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영, 사학비리 관대해서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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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한국
  • 승인 2011.04.23 16:23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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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인터뷰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

 지난해 조전혁 의원은 전교조 교사 명단 공개로 한차례 홍역을 겪었다. 전교조가 차압해간 그의 급여만 7천만원이 넘는다. 그런 조 의원이 이번에는 사학계와 교육관료들의 부패를 뿌리뽑겠다는‘특정교육관련가중처벌법’을 발의했다. 좌파 전교조가 자양분을 흡수할 수 있는 음습한 환경을 아예 걷어내자는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법에 대해 전교조를 비롯 좌파진영에서 아우성을 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래한국>은 최근 페이스북을 개설해 네티즌들과 끝장토론도 마다하지 않는 조 의원을 의원회관에서 만나 근황을 들어봤다.

 알고보면 부드러운 남자? 조전혁의원의 취미는 요리다. 한 때 그는 화가가 되려고 미대를 가려했다.

- 요즘 페이스북 활동을 활발하게 하시고 계신데 해보시니까 어떠신지요?

그동안 못만나 뵌 분들을 페이스북을 통해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현안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고...가끔 열띤 토론도 일어납니다. 하루 3시간 정도 이야기를 주고 받는데 토론이 벌어지면 끝장을 보느라 얼마나 시간이 갔는지 모를 때도 있어요.

- 얼마 전 말레이시아를 다녀오신 이야기를 페이스북에 올리셨는데 어떤 아젠다였습니까?

공식적으로는 마하티르 전 총리를 비롯 말레이시아 술탄들과 만나 서로 양국간의 관심사를 논의하는 일정이었습니다. 특히 말레이시아에 대한 원전 수출과 관련해서 그 쪽의 마음을 좀 돌리려는 것이 가장 컸지요. 그 외에 현대건설과 삼성 등이 현장에 건설하고 있는 원유 저장시설을 둘러봤습니다. 말레이시아는 최대 석유 산유국인 중동과 가장 큰 소비처인 동아시아의 중간지점에서 오일 허브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향후 우리와의 관계 정립에 상당히 중요한 상대국으로 부상하리라 봅니다.

말레이시아 방문했을 때 오일 허브 구상 인상적

- 말레이시아를 다녀 오신 다음 페이스북에서 수쿠크와 관련된 열띤 토론이 있었는데…

현지에서 교민들과 대화할 시간이 있었어요. 아시다시피 말레이시아는 이슬람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또 수쿠크가 사실은 말레이시아에서 만들어졌다고도 할 수 있지요. 말레이시아가 이슬람 금융의 허브가 되겠다는 의지를 갖고 샤리아법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면서 만든 채권이 바로 수쿠크입니다. 그 결과 전세계 수쿠크의 70%가 말레이시아에서 발행됩니다.

이슬람 금융이 점점 장기 투자처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말레이시아의 수쿠크가 각광을 받게 된 것이죠. 현지 교민들의 이야기로는 우리가 수쿠크에 대해 좀 열린 마음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저도 사실 크리스천입니다만 수쿠크에 대해 지나치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 정부가 수쿠크에 특별한 관심을 갖는 이유가 있을까요?

사실 수쿠크는 회교율법이 금지하는 이자 수취를 우회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부동산 임대차와 같은 형태의 간접 사업구조를 띠고 있고, 따라서 거래비용이 다른 채권에 비해 높습니다. 다시 말해 정상적인 상황에서 국내 기업이나 정부가 굳이 비싼 수쿠크를 발행할 이유가 없는 것이죠. 하지만 현재 국제 금융 상황이 만족할 만한 안정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고 또 우리 스스로도 과거에 몇 차례 외환위기를 겪었기 때문에 비상시를 대비해 필요할 때 수쿠크를 발행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두자는 의미가 더 큽니다.

일각에서는 수쿠크에 특혜를 준다고 하는데 제가 따져 보았을 때 오해가 좀 있다고 생각됩니다. 일반 외국채에 주는 실질 혜택을 수쿠크에게 주는 정도입니다.      

 전교조의 급여차압으로 이행강제금일부를 납부하기위해 시민들이보낸 돼지저금통을 들고 간 조전혁 의원

- 지난번 전교조 사건 이후 의원님의 근황에 대해 궁금해 하는 독자들이 많습니다. 이번 재산공시에서 재산이 4억 가까이 줄었던데…

그게 좀 문제가 있어요. 제 재산이 4억 몇천이 준 것으로 발표됐는데 제가 어디서 현금을 4억씩 쌓아 두었던 것은 아니고요. 현재 정치자금법에 의하면 국회의원이 정치 후원금을 자기 명의로 통장을 개설하면 그 후원금이 자기 재산으로 집계됩니다. 선거가 있을 때처럼 그것을 사용하게 되면 재산이 준 것으로 나오는데 사실 그건 허수죠. 실제로는 한 1억 정도 줄었던 것 같습니다. 전교조가 제 월급을 원천징수(?)해 갔죠(웃음)

