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무명 설움 견뎌낸 가수 윤태규
25년 무명 설움 견뎌낸 가수 윤태규
  • 미래한국
  • 승인 2011.05.10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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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 송만기

 
MY WAY

아주 멀리 왔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다 볼 곳 없어
정말 높이 올랐다 느꼈었는데 내려다 볼 곳 없네
처음에는 나에게도 두려움 없었지만 어느 새 겁 많은 놈으로 변해 있었어
누구나 한번쯤은 넘어질 수 있어
이제와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어
내가 가야 하는 이 길에 지쳐 쓰러지는 날까지
일어나 한번 더 부딪혀 보는 거야
때론 큰 산 앞에서 무릎 꿇고서 포기도 하려 했어
처음처럼 또다시 돌아가려고 무작정 찾으려 했어
처음에는 나에게도 두려움 없었지만
어느새 겁 많은 놈으로 변해 있었어

 누구나 한번쯤은 넘어질 수 있어
이제와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어
내가 가야 하는 이 길에 지쳐 쓰러지는 날까지
일어나 한번 더 부딪혀 보는 거야
처음에는 나에게도 두려움 없었지만
어느새 겁 많은 놈으로 변해 있었어
누구나 한번쯤은 넘어질 수 있어
이제와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어
내가 가야 하는 이 길에 지쳐 쓰러지는 날까지
일어나 한번 더 부딪혀 보는 거야
MY WAY~
 홍진영 작곡 홍진영 윤태규 작사

이 노래를 들으면 가수가 누구인지 금방 알게 될 것이다.
편안한 리듬으로 친근히 마음을 열게 해주는 노래이다. “아 ~ 이 가수?” 지쳐 있는 우리에게 희망을 주었던 노래이고, 40대 전후가 노래방에서 아주 많이 부르던 노래 중 하나가 바로 흥겨운 리듬의 ‘MY WAY’ 다. 이 노래는 38주 동안 방송 차트에서 1등을 한 노래이다. 대한민국 기록이 될 것이다. ‘가요베스트’ 5주 연속 1위곡이기도 하다.

20년 이상 오랫동안 보아온 쉘브르 후배 가수 윤태규! 그는 실력 있으면서도 25년의 무명 시절을 보내 자기의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노래로 사랑을 받고 있다.
나는 그와 인터뷰를 하면서 그의 과거를 진솔하게 담았다. 아니 살포시 아끼면서 그의 말을 담았다. 후배의 살아온 인생길을 나는 노래처럼 들었다. 성실한 생활 태도, 가족 사랑에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도로 훌륭한 가장이고 가수이다. 그가 모든 것이 계속 승승장구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창을 연다.
인터뷰 시간이 오후 2시에 잡혀 바쁜 그를 만나러 용산에 있는 국군홍보관의 국군 방송국으로 차를 몰았다. 차량 핸들을 잡고 96.7 MHZ로 나는 이미 윤태규가 진행하는 방송을 들으며 그를 만나면서 가고 있었다.

어려서 먹던 자장면에 대한 추억담이 흘러나온다. 정갈하고 즐거운 멘트와 노래를 들으며  88도로에서 방송국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윤태규가 진행 중인 방송에서 1975년에 자장면이 얼마였는지를 묻는 문제를 청취자들한테 던진다. 보기가 3개 주어진다. 500원 80원 210원…… 정답은 210원이다. ㅋㅋ

가수·방송 MC로 숨은 실력 발휘

지금은 4천원 정도 하니 격세지감을 갖게 된다. 윤태규는 초등학교 졸업식 후 중국집에서 가족들의 축하 속에 먹었던 자장면이 최고였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아버지에 대한 과거 추억의 말들이 이어지고 청취자가 보낸 문자를 읽어 내려 갈 때 나도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으로 숙연해졌다. 윤태규의 방송은 감성을 흔들며 청취자를 흔들어 놓는다. 그래서인지 지금 윤태규 프로는 인기가 최고이다.
윤태규 방송은 과거 내가 경기방송 99.9MHZ ‘떴다! 송만기!’라는 오후 4~6시 생방송프로를 할 때처럼 아주 편하게 느껴진다. 나 역시 사람들을 많이 울리고 웃게 하던 방송인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 윤태규의 방송 포맷이 나와 비슷하다.

그 당시 한 주부는 내 방송을 듣고 우울증을 고쳤다고 한다. 매일 지쳐 있는 오후 4시를 지나서 우연히 사이클을 돌리다가 방방 뜨는 목소리에 이게 뭔 방송인가 하면서 듣게 됐다고 한다. 하루는 큰 꽃다발과 함께 선물이 답지했다. 바로 그 우울증에 시달렸던 청취자의 선물과 편지였다.
윤태규의 방송이 감성을 자극하고 본인이 직접 노래까지 부른다는 것은 다른 DJ들이 감히 흉내도 낼 수 없는 컨셉이 되고 있다. 2시간 방송 중에 라이브 통기타 노래가 자주 나온다. 남의 노래를 자기 것으로 잘 소화하기 때문에 윤태규는 대단한 가수요 방송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DJ가 방송 중에 5곡 이상을 부르는 것은 윤태규가 최초일 것이다.

