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진영, 2012대선플랜 본격 가동
좌파진영, 2012대선플랜 본격 가동
  • 미래한국
  • 승인 2011.05.13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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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선도 플랜 중 일부, 정부 지원 통한 활동 전개 모색

 

지난 4월 27일 재보선에서 좌파연합은 대승을 거뒀다. 좌파진영은 지난 수개월 동안 후보 단일화 작업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 결과 강원도지사, 경기 분당을, 전남 순천 국회의원은 물론 울산 동구, 강원 양양의 기초단체장 등 후보를 당선시켰다.
이를 통해 좌파진영은 큰 용기를 얻었다. 현재 분위기로 보면 앞으로는 내년 대선과 총선을 위한 통합 운동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좌파진영의 ‘빅 텐트’ 전략

좌파진영은 2010년 하반기부터 진보 대통합 작전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기존의 좌파단체, 정당은 물론 친노세력과 민주당, 진보신당 등도 모였다. 이들의 분위기는 통합을 이야기하며 주도권 쟁탈전을 벌이던 지난 2005년과는 사뭇 달랐다고 한다.

좌파진영은 “지금 反MB 진영은 추진 동력도 부족하고 국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논리도 없다”고 판단했다. 이때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을 지낸 김기식 씨가 ‘빅 텐트論’을 들고 나섰다. “주도권 갈등이나 내부 논란이 일 수 있는 화학적 통합은 하지 않고 진보 진영이 새로운 이름으로 통합-활동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주요 재보선에서 야권 단일후보를 내세우고 그를 당선시키기 위해 전력질주를 해야 한다는 게 요지였다.

2010년 11월에는 조국 서울대 교수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와 함께 7개월 동안의 대화를 담은 ‘진보집권플랜’이라는 책을 펴냈다. 조국 교수와 오연호 대표는 여기서 이 ‘빅 텐트論’을 보다 구체적이고 섬세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 같은 주장은 곧 좌파진영 전반의 공감을 얻었다. 좌파단체들은 곧 워크샵 등을 가지며 실행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대형 좌파연합체는 이런 모임의 허브 역할을 맡았다. 이들의 논의는 소리 없이 차근차근 진행됐다. 

처음 좌파단체들로부터 시작된 이 빅 텐트론은 진보신당, 민노당 등 좌파 정당, 이어 민주당으로까지 퍼졌다. 유시민이 이끄는 국민참여당도 동참했다. 좌파진영 대부분이 동참한 빅 텐트는 곧 대선 전략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소위 시민사회단체는 단체를 위한 빅 텐트를, 정당들은 재보선과 총선을 위한 빅 텐트를 준비했다.

좌파진영은 2010년 말 빅 텐트 론의 실행에 들어갔다. 바로 ‘민란 프로젝트’와 ‘내가 꿈꾸는 나라’다.
‘민란 프로젝트’는 대표적인 親盧 연예인인 문성근 씨가 2010년 10월 중순부터 실시하고 있는 좌파 - 친노 통합 프로젝트다. 문 씨는 여기에 2008년 촛불 난동에 적극 동참했던 단체와 사람들, 親盧 진영을 끌어 모으려 하고 있다.

문 씨는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www.poweroftheple.kr)’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온라인으로 회원을 모으고 있다. ‘유쾌한 민란, 100만 송이 국민의 명령’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사이트에서 문 씨는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폭거는 일일이 거론할 필요도 느끼지 않는다. 다만 민주적 가치를 훼손하는 독재로의 회귀, 서면경제 위기, 남북관계 파탄은 단지 이 대통령의 독선, 독단의 결과가 아니고 조중동과 한나라당이 손잡고 벌이는 일이라, 2012년 또다시 한나라당의 집권을 허용한다면 그 재앙적 후과는 가늠조차 할 수 없기에 그만큼 절박한 것”이라며 “우리는 2012년 반드시 민주정부를 다시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란 프로젝트’와 ‘내가 꿈꾸는 나라’

문 씨는 이 같은 ‘취지’를 내세운 뒤 작년 10월 중반부터 계속 전국을 돌며 참여자를 모으고 있다. 현재 회원은 10만 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 씨의 ‘민란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한 이들은 이미 전국 각지에서 지역별 모임을 열고 있다. 