- 전교조 이야기가 나왔는데 얼마 전 경향신문에서 조 의원을‘우파 확신범’으로 평가하는 기사를 봤습니다. 본인 스스로 그 정도로 강성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글쎄요. 저는 사실 전교조가 세상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과거에‘전교조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라는 책의 공저자가 돼 전교조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듣는데 그 책에서도 저는 전교조의 해체를 주장하지 않았죠. 제 주장은 전교조가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겁니다. 과거 초기의 전교조는 사학비리에 맞서 교육 현장을 정화하는 데 분명히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전교조가 그 본연의 역할을 망각하고 종북 내지는 반체제로 가고 있다는 점이죠. 제 성향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제가 요리에 소질이 좀 있습니다.(웃음). 머리 속으로 재료와 조리법을 생각해 보며 이런 맛이 날거야 하고 만들어 보면 거의 정확합니다. 그리고 사실 저는 고등학교 때만해도 미술가를 꿈꿨어요.

저희 집안에 누나가 다섯인데 그 중 셋이 미술가입니다. 현재 제 아내도 미대 출신이고 딸들도 미대 다니죠. 저는 중학교 때부터 화실에서 데생을 했어요. 그런데 고2 무렵 아그립빠 데생을 하는데 갑자기 지겹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언제 기회가 되면 가족들과 함께 작은 전시회를 열어보고 싶어요.

- 그런면에서 보자면 의원님의 예술가적 고집이 현실적 문제와 자신의 정치노선 사이를 고민하게 만들 것 같은데요.

정치가는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적 문제로 원칙과 소신을 바꾸는 건 안 되는 것이죠. 사실 지역구(인천 동남구)의 민심은 한나라당 소속인 저에게 상당히 불리합니다. 정치적 사이클로 보자면 업앤다운이 있을 수 있지요. 하지만 어려울수록 더 유권자들과 스킨십을 하고 자신의 생각과 가치를 알려 지지를 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래도 할 수 없다면 제가 정치를 포기해야 하겠지요. 표를 위해 자신의 가치를 변절시키는 정치인으로 산다는 건 제게는 허용될 수 없는 일입니다.

손해보다라도 정치적 소신 유지할 것

- 최근엔 사학법 개정안도 발의하셨습니다. 전교조는 여기에 아우성을 치고 있는데 어떤 취지와 내용이신가요?

한마디로 학교에 자율과 책임을 동시에 더 많이 부여하자는 것입니다. 한번 생각해 보세요. 만일 제가 전교조 교사들에게 개인의 신체적 자유를 제약하는 법을 만들면 아마 난리가 날 겁니다.그런데 개인과 마찬가지로 법인에게도 법인격이라는 것이 있지요. 사학은 대개 재단법인이라는 법인격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의 사학법이 이 법인의 자기 결정에 대한 자유를 심각하게 구속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사학법은 발생할 수 있는 사학의 비리를 예상해 강력하게 사전 규제를 하고 있지요. 비리와 범죄는 법으로 처벌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것을 이유로 더 나은 학교를 운영하려는 사학들을 옥죄는 것은 온당하지 않지요. 학교 운영에 더 많은 선택권을 주는 대신에 발생하는 사학비리나 범죄는 더 엄하게 다스려 교사든 이사장이든 범죄를 저지르면 다시 교육계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자는 것입니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전교조에서 저의 이러한 활동을 마치 사학계의 로비에 의한 것으로 매도한다는 점입니다. 진정한 교육개혁을 이뤄내려면 전교조나 사학 모두 자율과 거기에 따르는 책임을 지려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조전혁의원은 최근 비리 교육인사를 퇴출시키는 사학법 개정안을 입법발의했다.

- 구체적으로 사학의 어느 부분에 대한 것입니까? 

현재 법사위에 올라가 있는 법안은 특정 교육 관련 가중처벌법입니다.이제까지 보면 사학에 비리가 있다고 하면 임시이사를 파견해 운영하다가 몇 년 있으면 또 그 비리인사가 다시 들어오고 해서 내부에서 분란과 갈등이 재발되곤 합니다. 결국 그러한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들입니다. 그런 구조가 계속 반복되어 오고 있는 것이죠. 저는 아예 그 구조를 끊자는 겁니다. 그것은 비단 사학 오너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촌지, 저는 이것을 뇌물이라고 부릅니다.

그 촌지를 받는 교사들, 뇌물을 받는 교육 관료들, 입시부정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함께 추방하자는 것이지요. 이런 것이 어떻게 사학비리를 옹호하는 것이겠습니까. 하지만 좌파계열 언론들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저 조전혁이 사학계의 로비에 이용되고 있다는 투로 보도합니다. 정말 억울하죠.