충주방송에서 명성을 날리던 류해창 PD는 방송 무명 신인 윤태규를 발굴했다. 센스 있는 작가 문지영의 글도 윤태규 프로를 받쳐주는 산소 같은 역할이 되고 있다. 하지만 결국 DJ 본인의 능력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것이 방송이다. 윤태규는 25년의 무명 설움이 있어 겸손하면서도 열정을 방송에 쏟고 있다.
윤태규의 방송 멘트와 통기타 노래를 차 안에서 거의 한 시간을 들은 후 인터뷰 주인공을 가까이서 만나는 느낌은 새로웠다.

메이저 방송이 아닌 마이너 방송이지만 진행자 윤태규는 메이저급 이상이다.
노래를 많이 부르지만 지루하지 않은 것은 실력이 있기 때문이다. 어느 진행자가 통기타로 노래를 하며 방송을 할 수 있을까? 방송 중에 나를 반갑게 맞이한다.

윤태규는 5~6살 때부터 노래를 좋아하고 잘 불렀다고 한다. 어른들은 그런 그를 가만 두지 않았다. 몇 명만 모이면 노래를 시켰지만 그는 시키는 대로 노래를 불렀다. 결국 가수의 꿈은 그렇게 형성된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누나에게서 통기타 선물을 받았다. 기타를 선물 받고 흥분된 윤태규는 잠을 잘 수 없었고, 눈만 뜨면 기타를 치면서 노래했다. 기타와 노래에 미쳐 공부를 소홀히 할 정도였다. 윤태규는 청소년기를 음악 속에 빠져살며 자기만의 음악세계를 개척한다.

윤태규가 결정적으로 가수가 된 계기는 서울 명동에 있는 ‘이종환의 쉘브르’라는 통기타 라이브 카페에서 콘테스트에 당선되고 부터다. 그 당시 쉘브르에는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들이 즐비하게 있었다. 남궁옥분(꽃분이) 전영(어디쯤 가고 있을까) 시인과 촌장(가시나무) 이태원(솔개) 권태수(아기곰) 김세화(나비소녀) 김승덕(아베마리아) 김재희(애증의 강) 최성수(해후) 신계행(가을사랑) 정경아(신촌부르스) 박강성(문밖에 있는 그대) 강승모(무정부르스) 박진광(친구야) 김만수(영아) 개그맨 주병진 허참 등 스타들이 있었다. 나중에 스타가 된 변진섭도 쉘브르 출신이고, 나 역시도 남궁옥분 하덕규 김승덕 등과 동기로 노래를 했었던 쉘브르 출신이다.

 

쉘브르·문선대에서 가수 활동 길 열어

쉘브르는 당대 최고 명문의 가수 산실이다. 최고의 인기 DJ ‘이종환 대장’의 쉘브르는 군대로 따지면 육사에 버금가는 프라이드를 가질 만한 그런 곳이었다. 그런 곳에서 노래를 처음 시작한 윤태규는 어려서 가졌던 꿈을 이룰 곳을 찾았다는 것에 하루하루가 행복했고, 아주 열심히 노래를 배우고 불렀다. 선배들은 하늘 같았고 대 스타 선배들에게 배우는 것이 많았다. 그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한 쉘브르 생활이었다.

나의 기억으로 윤태규는 인사를 참 잘했다. 요즘 인기를 누리는 세시봉이 바로 우리보다 위에 있던 선배 그룹의 명품이었다면 바로 그 밑의 명품이 쉘브르 출신 가수라고 보면 된다. 아무나 들어 갈 수 없었고 반드시 콘테스트를 통해야 하는 관문은 ‘이종환 대장’의 까칠한 심사를 통해 이루어졌다.

절대로 1차에 통과할 수 없는 게 쉘브르 전통 콘테스트다. 그런데 윤태규는 1차로 불이 12개가 들어오면서 아주 우수하게 콘테스트를 통과한다. 불이 6개 이상이 들어오면 한 곡을 더 부를 기회를 준다. 두 곡을 부르게 되면 ‘이종환 대장’이 마지막 불을 잘 안켜준다. 결국 모두 1차에 합격하기는 아주 어렵다. 그럴 경우 나중에 또 다시 도전하게 해주는데 그게 어려운 코스다. 잘하면 대개 11개 까지는 불을 켜주는데 그 12개가 들어오기란 거의 힘든 게 전통이다.

윤태규는 그 어린 나이 19세에 이룬 그의 첫 꿈이 쉘브르 가수가 된 것이니 얼마나 좋았겠는가? 최성수, 박강성도 1차에 안 됐고, ‘바람 바람 바람’의 김범룡은 수차례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무명인 나와 박진광 신계행 윤태규는 1차에 관문을 통과한 운 좋은 사람들이었다. 윤태규는 이후 25년이 지나 떴지만 박진광도 김범룡과 듀엣으로 ‘친구야’로 조금 떴고, 신계행도 ‘가을사랑’으로 떴다. 나도 ‘한번만 더’로 잘 뜨다가 가라앉은 1차 관문자다.

