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格의 전락
國格의 전락
  • 미래한국
  • 승인 2010.11.1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대를보는 눈] 발행인 金尙哲·전 서울시장



세계적인 문명비판가 새무엘 헌팅톤 교수가 얼마 전 어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가 이제까지의 미국의 지배에 대체하여 앞으로 중국의 지배 아래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그 뿐만 아니라 그는 한반도의 통일전망에 대하여 ‘향후 10년 내지 20년 걸릴 것’이라고 말하면서, 10년 전에도 같은 대답을 했으며 10년 후에 물어도 같은 대답을 할 것이라는 냉소적인 표현을 썼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북한이 핵포기를 한다면 종전(終戰)을 선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리도 없겠지만 만에 하나 그렇게 된다면 북한이 더 이상 미국의 적이 아니게 되고, 미ㆍ북 평화협정이 체결된다는 것을 뜻한다.

하기는 김대중 정부의 6ㆍ15선언 후 서구 선진국들이 다투어 북한과 수료를 맺어 아직 수교하지 않은 나라는 미국, 일본, 프랑스, 아일랜드 정도만 남아 있다. 지난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 목표는 북한과의 ‘평화체제 구축’에 있었고, 이를 위해 남북정상회담이 추진되다가 북한의 핵실험으로 중단되기도 했다.

결국, 남침을 하여 ‘가장 잔인한 전쟁’을 일으켰고, 아직도 수령독재 체제로 우리 동족을 폭정의 노예로 삼고 있는 북한이 대한민국과 동격의 국가로 공인받는 날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정통성을 상실하게 된다. 북한은 외국이 되고, 북한에 거주하는 우리 동족은 타국인이 되어 그 때부터는 탈북민을 우리 정부가 보호해줄 명분을 잃게 된다.

북한은 이미 경제적으로 중국에 예속되어 있는데, 앞으로 남한마저 반미풍조에 따라 중국의 영향력 아래 들어가 버린다면 한반도 전체가 얼마든지 중국의 지배 아래 놓일 수 있게 된다.

게다가 미ㆍ북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논리적으로 미군은 더 이상 한국에 주둔할 근거를 찾기 어렵게 되므로 반미투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철수를 할 가능성이 높고, 그리고 나면 ‘남북연합’의 위장평화 체제 아래 북조선 인민군대가 서울에 입성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대한민국이 국격(國格)의 전락을 맞고 있는 이 때 자존심 있는 한국인이라면 자리를 차고 일어나야 마땅하다. ‘저 북한이 외국이 돼 버리고, 이 개명된 21세기에 김일성ㆍ김정일 부자세습도 부족하여 3대세습의 폭정 아래 북한동족이 노예로 신음하도록 방치되고, 남ㆍ북한은 모두 중국의 지배 아래 편입되고 만다니!’하고 분개하여 궐기해야 할 것이다.

정의감보다 현실적 이해를 중시하는 사람들은 김정일 정권도 합리적 사고와 점진적 개혁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믿고자 하나, 그들은 예측은 계속 틀려 왔다. 김정일 정권의 본질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정일 정권은 거짓과 포악 위에 서 있다. 그러므로 김정일 정권과의 협상은 저들에게 속지 않는 이상 무위(無爲)로 끝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김정일에게 속지 않게 하는 것이다. 언론이 맹렬하게 살아 있고 인터넷 네트워크도 강력하게 작동하는 이상 우리의 일이 성공할 것은 분명하다. 역사는 결코 김정일의 편이 아니다. #  

미래한국 225호 (2006.11.25)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