비전과 대안 제시하는 좌파기대

- 전교조가 맹위를 보이는 학교들에는 사학비리문제도 심각한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비단 사학뿐만 아니라 교육계를 들여다 보면 엄청난 관료주의가 횡행하고 있습니다. 여러 비리구조들이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지요. 그런 사학들을 보노라면 저 스스로 전교조가 되지 않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전교조가 저렇듯 사회적인 세력을 가진 단체로 성장하게 된 원인이 있습니다. 바로 부패와 권위주의, 관료주의 이런 것들입니다. 그런 것들이 전교조의 성장에 자양분을 주어왔던 것이죠.

사실 전교조가 그런 부분을 사회에 고발하고 깨뜨려 나간 점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전교조가 가진 시대착오적인 이념들이 외부적으로는 정의의 사도처럼 포장돼 나타난다는 것이 큰 문제인 것이죠. 우파의 입장에서는 그런 좌파가 생육할 수 있는 기반과 한경을 깨부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우파의 손으로 그러한 것들을 청소하지 못하면 국민들이 우파의 이념을 따라주지 않을 것입니다.

우파가 비리를 옹호하는 집단이 아니지 않습니까? 따라서 우파 정부는 그러한 사학비리에 대해 더욱 엄격해져야 한다고 봅니다. 지난 번 사립초등학교 입학비리 문제 터졌을 때 저는 그 학교 인가를 취소하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그걸 못하더군요. 우파가 그러한 공의를 실현할 때 건강한 좌파, 즉 음습하고 파괴적인 좌파가 아니라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는 생산적 좌파가 생길 수 있는 것이죠. 저는 그것이 대한민국이 발전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 충분히 공감되는 말씀입니다. 마지막으로 향후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십니까?

내년 총선이 이제 코앞에 다가왔지요. 대선도 가까웠습니다. 우파시민사회의 역량을 다시 결집시키고 그 조직을 계속 유지하는 일을 한나라당의 누군가 의원들 중에서 해야 하는데 제가 좀 감당해 보려고 합니다. 아젠다 세팅을 통해 정권 재창출을 해야 하는데 이러한 운동적 모멘텀이 현재 당내에 상당히 부족합니다. 새로운 자유보수운동이 당안팎에서 일어나야 할 때입니다. 

인터뷰/한정석 편집위원·前 KBS PD  kalito7@empal.com
사진 / 김동수 기자 dskim@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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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 2011-05-15 09:01:09
제가 다닌 고등학교는 전교조 교사비율이 80퍼센트를 넘었습니다. 그리고 재단비리와 재단의 학교행정농단 때문에 3년 내내 맘편히 다닌 적이 없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이른바 '좌파교육'이란 것을 받은 적도 없고 선생님들이 어떤 이념적 편향을 보이시지도 않았습니다(06년 2월 졸업이니 3년 내 노무현정권이었군요). 오직 교과수업과 학교운영에 열심인 분들이셨습니다. 물론 이것은 제가 다닌 학교의 특수한 경우일

이생 2011-05-15 09:16:19
수 있지만, 제 고교경험만을 놓고 말한다면... 우선, 사학재단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입니다. 사학재단안에서 설립자는 마음대로 할 수 있습니다. 허수아비교장을 세웠다가 못마땅해 자기가 직접 교장이되고 학생선발규정을 매년 뜯어고치고 학생 당 급식비에서 500원씩 착복하고..ㅋㅋ 끊이지 않는 파행운영을 교사회와 학부모회가 교육청에 호소하고 떼써서 겨우 견디는 수준이었습니다.

이생 2011-05-15 09:24:38
어디 사학법이 없어서 그랬나요? 사학재단은 사회적 강자입니다. 그 설립자들은 대부분 지역유지고 교회장로님이고 그러시죠. 학교에 '큰 사건'이 하나 터져 외부에 노출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현실적으로 재단의 독단을 막을 수 없습니다.

이생 2011-05-15 09:34:54
그리고 전교조의 좌경향을 우려하는 것도 솔직히 오버로 보입니다. ㅋ 제가 다녔을 때의 저희학교선생님들이 가장 '우파가 우려하는 전교조'적이었을 것입니다. 교육청에 시위나가고 등교거부하고 해임거부투쟁 삭발 등 진지전 유격전을 두루 수행하고.. 그 와중에도 학생들 수업시간은 채웠네요.ㅋ 그럼에도 학생들은? 선생님들하고 시시콜콜한 거 가지고 싸우거나 제 앞가림하느라 바쁘지, 선생님들에 동조할 틈이 없습니다.

이생 2011-05-15 09:51:09
가장 전위적인 선생님들과 함께 생활하는데도 그렇습니다. 학생들이라고 그렇게 만만히 주입받지않습니다. 갈수록 자기본위적이죠. 물론 '학교문제'와 선생님들께 그나마 열성적인 아이들이 학생회를 구성했지만.. 지금 대한민국 어디에 학생회가 학생들에게 전반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학교가 있겠습니까? ....쓰다보니 맥이빠져 끝을 못 맺겠군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