지난 4월부터는 새로운 조직이 발기인을 모으는 중이다. 단체 이름은 ‘내가 꿈꾸는 나라’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김기식 운영위원장,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前 상임대표, 조국 서울대 교수 등이 공동 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다. 5월 2일 서울 시내에 사무실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한다.
이들은 지난 3월 29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가칭) 시민정치행동 내가 꿈꾸는 나라’ 창립준비위원회 발족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이정희 민노당 대표, 손학규 민주당 대표, 심상정 진보신당 前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스스로를 ‘2012년 진보세력 집권을 위해 뭉친 2008 촛불들’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들은 “내가 꿈꾸는 나라는 지난 2008년의 촛불시민들로부터 그동안 망각하고 있었던 주권자를 발견했다”며 “정치인 혹은 전문가, 시민단체 활동가에게 맡겼던 정치를 시민이 일상 공간 속에서 행할 수 있게 자신들이 플랫폼이 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내가 꿈꾸는 나라’는 오바마 대통령을 만들어 낸 ‘무브온’을 롤(Role)모델로 좌파진영을 네트워킹하고 뒷받침해 2012년 좌파진영 집권과 2014년 지자체 선거 승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발족식에서 “지난 3년간 우리는 정치가 잘못됐을 때 어찌되는지,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똑똑히 보았다”며 “시민 참여로 만들어진 가치와 정책, 커뮤니티 조직으로 2012년 진보·개혁세력의 집권과 2014년 지방자치의 혁신을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내가 꿈꾸는 나라’에는 500여 명이 넘는 좌파단체 대표자, 운영진들이 발기인으로 참여하고 있다. 권미혁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김민영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김종남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김호기 연세대 교수, 박진섭 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 오성규 환경정의 前 사무처장 등은 준비위원회 운영위원이다. 남윤인순 前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김기식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조국 서울대 교수 등은 공동 준비위원장을 맡았다.

‘내가 꿈꾸는 나라’는 향후 지역·부문별 전국 순회 간담회, 온라인 커뮤니티 구축, 좌파 시민단체와 커뮤니티에 대한 지원센터 구축, 시민의회·시민정부 구성, 시민정치학교 개설, 각종 정치 담론과 정책 개발을 추진할 것이라고 한다.

문성근 씨의 ‘민란 프로젝트’가 일반 시민과 단체 활동조직을 대상으로 한다면 ‘내가 꿈꾸는 나라’는 좌파진영의 리더들이 모인 단체라는 점이 차이가 있을 뿐 그들의 지향점은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MB정부는 좌파 단체 지원 논의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두 번의 집권에서 교육과 미디어의 중요성을 인식한 좌파진영은 최근 종편방송사업자로 선정된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의 방송사업 저지를 위한 연대단체를 준비하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을 중심으로 한 20여 개 親盧단체와 좌파단체는 지난 3월 2일 좌파단체들에게 ‘조중동 방송저지를 위한 연대체 구성이 필요하니 참가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서를 보냈다.

이들은 ‘조중동 종편방송 설립 허가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향후 △조중동 방송의 부당성을 알리고 추가 특혜를 저지하는 운동 △종편 선정 과정에 대한 국정조사·청문회 촉구 △2012년 총선·대선에서 각 정당과 후보들이 ‘조중동 방송 취소’를 공약으로 채택하도록 하는 운동 등을 벌이겠다고 한다.
재미 있는 건 이 ‘연대운동’ 참여자들이다. 민언련은 좌파 미디어의 ‘본산’이다. 다른 참여자로는 안티조선, ‘민란 프로젝트’, 전교조, 민노총, 민교협, 참여연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진보연대 등이 포함돼 있다. 

한편 이런 좌파진영의 활동과 분위기를 모르는 건지 이명박 정부는 풀뿌리 시민사회단체를 돕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16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는 특임장관실, 청와대 사회통합수석실, 총리실 관계자와 경실련, 열린사회시민연구소, 지방자치발전연구원, 좋은예산센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희망제작소, 한국YMCA, 연탄은행, 민생경제정책연구소, 한국자유총연맹 등 40여 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워크숍을 열고, 민관협력 제도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참석자에 따르면 당시 우파단체는 불과 3~4개. 나머지는 모두 좌파 진영의 ‘풀뿌리 시민단체’였다고 한다. ‘아스팔트 우파’는 아예 부르지도 않았다. 

