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나눔재단 출범,노블리스 오블리제 새 장 여나
아산나눔재단 출범,노블리스 오블리제 새 장 여나
  • 미래한국
  • 승인 2011.09.09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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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정치적 의미 판단보다 재단 설립 취지에 주목해야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등 현대家 인사 및 그룹들이 파격적인 규모의 재산을 기부하며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11개 범(凡) 현대 계열사들과 9명의 총수 일가는 지난 8월 16일 서울 원서동 현대문화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 5,000억원을 출연해 양극화 해소와 청년창업 지원을 위한 사회복지재단 ‘아산나눔재단’을 설립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재단에 참여한 계열사들은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오일뱅크, 현대종합상사, 하이투자증권, KCC, 현대백화점, 현대해상화재보험, 현대산업개발, 현대종합금속 등 11개이며 이 중 정 전 대표의 기부 액수는 현금 300억원, 주식 1,700억원어치를 포함해 총 2,000억원이다.

정몽준 전 대표와 현대중공업 계열사가 4,400억원 출연  

여기에 현대중공업그룹 6개사가 2,380억원을 출연키로 했으며 KCC가 150억원, 현대해상화재보험이 100억원, 현대백화점이 50억원, 현대산업개발이 50억원, 현대종합금속이 30억원을 출연할 예정이다. 또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 및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이 100억원,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50억원,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35억원,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이 20억원, 정몽석 현대종합금속 회장이 20억원, 정몽진 KCC 회장이 10억원, 정몽익 KCC 사장이 5억원을 각각 기부한다.
재단 설립을 위한 준비위원장으로는 정진홍 서울대 명예교수가 선임됐고, 이석연 전 법제처장, 김태현 성신여대 교수, 한정화 한양대 교수, 영화배우 안성기, 이병규 문화일보 사장, 최길선 전 현대중공업 사장 등이 준비위원으로 낙점됐다.

준비위원회 측은 “재단이사회를 구성해 사업의 기본정책과 중장기 계획에 대한 심의, 의결 등 재단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하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와 경제전문가들로 구성된 기금관리위원회를 통해 재단을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몽준 전 대표가 출연한 2,000억원은 출범 예정인 아산나눔재단에서도 가장 큰 액수다. 세계적인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의 대주주인 정 전 대표에게도 2,000억원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따라서 그가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정 전 대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추가 출연이 가능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지난 8월 1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가 돌아가신 지 10주년을 맞아 만든 아산나눔재단은 양극화와 청년실업을 해소하는 모범적인 재단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재단의 상황을 봐가면서 필요하다면 개인이나 회사 명의로 추가출연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의 가장 큰 목적은 이윤 추구를 통해 살아남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 자체가 기업의 생존 이유가 된다면 기업 스스로 매우 불행해지는 결과가 생길 것”이라고 전제하고 “양극화나 청년실업 문제 등 기업의 미래와 연관된 사회적 문제에 기업 경영자가 무관심하다면 결국 기업은 사회와 관련 없는 조직으로 전락해 기업 생존의 문제까지 위협받게 될 수 있다. 최소한 기업 경영자라면 '선량한 기업시민'으로서의 역량을 갖추고 사회의 어려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대선을 앞두고 현대중공업 지분을 정리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관련 법도 있고 국민 의식도 있으므로 여러 가지를 다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정몽준 전 대표의 형인 정몽헌 회장이 이끄는 현대자동차 그룹 또한 별도의 재단을 설립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대표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대자동차그룹 측에도 ‘함께 하자’고 얘기했지만 지금 1조원 규모의 재단을 만드는 계획을 준비 중인 것 같더라”고 지적했다.

정 전 대표는 앞서 지난 6월에도 광주에 새 도서관이 필요하다는 광주시의 요청에 따라 오는 2013년까지 100억원을 들여 도서관을 지어 기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번 정몽준 전 대표 및 현대가 그룹들의 기부에 대한 정치적 해석도 많다. 요약하면 내년 선거를 앞둔 정 전 대표의 대선용 행보라는 것이다. 하지만 설령 그러한 점들이 실제 있더라도 그와는 별개로 재단의 취지는 취지대로 더욱 살리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기부문화 확산되려면 제도적 지원 필요

지난 2009년에 300억원 이상의 재산을 전부 헌납했던 이명박 대통령도 정 전 대표의 2,000억원 기부를 높게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8월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공생발전'에 대해 참모진과 의견을 나누며 정 전 대표의 사재출연에 대해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청와대 관계자는 “일부 자산가들이 재산을 내놓은 적은 많았지만 재벌 그룹의 오너가 막대한 개인 재산을 내놓기는 처음”이라며 “이 대통령은 공생발전과도 맥이 닿는다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14일에 청와대 참모들에게 “미국의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처럼 개인이 나눔문화에 동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돈을 사회에 환원한 인물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 창업자인 빌 게이츠로, 그는 자신이 세운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280억 달러를 기부했다. 2위는 워렌 버핏으로 지금까지 83억 달러를 기부했다. 
아산나눔재단을 통한 재산 기부는 대부분의 타 재단들이 기업들의 자금 위주로 설립됐던  데 비해 오너들의 사재 출연이 절반 이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 언론인은 “기업이나 법인, 국가 등이 영혼이나 도덕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확고한 명제다. 자비나 공감 같은 도덕적 가치들은 온전히 자유의지의 주체인 개인에 속해 있다”며 “기부는 결국 개인의 자발적인 동기나 소명 의식에서 이뤄져야 하는 것이며, 아산나눔재단의 탄생도 정몽준 의원의 이 같은 평소 소신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산가들의 자발적인 기부행위는 개인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시장경제체제 하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동시에 이는 시장경제를 좌파세력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방법 중 하나이기도 하다. 경쟁에서 승리한 부자들이 소외계층을 위해 자발적으로 재산을 헌납함으로써 사회안전망 구축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일보는 사설을 통해 “정몽준 의원을 비롯한 현대가의 출연으로 한국 사회는 거액 기부의 기록을 쌓아 가고 있다. 시간이 흐르고 사례가 추가될수록 한국의 기부도 더욱 건전한 모습을 갖출 것”이라며 “삼성이나 현대·LG 같은 대표 기업은 이제 기업의 차원을 넘어 공동체의 주요한 기둥이며 이들이 선도하는 올바른 나눔 문화는 한국 사회의 긴장 해소에 기여할 것이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훈훈한 기부문화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관련 법률과 제도를 손질하는 것이 급선무다. 현재 우리나라 법에 따르면, 의결권 있는 주식의 5% 이상을 공익재단에 출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공익재단 주식의 의결권 행사 또한 어렵다. 자발적인 기부를 결정하기 어려운 환경인 것이다.

