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원의 편지]암 불안 벗어나기
[이성원의 편지]암 불안 벗어나기
  • 미래한국
  • 승인 2011.04.14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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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발견 완치의 허구

 
곤도 박사는 일본 암 의료계의 제1인자입니다. 성인 3분의 1이 암에 걸린다는 통계에 불안해 하는 사람들에게 안심감을 심어줍니다. 이런 얘기입니다. "포탄에 불발탄이 있듯이 암에도 진짜암과 불발암이 있다. 암 중에서 딴 장기로 전이하는 것이 진짜암이고 전이하지 않는 것이 불발암이다."

조기발견 완치의 허구

“암을 발견하면 완치율이 높다.” 그런 인식이 사람들 사이에 깊이 뿌리 박혀 있다. 그러나 아니다. 통계는 조기 발견이 생존율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증상이 없이 조기검사로 발견되는 암은 ‘무통증 암’으로 애초에 치료가 필요 없는 암이다. 당연히 완치율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치사율이 높은 ‘진행성 암’은 진행이 빨라 증상 없이 조기발견 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조기발견된 암 중에는 내버려두면 자연 소멸될 것도 다수 포함돼 있다. 이것은 미국립보건연구원((NIH)도 같은 견해다.

CT검사가 암을 일으킨다

의미 없는 조기발견을 위해 CT검사들을 한다. 일본 암환자의 4%가 CT 등 진단 방사선 때문에 생긴 것이다. CT는 몸 전체의 단층촬영을 위해 360도 전 방향에서 방사선을 쏘기 때문에 보통 X선 촬영의 200-300배의 방사선을 내보낸다. 이것이 암 발생 원인이 된다. 특히 암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항암제는 듣지 않는다

외부에서 침입한 병균과 달리 암 세포는 자기 몸의 일부다. 정상 세포의 일부가 노화로 이상을 일으켜 변이된 것이다. 두 세포 모두 한 개의 수정란을 모태로 2만여 개의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는 동복형제다. 이것이 항암제가 쓰일 수 없는 근본 이유다.

항암제로 한 군데 암 세포를 죽이려들면 먼저 체질이 약한 정상세포가 전신에 걸쳐 해를 입는다. 때로는 장기가 망가져 목숨을 잃기도 한다. 분자표적 항암제도 정상세포의 분자가 해를 입어 마찬가지다. (예외적으로 항암제가 효과가 있는 암이 있다. ‘혈액암’과 ‘소아암’, 그리고 몇 가지 희소암이다.)

암의학의 발달로 수명이 연장됐다고 하는 것은 착각이다. CT 등으로 암이 조기발견돼 치료기간이 1, 2년 연장된 것 뿐이고, 또 자연치유될 불발암을 검사기기로 들춰내 치료한 것 뿐이다. 또 고령화로 전립샘암이나 유방암, 갑상샘암 등 사망률이 아주 낮은 암이 다수 발생해 통계 수치상 생존율을 끌어 올린 것뿐, 주요 암의 수명 연장에는 별 변화가 없다.

암에 관한한 ‘치유(Cure)' 완치를 목표로 하지 말고, ‘완화(Care)' 공생을 목표로 해야 한다.
곤도 박사가 일반인에게 주는 교훈은 이런 것이다.

o조기발견을 위한 CT 등 검진은 무의미하다.
o재발이 전이의 원인이 되지 않는다.
o전이 발견을 위한 검사도 무의미하다.
o무증상이면 검사로 발견된 암은 그냥 놔둬도 괜찮다.

실제 암에 걸리는 사람은 성인의 3분의 1이다. 모두가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 조기발견이 무의미함을 알고 조바심치지 않으면 모두가 공연한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다. ⓒ미래한국

일본 문예춘추(文藝春秋) 2010년 12월호  2011년 1, 2, 3월호

이성원 청소년도서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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