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론(新黨論)과 목적론(目的論)
신당론(新黨論)과 목적론(目的論)
  • 미래한국
  • 승인 2011.07.2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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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노트] 편집인 김범수

  

       

선거철이 되면 신당(新黨) 창당론이 고개를 든다. 기존의 구태의연한 정치문화와 수준 미달의 정치인과 정당들에 대한 깊은 실망감도 그 요인이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정치권을 기웃거리던 수많은 정치지망생 2군들이나 자기 분야에서 일정한 성공을 거둔 뒤 국정문제에 훈수를 두고 싶어하는 사회적 명망가들의 개인적 욕망도 그 배경이 될 것이다.

반면 개인의 욕구를 넘어 진정한 대의적 명분과 시대적 정신에 떠밀려 창당에 나서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과거의 수많은 정치세력이 국민을 전혀 감동시키지 못한 채 논의만 하다가 사멸했거나, 비록 창당에 성공하더라도 단명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를 증명한다. 한번의 총선과 대선을 치른 뒤 지금은 지역 사당(私黨)으로 전락해 자멸의 위기에 놓인 자유선진당이 비근한 예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우파(右派) 신당론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 가운데 최소 30% 이상이 부동(不動)의 보수층이지만 이들의 생각과 요구를 충실히 반영하는 보수이념 가치정당이 없다는 우리 사회의 ‘비정상적’ 현실이 논의의 출발점이다.

현재 좌파진영에서는 민주당과 민노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이 야권연대 및 통합을 위해 사력을 다해 뛰고 있다. 특히 극좌성향의 민노당이 중도좌파인 민주당을 더욱 왼쪽으로 견인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170석에 달하는 절대다수 의석을 갖고서도 정체성을 찾지 못한 채 밥그릇 싸움에만 몰두하고 있다. 그러면서 결코 이길 수 없는 좌파정당과의 좌클릭 포퓰리즘 경쟁에 빠져들고 있다. 이러한 한나라당에 대한 깊은 불신과 절망감, 수시로 드러나는 한나라당 스스로의 패배주의, 그리고 이러한 한나라당을 어찌할 수 없다는 우파진영의 무기력감이 새로운 가치정당에 대한 요구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러한 당위적 요구가 정치적 현실과는 동떨어진 것이 될 수 있다. 과연 지금의 보수우파진영에 조직력과 자금력, 그리고 모두가 수긍할 만한 리더십이 있는가 하는 것이 문제다. 정치는 현실이며 개인적 희생이지 이상이나 명예의 성취가 아니다. 흔히 좌파운동가들은 배고픔과 추위를 견뎌내고 민중을 파고들어 풀뿌리 조직을 완성해내곤 하지만, 좀더 ‘고상한’ 우파운동가들은 그러한 류의 조직사업에 취약하다는 것이 일반적 현실이다.

또한 ‘우파’와 ‘보수’가 과연 우리가 지켜야 할 절대적 가치인가라는 보다 근본적 의문이 있을 수 있다. 우파와 보수가 좌파와 진보에 대한 안티테제(antithese: 反定立)일 수 있으며 그 자체의 정의(定義)와 생명력이 불확실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확실한 답변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다행히 한 가지 분명한 것이 있다.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라는 것이다. 어차피 영원한 승리와 권력이란 건 없다. 이 땅의 그 어떤 성공한 정치가도 결국은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보다 길게 남는 것은 ‘성공’이 아니라 가치와 정신이었다.

우리는 우리가 옳은 편(right)에 서 있으며, 우리의 생각이 21세기 대한민국의 시대적 상황에서 우파(rightist)적 가치로 드러나고 있음을 믿는다. 그리고 시대와 역사의 바다 위에 그 신념의 돛을 올리고 배를 띄울 뿐이다. 그 돛에 바람이 불게 하는 것은 다만 역사를 주관하시는 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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