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보수가 집권하려면
[칼럼] 보수가 집권하려면
  • 미래한국
  • 승인 2011.05.13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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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
 

대한민국의 발전이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 체제 때문이라고 믿는 사람, 또 대한민국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도 그것이 필요하다고 믿는 사람이라면 모두 보수진영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2012년의 선거에서 보수의 그 가치를 실현해줄 지도자가 승리하길 원한다. 그것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

보수는 보수다워야 한다

2012년 대선에서 복지정책은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좌파진영은 분명 공짜 시리즈로 공약집을 채우게 될 것이다. 이미 무상급식으로 열어 놓은 길은 의료와 등록금과 보육과 주택으로 확대될 것이다. 보수 후보마저 그들에게 질세라 짝퉁 좌파가 돼 무상시리즈로 대응한다면 불행한 일이다. 그것은 스스로 보수가 철학도 없는 포퓰리스트임을 자인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보수층 유권자를 모독하지 말라. 그들은 양심이 있고 양식이 있다. 모두가 국가의 공짜시리즈에 매달려 산다면 결국 대한민국은 망하게 된다는 것을 알 만한 사람은 모두 안다. 따라서 보수후보는 양심적인 유권자들에게 진실을 호소해야 한다. 땀 흘리고 아끼고 저축하는 나라에만 미래가 있음을 설득해야 한다. 좌파가 대중에 아부한다고 보수도 부화뇌동해서는 안 된다. 

복지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집중하고, 돈 벌 수 있는 사람들은 스스로 살아가라고 말해야 한다. 보수가 공짜시리즈로 싸울 수는 없다. 그런 보수후보라면 보수진영이 뽑아 주어야 할 이유가 뭔가. 손학규 유시민과 무슨 차이가 있겠나.

보수후보는 보수다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강한 나라, 선진 한국을 만들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세계 5대강국의 모습을 제시하고, 자유민주주의로 통일된 우리의 미래 모습으로 국민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분당을에서의 한나라당 패배는 한나라당의 정체성 상실로 인해 전통적인 보수지지 유권자들이 어디를 찍을지 모르게 됐기 때문이다. 보수는 보수다워야 보수세력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다.
진영의 좌우를 막론하고 단일화는 선거 승리를 위한 매우 중요한 조건이다. 조국과 오연호가 쓴 ‘진보집권플랜’도, 문성근이 오래 전부터 해오고 있는 ‘100만 민란’ 프로젝트도 결국 좌파후보들에게 압박을 가해서 단일화를 이루어내겠다는 것이다.

그런 운동은 보수진영에도 꼭 필요하다. 박근혜와 김문수와 오세훈 등 잠룡들이 분열한다면 승리의 가능성은 희박하다. 불행히도 역대 선거를 보면 후보들은 늘 분열하곤 했다.
단일화의 압력을 가할 주체는 보수진영의 시민세력들이다. 어느 후보에도 속하지 않는 보수운동권이 있어야 하고, 그들이 지금부터라도 힘을 결집해서 보수후보 단일화를 압박할 힘을 길러야 한다.

대중과의 호흡, 재미 있는 후보

이제 보수도 재미 있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심각하게만 늘어놓는다면 다들 듣기 싫어 자리를 피할 것이다. 같이 이야기 나누면 기분 좋고 흥겨운 사람이 돼야 하고 이미지도 그렇게 바꿔야 한다.  
후보 스스로 그렇게 바뀌어야 하지만, 시민사회의 노력은 더욱 절실하다. 보수의 가치를 담은 동화와 노래, 패러디를 만들어서 공급해야 한다. 그런 내용의 토크쇼와 코미디물을 만들어서 세상을 설득해야 한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의 SNS 매체를 활용해서 보수의 가치를 전파하는 일도 중요하다.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배워서 보수가 살아 있음을 세상에 지속적으로 알려줘야 한다.
시민사회가 보수가치에 충실한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어야 보수후보가 마음 놓고 보수성을 유지할 수 있다. 전통적인 보수세력은 나이가 너무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같이 모여 있는 모습만으로도 미래가 없어 보인다. 젊은이들을 충원하는 일이 절실하다.

다행히 희망은 보인다. 20대가 북한정권의 실상에 대해서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젊은이들이 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가진 것은 아니다. 그들에게 보수의 가치를 설득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것은 말로는 되지 않는다. 기득권 세력의 희생을 통해서만 보수가치의 참의미를 인정할 것이다. 젊은이들에게 대접을 받을 생각을 버려야 한다. 젊은이들을 충원하는 일은 보수 모임들에서 발언 기회를 젊은이들에게 내주는 일부터 시작돼야 한다.

자유를 위한 기부

보수 활동에도 당연히 돈이 든다. 자금이 풍부할수록 활동은 왕성해질 것이다. 그러니 보수의 가치를 지키고 싶은 사람들은 보수단체에 돈을 기부해야 한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가장 많은 돈을 내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사상과 시민단체에 대한 투자이다. 이번 정권에서 잘 보았듯이 보수세력의 끈질긴 감시가 없다면 정치인은 인기를 위해 보수의 옷을 입고도 좌파의 행동을 서슴없이 감행한다. 보수사상 단체와 시민단체의 왕성한 활동만이 보수적 가치를 세우고 유지할 수 있다.

이렇게 말은 하지만 보수진영 시민단체들이 풍족한 자금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돈 없음을 핑계로 활동을 하지 않는다면 보수운동의 미래는 없다. 보수사상이 자리를 잡아야 이 나라가 성공한다고 믿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그 믿음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

지식이 있는 사람은 지식으로, 시간이 있는 사람은 시간으로, 돈이 있는 사람은 돈으로 희생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우파는 좌파에 한참 못 미친다. 흔히 돈 가진 자들에게 무임승차만 하려 한다고 손가락질을 하지만, 우리 자신부터 희생해야 그들도 따라올 것이다.

보수진영은 너무 조용하다. 좌파들은 2012년 선거에서의 승리를 위해 진작부터 활동을 개시했는데, 보수진영에서는 어떤 소식도 들리지 않는다. 잠룡들은 선거공학적 관점에서 활동 시기를 저울질하겠지만, 시민운동은 그래야 할 이유가 없다.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 지금 당장 보수의 집권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들을 시작할 때다.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일리노이대 경제학 박사
숭실대 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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