들은 무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사람들은 안내를 할 때 정이 많다고 느꼈다. 나도 지방에 갔을 때 많은 사람들이 나를 도와 주었던 기억이 있다. 개인주의 경향이 강한 일본과 그렇지 않은 한국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정 많은 한국 사람들

한국에 와서 느낀 것은 정 뿐만 아니다. 2010년 6월 열린 남아공축구월드컵 때 서울시청 광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면서 응원하는 광경은 일본에서 못 봤던 대단한 것이었다. 일본의 경우 보통 친한 사람들끼리 응원하기 때문에 한국처럼 모르는 사람과 함께 자신의 나라를 응원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내가 느낀 좋지 않은 점도 이야기하고 싶다. 특히 한국의 젊은 세대들과 북한문제에 관한 논의를 할 기회가 있다. 그런데 그들은 북한에 많은 문제가 존재하는 데도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첫째, 통일에 관한 논의를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감정적인 데 치우치고 구체적이지 않다. 즉 한 민족이기 때문에 한 나라가 아니면 안 된다는 데에만 그친다. 1990년 통일한 독일 사례를 생각해보면 통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이해할 수 있다. 독일의 경우 분단 이후 40년이 지나 통일했지만 한반도 같은 경우 분단 60년 이상이 지났다.

어려운 것은 시간뿐만이 아니다. 남북간 경제적 격차가 당시 동서독과 비교하면 더 크다. 통일이 언제 이루어질지 예측할 수 없다. 내일 올 수도, 10년 후에 올 수도, 영원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 통일에 대한 자금과 제도의 준비는 정부가 하는 것이지만 정부 뿐만이 아니라 일반 국민도 마음의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둘째, 북한인권 문제에 관심이 거의 없는 것이다. 북한 내에서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정치범 수용소에 수용돼 자유를 제한받고 있다. 일반 주민들도 많은 자유를 제한받으며 식량난으로 고통받고 있다.

현재까지 이런 가혹한 환경에서 자유나 행복을 갈구하고 2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북한을 등지고 한국에 왔다. 하지만 한국에 온 사람들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탈북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한국이나 희망하는 제3국에 갈 수 없고 지금도 중국이나 동남아 등을 떠돌고 있다.

같은 민족이 이런 어려운 환경에 존재하는 데도 이러한 현실에 눈을 돌리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북한 사람들은 지금도 눈이 있어도 진실을 볼 수 없고 귀가 있어도 진실을 들을 수 없고 입이 있어도 진실을 이야기할 수 없는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이다.

셋째, 북한 핵·미사일 개발 문제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두 번 핵실험을 강행하고 이미 핵보유국으로 가고 있다. 또한 핵무기 운반 수단인 미사일 발사 실험은 과거에 몇 번이나 실시한 적이 있다. 많은 사람이 살고 있고 한국의 정치·경제·사회 중심인 서울은 북한이 휴전선 부근에 배치한 장거리포 사정거리에 안에 포함돼 있다. 북한 핵·미사일 개발 문제는 한국만 문제 되는 것이 아니다.


일본과 한국은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 공유

북한 미사일 사정거리가 3,000킬로미터에서 4,000킬로미터이다. 일본도 북한 미사일 사정거리 안에 있다. 더 나아가 동북아시아 전체 안정에 관한 중요한 문제이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북한 핵이 소형화되고 미사일 능력이 향상될 것이다. 통일문제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북한인권 문제나 핵·미사일 개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는 것일까.

한국이나 일본은 이미 경제적으로 발전된 풍요한 나라이다. 이런 풍요한 나라에 태어난 우리가 고통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누가 그들을 도울 것인가.

일본과 한국 사이에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하지만 그보다 북한문제가 서둘러 해결해야 하는 것이 한국과 일본의 공통된 과제이다.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공통 가치를 가지고 있는 한국과 일본이 협력하고 북한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은 일본과 한국 사람들에게 부과된 사명이다. 이 사명을 다하는 것이 밝은 대한민국의 미래와 안정되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 수 있는 길이다.

일본이 당면한 북한 문제는 핵 미사일 문제뿐만이 아니다.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피해자가 아직도 북한에 살고 있다. 정부가 인정하는 피해자 이외에도 지금도 북한에는 정부가 인정하지 않고 방치된 피해자 또한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일본에서도 북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일본인도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북한은 이미 김정일의 셋째 아들 김정은을 사실상 다음 북한 지도자로 지명했다. 북한에 변화가 생기는 지금이야말로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10년, 20년 지나 김정은 체체가 강화된다면 북한은 그들의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미사일이나 핵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가능성도 있다.

만약 북한이 민주화·자유화될 때를 기다려 핵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한반도에 통일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나머지 유학 기간에 나는 좀 더 북한 문제에 대한 관심을 더 가지고 싶고 밝고 안정된 동북아를 위해 노력하는 많은 젊은 한국사람들과 만나기를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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