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북한인권 관련법 전문가 되겠다”
“통일·북한인권 관련법 전문가 되겠다”
  • 미래한국
  • 승인 2011.07.26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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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엔케이 공동기획 / 통일 단체를 가다⑦
한동대 LANK(북한인권개발법률협회)

 

 
LANK(Legal Association for North Korean Human Rights and Development)는 한동대학교 로스쿨 내에 설립된 학생 주도의 연구단체다. 북한인권 개선과 북한개발, 한반도 통일 이후의 법률에 관한 싱크탱크를 염두에 두고 2005년 설립됐다.매년 북한인권 관련 정기학술회의를 개최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북한인권 사진 전시회, 공청회와 같은 다양한 행사를 통해 저변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들의 활동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한동대 로스쿨에 재학 중인 인지연 회장을 만나보았다. 

- LANK는 어떤 취지로 시작하게 됐나요. 
저희 단체는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법률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인권 사례 등을 연구하기 위해 2005년에 시작됐습니다. 북한인권을 국제법적으로 풀어내고자 하는 위한 것이 연구의 핵심이자 저희 모임의 정체성입니다. 궁극적으로는 ‘북한인권 개선 및 통일’을 지향하는 활동 주체가 되고자 합니다.

- 현재 LANK가 하고 있는 활동을 간단히 소개한다면.

가장 중요한 행사이자, 저희 활동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LANK 세미나’입니다. 매년 가을에 개최하고 있는데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함께 토론하는 자리입니다. 그 밖에도 북한인권 관련 사진전이나 공모전 등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한동대 내에 사무실을 두고 약 2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 ‘LANK’ 세미나는 주로 어떤 이슈들을 다루나요.
매년 북한인권에 대해 다른 주제를 설정하고 연구 논문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작년 가을에는 세 가지 주제를 다루었습니다. 첫째, ‘통일 전 북한법에 의해 정치범 수용소 간수의 구타와 살인이 정당화됐음에도 불구하고, 통일 후 이들의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가’, 둘째, ‘미국 이민법 아래, 부모나 보호자 없이 북한을 이탈해 중국과 남한을 제외한 제3국에서 잠시 머물던 아동이 신분을 증명하는 공식 문서 없이 미국으로 입양될 수 있는가’, 그리고 제가 직접 기획한 ‘무국적 탈북자 2세는 한국 국적 취득이 적법한가’ 등입니다.

- 무국적 탈북자 2세의 한국 국적 취득에 관해서는 어떤 입장이었나요
중국 현지에는 탈북 여성들이 낳았지만 국적을 취득하지 못해 법적인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상당수 있습니다. 이들을 무국적 탈북자 2세라고 하지요. 이 아이들이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 3항, 국적법 제2조, 제3조 및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7조에 의거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는 것이 저희들의 연구 결과입니다.

 인지연 한동대 LANK 회장

연례 세미나 개최, 북한문제 국제법적 해결 방안 모색

국적이 없다는 것은 개인이 아무런 법률적인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 아이들은 중국에서 태어나긴 했지만 법률적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고 봅니다. 논문에서 좀 더 상세히 밝히고 있습니다만, 예를 들면 대한민국 헌법 제3조에 영토조항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한반도 전체와 부속도서를 대한민국의 영토로 삼는다는 조항입니다. 이것을 근거로 북한주민도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간주해서 중국에 있는 탈북 여성이 낳은 아이가 대한민국 국민이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물론 대한민국 정부에서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은 이해합니다. 중국과의 외교적인 관계도 고려해야 하고요. 하지만 저희 나름대로의 입장을 갖고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법적인 토대를 마련해 두고자 합니다.

- 어떤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나요.
현재 발생하고 있는 이슈들에 대해 국제법적인 근거를 잣대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국제법과 국내법을 모두 아우르고 있기 때문에 기존에 국내법만 다루던 분들이 할 수 없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기존 연구가 부족하다보니 저희가 하나하나 만들어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아직까지 북한인권에 대해 이렇게 학문적으로 검토하는 작업을 한 곳은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힘들고 어려운 작업이긴 하지만 그만큼 보람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한동대 단체가 주관한‘그곳엔 사랑이 없다’사진전을 관람 중인 김윤옥 여사

  한동대 내 15개 북한인권 관련 단체 활동 중

- 한동대 로스쿨이 유독 북한인권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희 학교는 인종이나 국적에 상관없이 입학할 수 있으며 미국변호사를 양성하는 기관입니다. 따라서 학교 특성상 외국인 교수도 많고, 외국인 친구들도 많이 있어요. 아무래도 북한인권이나 통일에 관심을 두고 비전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습니다. 외부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한동대 내에는 LANK 뿐 아니라 세이지(세상을 이기는 그리스도 지성), NKFR(North Korea Filed Research)를 비롯해 15개 정도의 북한인권과 관련된 단체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학교 내 협회 치고는 적지 않은 숫자라고 생각합니다. 교수님들도 한동대 로스쿨의 사명이 통일을 대비한 인재를 배출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말씀하시곤 합니다.