윤태규는 쉘브르에서 노래를 부른 덕(?)에 군 연예홍보단인 문선대에 들어간다. 문선대에 들어가기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 이곳 출신들 스타를 몇 명만 든다면 김건모를 비롯 요즘 잘 나가는 정엽, 추가열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김종진, 개그맨 김용만, 심현섭, 김승현 등이다.
윤태규는 홍보단에서 음악에 대한 기본기를 많이 배운다. 그러나 윤태규는 군 제대 후 독집 앨범을 4집까지 내지만 완전히 실패한다. 2집에서는 ‘예감으로 느낀 너의 표정’으로 가요톱10  8위까지 랭크되기도 했지만 ‘그녀를 만나는 곳 100미터 전’의 이상우가 같은 기획사에 들어와 메인 가수가 돼 윤태규는 침체에 빠진다.

2006년 5집 앨범의 ‘마이웨이’인터넷에서 부터 인기

가수 이상우는 윤태규에게 언제나 미안해 했다. 그러다 ‘마이웨이’로 윤태규가 히트하게 되자 가장 진심으로 축복해 준 친구가 바로 이상우였다.

윤태규는 1995년에 결혼했다. 교통사고를 계기로 아내를 만났다. 라이브카페에 노래하러 가다가 자기가 탄 차 뒤에서 쿵 하는 가벼운 충격에 놀라 내렸더니 어린 여성이 어쩔줄 몰라 하고 있었다. 화가 나야 할 윤태규는 그녀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 그 후 윤태규의 연애 작업(?)은 성공한다. 맨 처음에는 가수라는 것을 숨겼지만 노래하는 곳에 한번 데리고 가서 홀딱 반하게 했다. 무명 가수로 돈 한 푼 없던 그가 노래하던 업소 사장님들에게 집 얻을 돈을 빌려 결혼한다.

결혼 후 윤태규는 노래를 위한 노래가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 노래한다. 빚을 갚아야 되고 예쁜 여자를 아내로 맞아 책임감이 어깨를 눌러 낮 1시부터 새벽 4~5시까지 그는 10여 군데서 노래를 하게 된다. 차 기름 값을 아끼기 위해 집에도 안 들어간다. 밥도 도시락을 싸가지고 나와서 두 끼를 해결한다.
선배 가수인 박강성이 “무명가수가 라이브 카페서 노래하고 집을 사고 앨범을 내는 것은 윤태규가 전설이다~” 라고 할 정도로 윤태규는 미친 듯이 일을 한다.

그렇게 힘들게 보내던 윤태규는 2004년 5집 앨범에 ‘마이웨이’가 들어간 판을 제작한다. ‘마이웨이’가 들어갔지만 타이틀 곡은 아니었고, 맨끝 10번 트랙에 숨어 있었다. ‘너 때문에 살고 싶었어’라는 타이틀 곡은 안 뜨고 2년여가 지난 2006년 여름에 ‘마이웨이’가 기적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뜨기 시작한다.
‘마이웨이’ 가 뜨니 몸값이 10~20배가 올랐다.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니 부인과 아이들도 신이났다. 특히 결혼을 반대하던 장인 장모는 무명 가수한테 딸을 주고 마음 고생이 심했는데  두 분이 가장 좋아했다고 한다. 이젠 행복한 윤태규다.

윤태규는 운동을 좋아한다. 특히 연예인 배드민턴 팀인 ‘연예민턴’ 팀을 만들어서 활동 중이다. 여기에는 가장 친한 친구 가수 이승훈 추가열을 비롯 박강성 이상우 김용만 등도 있다. 현숙이 회장을 맡고 있다. 가족을 위해 할 일도 많고 사랑을 준 팬들에게 보답하는 것도 건강해야 가능하다는 것이 착한 가수 윤태규의 생각이다.

‘미래한국’ 독자들에게 한마디 인사를 부탁했다. “건강하시고 돈 많이 버시고, 꿈과 희망을 버리면 더욱 안 되시고, 절대 어떤 일이든지 포기하는 일이 없는 미래한국 독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저 역시 무명의 설움을 25년간 가지고 살면서 희망을 버리지 않았기에 지금 같은 좋은 시절이 왔습니다. 앞으로 더 겸손한 마음으로 노래하고 방송하겠습니다. 가수 윤태규는 희망을 주는 가수로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독자 여러분! 행복하세요!!! ”

오랫동안 보아온 윤태규는 아직도 순수하고 깨끗한 청년이고 한 가정의 책임 있는 가장이다.
그의 얼굴이 40대 후반이라고는 조금도 느끼지 못함은 지금의 삶이 행복해서 일 것이고,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덕도 한몫 할 것이란 생각이다. 윤태규의 멋진 인생이 더 펼쳐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아주 멀리 왔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다 볼 곳 없어…”

 
송만기
가수 방송인, 라이브하우스 ‘뉴욕’ 대표, (주)웰리치 인베스트먼트 부회장, 극단 ‘大河’ 연극 활동, 싱어송 라이터 가수로 7집 앨범 발표,  전 국가대표 하키선수 및 청소년 대표 주장, 단국대 경영학 석사

(☎010-5329-3606  manki71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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