 

‘시장경제의 적’ 지원 자금줄 되지 말아야

앞에서 언급한 바처럼 아산나눔재단을 통한 정몽준 전 대표의 기부는 시장경제체제의 발전에 큰 힘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재단의 자금이 엉뚱한 곳에 사용될 경우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참고로 박원순 변호사가 이끄는 아름다운재단은 좌파성향 시민단체들을 대규모로 지원하고 있다.(관련기사 40페이지) 최근 3년간 아름다운재단의 ‘개미 스폰서’라는 기부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받은 단체들 중에는 사단법인 환경정의, 참여연대, 경기복지시민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새사회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다산인권센터, 함께하는시민행동,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등이 있다. 이 단체들 중 상당수는 지난 2004년 ‘국가보안법 폐지 국민연대’의 일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또한 상당수 단체들은 2008년 5월 ‘광우병국민대책회의’에도 참여했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그해 촛불사태를 주도한 좌파단체들의 연합체로, ▷ 도로 불법 점거 ▷ 경찰 폭행 ▷ 언론사 취재 방해 ▷ 공공기물 파손 등의 불법행위를 일삼은 바 있다. 위 단체들이 아름다운재단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은 시기를 감안하면, 재단 측은 이들이 정치적으로 편향성을 가진 과격 단체들인 것을 사전에 알고서도 ‘개미 스폰서’라는 명목으로 지원금을 건넨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철강업체인 포스코 역시 좌파단체들을 지원한다는 구설수에 시달려 왔다. 포스코가 만든 공익재단 ‘포스코청암재단’이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간 시민단체에서 선발한 30명에게 1인당 3만달러를 지원하면서 미국의 조지워싱턴대, 스탠퍼드대, 인디애나대, 콜럼비아대,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등에 연수를 보낸 것이 김용태 한나라당 의원에 의해 알려졌으며 연수에 참여한 단체 대부분이 좌파성향 단체라는 지적이 있었다.

해외연수 참가자들은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함께하는시민행동, 한국성폭력상담소, 환경정의, 환경운동연합,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참여연대, 한겨레통일문화재단, 평화네트워크 등 소속으로 주로 국가보안법 폐지, 이라크 파병 반대, 여중생 범대위, 한미FTA반대, 광우병 대책회의 등에 참여해온 단체들이다.

아산나눔재단 역시 이 부분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재단이 지원하는 단체들이 정확하게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배후에 어떤 정치적-이념적 세력이 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사전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 선의에서 비롯된 기부행위가 애당초 목표와 다른 결과를 초래함으로써 좋은 취지로 출발한 재단이 ‘시장경제의 적’들을 지원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김주년 객원기자  anubis00@naver.com

반부패국민운동연합 창립총회
지역·직능별 네트워크 추진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청렴도가 최하위 수준인 상황에서 민간 차원의 전국민적인 반부패운동이 시작됐다. 8월 26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각계인사 2,000여명이 참여하는 반부패국민운동연합(상임의장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이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창립 선언문에서 “대한민국이 일류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만연된 부패를 척결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연고주의 청탁문화 접대문화 퇴출운동, 권력형 부패 근절 청산을 위한 정치개혁 운동, 세금포탈과 지하경제를 없애는 감시활동, 효율적 예산 집행을 촉구하는 예산감시운동, 도덕과 윤리 교육을 강화하는 윤리 교육개혁 운동, 지역과 직능별 네트워크를 통한 전방위적 반부패 운동을 전개해 나간다는 활동 방향을 밝혔다.

반부패국민운동연합은 지난 7월 22일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250여명이 모여 발기인대회를 한 후 창립을 준비해 왔다.
손봉호 상임의장은 “우리나라 투명성이 10%만 올라가도 80조원의 이익을 낼 수 있고 이는 인천공항을 14개 만들 수 있는 수준이다. 지하경제가 GDP의 27%를 차지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라며 반부패국민운동연합이 출범하게 된 취지에 관해 설명했다.

상임의장에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를 비롯 상임부의장으로 김동건 버텍스 엘시디 코리아 사장, 김준규 변리사, 서석구 변호사, 송대성 세종연구소 소장, 양산 논산 개퇴사 주지, 오필환 한국부패학회 회장, 정일화 전 기독교언론인회 회장, 조성철 한국사회복지사회 회장 등이 활동하게 된다.
이날 창립총회에서는 김영란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과 김범일 가나안농군학교 교장의 축사와 손봉호 교수의 기조강연, 결의문 서명식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조진명 기자  jadu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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