풀뿌리 서민 조직으로 변신, 정부지원자금 노려

워크숍에 참석했던 정부 관계자는 “2008년 촛불시위 이후 정부와 시민사회단체 간의 관계가 소원해졌는데 이때부터 불법단체와는 거리가 먼 단체들마저 외면당해 서민들을 위한 활동이 줄어들어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이 초대한 ‘풀뿌리 시민사회단체’의 ‘뿌리’는 따지지 않았다. 아름다운 재단이나 희망제작소와 같은 단체들은 실질적으로는 참여연대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으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열린사회연구소 등은 친노. 좌파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2008년 이후 정부의 자금지원이 끊어지자 ‘풀뿌리 서민지원’ 활동을 하는 조직으로 변신한 뒤 서민들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이념에 근거한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이처럼 좌파진영은 지난 정권과 같은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이 없다 해도 ‘서민’ ‘복지’ 등의 이름을 걸고선 ‘서민정책’ 지원을 받아 연명하고 있다. 여기에 지원되는 자금이나 제도 중 일부는 좌파진영의 총선, 대선 준비를 위한 계획 실행에 쓰이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앞서 설명한 ‘민란 프로젝트’나 ‘내가 꿈꾸는 나라’, ‘조중동 종편허가 취소 운동’ 등에 대한 아무런 제재나 조사도 없다. 오히려 이들의 활동에 주목하며 SNS 소통이니 젊은 세대 포용이니 서민정책이니 하며 따라 가려는 태도를 보인다.

현 정부의 이 같은 ‘나이브’하고 ‘포퓰리즘’에 기댄 태도와 기존 우파진영을 무시하는 사고방식은 지금 2012년 좌파 정권 창출을 ‘촉진’하고 있는 꼴이다.

전경웅  객원기자·뉴데일리 기자enoch2051@hanmail.net

 
좌파진영의 ‘진보집권플랜’, 그 내용은

2010년 하반기 ‘빅 텐트론’이 나올 즈음부터 좌파진영은 2012년을 내다보고 발빠르게 대응해 왔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그는 2010년 11월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와의 대담을 책을 펴냈다. 책 제목은 ‘진보집권플랜’. 조국 교수는 이후에도 ‘조국, 대한민국에 고한다’ 등 2권의 책을 펴냈다.  

이 책들에서 조 교수가 주장하는 내용은 큰 차이가 없다. 우선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판, 그리고 좌파진영의 ‘대동단결’과 ‘2012년 총선·대선 승리’다. 하지만 조 교수가 책에서 설명하는 실행계획은 기존의 좌파 주장과 조금씩 차이가 난다.

우선 2030세대들을 비하하던 ‘88만 원 세대’ 등의 표현이 사라졌다. 대신 ‘486세대가 20대를 끌어안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진보 정권에서 통일과 평화에 대해 제대로 교육받고 이를 공기처럼 느끼며 살던 세대이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또한 ‘진보진영이 화학적 결합에 급급하지 말고 같은 이름을 달고 다른 조직 속에서 활동하는 게 더 이익’이라고 주장한다. 즉 1995년 이탈리아의 중도좌파 정당이 만든 ‘올리브 동맹’이나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 야권이 만든 ‘무지개 동맹’과 같은 형식이 오히려 효과적이라는 설명이었다.

또 다른 재미 있는 주장도 있다. 바로 ‘좌파진영의 스타 만들기’와 ‘좌파진영을 위한 고속도로 건설’이다. ‘좌파진영의 스타 만들기’를 조 교수는 ‘진보개혁진영 드림팀 구성’이라고 표현한다. 좌파진영의 ‘이데올로그’가 될 수 있는 사람 몇 명으로 팀을 구성해 사회 전반에 대해 주장을 펼치고 공감대를 형성, 일종의 ‘정치 스타’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치인, 단체 대표들 간의 비난을 그만 두고 서로의 장점을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좌파진영을 위한 고속도로 건설’이란 자신들의 우호세력이라고 보는 ‘486세대’와 좌파 진영이 ‘反MB 세대’로 규정하는 30대, 그리고 아직은 ‘어린’ 20대들 간의 연대관계다.

조 교수는 자기 나름대로의 ‘세대론’을 통해 “486세대가 20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진보개혁진영의 미래는 없다”고 주장한다. 즉 현재 20대를 끌어들여 자신들의 ‘행동조직’으로 만들어 일종의 세대 간 수직적 결합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조 교수의 주장은 현재 좌파진영 내에서 실행단계에 들어서 있다. 특히 2030세대를 좌파진영의 ‘행동대’ 식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이 가장 활발하다.

하지만 우파진영은 이에 대응할 능력이 없는 상태다. 우파진영이 현 정권을 ‘우파’로 본 뒤 각자 본업으로 돌아가면서 활동의 ‘연속성’을 잃어버렸고, 지난 정권에 저항하면서 나타난 ‘드림팀 스타’들의 목소리마저 정부가 외면하면서 ‘동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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