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의 혁명 페이스북과 트위터
미국 정치의 혁명 페이스북과 트위터
  • 미래한국
  • 승인 2011.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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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소셜네트워크 통해 정치인들 국민과 소통 활발
▲ 사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의 페이스북. 왼쪽 아래 2,554,750명이 좋아하는 것으로 연결시켜 놓고 있다.



지난 12월 25일 갑자기 몰아닥친 폭설로 미국 동북부 지역은 눈난리를 겪었다. 2피트(약 60센티미터) 가량 내린 눈은 특히, 뉴욕, 뉴저지 일대의 도시를 마비시켰고 시 당국은 눈을 치우는 데 온갖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뉴저지 뉴왁시의 코리 부커 시장은 트위터로 자신에게 계속 들어오는 메시지를 보며 눈을 치워달라는 시민들의 요청들을 하나하나 확인했다.

▲ 코리 부커 뉴왁 시장이 트위터를 통해 받은 지역주민들의 메시지

부커 시장은 자신의 집 앞 도로에 눈이 치워지지 않았다고 불평했던 @bellygirl25라는 이름을 사용한 시민으로부터 트위터로 연락 후 바로 제설팀을 보내 도로에 눈을 치웠다. 이윽고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트위터로 받자 그는 바로 답장을 했다. 역시 트위터를 통해서다. “당신과 대화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거리가 지금 깨끗해졌다니 다행이네요.”

그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폭설로 갇힌 시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들었다. 기저귀를 갖다 달라, 음식을 갖다 달라, 출산할 것 같으니 구급차를 불러달라. 부커 시장은 CNN에서 “트위터로 출산 얘기를 듣고 바로 출발해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에 임산부 집에 도착했습니다. 그 사이에 길을 치워 구급차가 오갈 수 있도록 준비했죠”라고 말했다.

부커 시장은 지난 봄 재선됐지만 2006년보다는 적은 수의 지지였다. 도시 내 범죄와 실직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는 평가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폭설에 트위터를 이용해 시민들의 필요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어 그의 이미지는 훨씬 좋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부커 시장은 현재 트위터에 약 100만 명의 팔로어와 네트워크돼 있다.


뉴저지 시장, 트위터로 민원 즉시 해결해 인기

부커 시장의 이 사례는 소셜네트워크 매체인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미국 정치에 가져오고 있는 혁명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본보기다. 정치가나 사회단체들이 이 소셜네트워크 매체를 이용해 지역주민이나 유권자 등과 좀 더 간단하고 쉽게 그리고 직접 접촉하고 있는 것이다.

2004년부터 시작된 페이스북은 개인의 정보를 올리고 이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며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공간인데 2010년 기준 세계적으로 5억 명이 사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만 1억3,500만 명이 사용하고 있어 전체 미국인 3명 중 1명이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페이스북은 2010년 처음으로 세계 최대의 검색사이트인 구글을 제치고 인터넷에서 가장 인기 있는 웹사이트가 됐고 이런 배경으로 창립자인 올해 26세의 마크 주커버그는 타임지의 2010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2006년에 시작된 트위터는 140자 이내의 문장을 보내는 방식인데 현재 세계적으로 1억7,500만 명이 사용하고 있고 하루에 6,500만개의 문장(트위트(tweet))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까닭에 미국의 정치인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미국인들에게 적극 다가서고 있다.

연방의원들은 대부분 페이스북에 자신의 공식 블로그를 만들어 지역주민들과 의사소통을 하고 있고 지난 2010년 중간선거에서 수천 명의 후보들은 페이스북을 이용해 유권자들에게 다가섰다.

미국 정치인들 중 페이스북을 가장 잘 이용하는 사람은 세라 페일린 2008년 대선 공화당 부통령 후보다.


페일린 전 후보의 페이스북은 현재 250만 명이 좋아하는 것(like)으로 연결돼 있다. 그녀는 2008년 대선이 끝나고 알래스카 주지사를 사직한 후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특이한 활동 재개였다. 그녀는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들을 비판하는 글들을 이곳에 게재하기 시작했고 2010년 중간선거 때는 지지 후보를 페이스북을 통해 밝히면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공화당 의원들이 민주당 의원들보다 SNS활동 활발

페이스북은 지난 12월 29일 미국 내 정치인들 중 페이스북을 잘 이용하는 사람들을 소개했다. 그 가운데는 페일린 전 주지사 및 폴 라이언 공화당 하원의원, 스캇 브라운 공화당 상원의원,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주지사 당선자, 팀 폴렌티 공화당 주지사 등이 있었다.

이처럼 공화당 정치인들이 민주당 정치인들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 매체를 잘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가 소개한 한 연구에 따르면 공화당 의원들의 페이스북이 좋아하는 것(like)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연결되는 비율은 월 6.7% 증가하는 반면, 민주당은 3.6% 증가하고 있다. 트위터의 경우 공화당 의원들은 월 4.5%로 팔로어가 늘고 있는데 민주당은 2.8%씩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정치인들을 소셜네트워크의 잠재력을 잘 이용하는 ‘매우 똑똑한’ 사람들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인들이 온라인 상에서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에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주요 배경이다. 리서치회사인 닐슨이 지난 여름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온라인 상에서 보내는 시간 중 23%를 소셜네트워크에 쓰고 있다. 2009년 16%에 비해 7% 증가한 것이다. 반면, 이메일이나 검색에 보내는 시간이 줄고 있다. 검색사이트인 구글은 다른 웹사이트를 가기 위해 사용하지만 페이스북은 들어가면 머물기 때문에 그만큼 사용시간이 늘어나는 것이다.

미국 내 인권단체들 역시 온라인 소셜네트워크를 활발히 이용하고 있다. 5년 전 허리케인 카트리나 후 신설된 Colorof Change.org라는 단체는 현재 80만개의 이메일 리스트를 이용해 활동하는 온라인 인권단체다. 이들은 2007년 루이지애나에서 6명의 흑인 청소년들이 교실에서 백인 청소년을 살해한 사건을 온라인으로 소개해 이들을 위한 소송비 28만5,000달러를 모았고 이들에 대한 판결도 의도적 살인에서 경범으로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했다.

101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내 최대유색인종 인권단체인 NAACP도 온라인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2년 전 2,000명 정도가 좋아하는 것으로 연결한 NAACP 페이스북은 현재 4만 명이 연결돼 있고 온라인 권익 증진 지지자들은 40만 명으로 확대됐으며 NAACP는 이들에게 정기적으로 문자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미국 내 히스패닉 인권단체들도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다. 히스패닉 단체인 Presente.org는 25만개의 이메일리스트를 확보해 온라인 하부구조를 만들고 미국 내 히스패닉들의 권익 증진을 도모하고 있다. 최근 어려서 미국으로 온 불법이민자들을 구제하는 ‘DREAM’ 법안이 연방상원에서 통과되도록 압력을 넣기 위해 이들은 이메일을 미디어와 관계자들에게 보냈다.

워싱턴포스트는 50년 전만해도 인종차별을 항의하는 흑인 학생들의 연좌시위가 입소문으로 퍼져나가 다른 지역의 사람들이 모였는데 지금은 트위터, 페이스북, 이메일 등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애틀란타=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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