- 세이지와 공동으로 개최한 사진전 ‘그곳엔 사랑이 없다’는 영부인이 참석하는 등 언론에도 많이 알려졌는데요.
당초에 세이지가 기획하고 후에 저희가 동참하게 됐습니다. 원래는 작년 가을 즈음 교내에서 아주 작은 규모로 시작했습니다.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서 서울에서도 전시해보면 어떨까하는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서울 가나아트센터에서 개최했는데 일반시민 1만 명 정도 관람했고 마지막 날에는 김윤옥 여사께서도 보러 오신 덕분에 주목을 많이 받았지요. 그때 많은 사람들에게 북한인권의 실상에 대해 널리 알릴 수 있었습니다.

- 올해도 시민참여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8월에 세이브엔케이, 한국대학생포럼 등과 함께 서울시청 앞 잔디광장에서 ‘8월의 편지’라는 제목으로 북한인권 및 통일문제와 관련한 대규모 행사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8월의 편지’라는 제목은 북한 주민들에게 우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인류 보편적인 가치를 두고 순수한 의미에서 비롯됐습니다. 저희는 북한문제가 정치적인 문제로 거론되는 것을 지양합니다. 북한인권이나 통일이라고 하면 단순히 어렵고 힘들고 외면하고 싶은 문제로 비춰지고 그들만의 운동이라고 인식하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북한과 통일문제에 대해 일반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행사 내용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8월, 북한문제 관련 서울시청 광장 문화행사 계획 

- 8월 행사를 진행하게 된 동기는?
예전에 탈북자 인권 단체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면서 북한인권이라는 보편적인 가치를 두고 여러 분야에서 여러 사람들이 애쓰는 것을 보아왔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분산된 목소리가 하나의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이번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북한인권에 무관심한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국민들의 힘을 모아 북한주민에게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 한 가지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은 2011년 1월부터 인권위원회에서 인턴으로 활동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북한인권 관련 공청회 업무를 담당하면서 여러 전문가를 만났습니다. 그 중에 한 분이 현재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입니다. 그분이 축사에서 이제는 북한인권을 국민운동으로 발전시켜야겠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때 국민운동이라는 단어가 자극이 됐습니다.

- 현재 거론되고 있는 ‘통일비용’ 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통일비용’이라는 단어로 논의가 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통일은 절대로 비용이 아닙니다. 축복이고 혜택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통일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성큼성큼 우연을 가장해 다가올지도 모릅니다. 이를 대비해 차가운 머리로 냉정하고 치밀하게 통일을 준비해야 합니다. 법률적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기존에 통일헌법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법률적인 토대를 잘 구축해 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통일은 반드시 돼야 하지만 그 이전에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또한 현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찬성합니다. 다만, 북한을 온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봐 무조건적인 식량 지원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 여러 법률분야 가운데 왜 북한인권법에 관심을 두게 됐는지요?
로스쿨에 가야겠다고 처음 결심하게 된 계기가 바로 북한인권에 대한 실상을 알고부터입니다. 중국에 있는 무국적 탈북자 2세를 돕고,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활동하고자 결심했습니다. 변호사 자격증은 이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되는 셈이지요. 지금 이 자리까지 제가 원하는 방향의 일들이 실현돼 가는 것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한가요?
우선은 기타 단체들과 협력해서 8월 행사를 무사히 마치고 가을에는 LANK 세미나를 준비하면서 북한인권법과 관련된 논문을 내려고 합니다. 북한인권이라는 것이 상당한 노력과 에너지를 요구하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안타까운 점은 일반 시민들이 인권문제에 다가기도 전에 북한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품고 있다는 점입니다. 북한 문제라든지, 탈북자들에 대해 낯설게 느끼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북한인권과 통일을 위해 노력하는 변호사이자 리더가 되는 것이 저의 비전입니다.  

석주희 객원기자  juhee.su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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