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미국] 9·11 테러 10주년 미국은 안전한가?
[오늘의 미국] 9·11 테러 10주년 미국은 안전한가?
  • 미래한국
  • 승인 2011.09.26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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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9·11 테러 10주년을 맞아 한 보고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주년 보고 카드: 9·11위원회 권고의 현황’(Tenth Anniversary Report Card: The Status of the 9/11  commission recommendations).
지난 8월 31일 발표된 이 보고서는 2001년 9·11 테러 후 초당적으로 구성된 9·11위원회가 20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발표한 ‘9·11 보고서’에서 미국이 더 안전한 곳이 되기 위해 제안한 권고들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평가하고 있다. 당시 ‘9·11 보고서’는 제2의 9·11 테러를 막기 위해 미국이 국내외적으로 어떤 대비를 해야 하는지 41가지를 권고했다.

이 보고서는 ‘9·11 보고서’를 준비했던 9·11위원회의 위원장과 부위원장으로 각각 활동했던 톰 킴 전 뉴저지 주지사와 리 해밀톤 전 연방하원의원이 진두지휘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결론은 41개 권고 중 9개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거나 전혀 이행되지 않아 미국은 9·11 테러 후 많이 안전해졌지만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41개 권고 사항 중 9개 이행 안 돼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9가지 권고는 국내적인 준비사항들로 대표적인 것이 운송치안위원회(TSA)가 공항에서 폭발물을 탐지해 내는 기술과 능력이 부족하고 경찰과 소방관 등이 여전히 다른 주파수를 사용해 서로 교신하지 못하고 있으며 국가정보국장(DNI)이 유명무실하다는 것이었다.
9·11 테러 후 미국이 달라진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은 공항이다. 공항에서 사람들이 비행기를 타기 전 보안검색을 위해 벨트와 신발을 벗고 규정된 양 이상의 액체는 버리며 몸 전체를 검색하는 기계에 서 있는 것이 이제는 당연한 것이 됐다. 미국은 운송치안위원회(TSA)라는 신규 조직을 창설하며 항공 안전에 500억 달러를 투자해왔다. 하지만 보고서는 신기술로 제작되는 폭발물을 공항에서 찾아내는 TSA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경찰과 소방관 등이 다른 주파수를 사용해서 여전히 교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킴 전 주지사와 해밀턴 전 의원이 강력하게 비판한 것이다.
9·11 테러 당시 뉴욕 세계무역센터에 들어간 경찰과 소방관들은 사용하는 무전기 주파수가 달라 제대로 교신하지 못해 사람들이 많이 구조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킴 전 주지사는 “경찰과 소방관들이 무역센터와 펜타곤에 들어갔는데 서로 교신을 못해 사람들이 죽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도 배에 타고 있는 사람들이 구조헬기에 있는 사람들과 교신을 못해 죽었다”며 “재난의 현장에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교신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파수 공유 문제는 돈과 여러 가지 이해관계가 걸리면서 지지부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보고서는 9·11 테러 배후인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되면서 알 카에다가 많이 약화됐지만 현재 가장 큰 문제는 미국 시민들 가운데 테러리스트들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2009년 미국 본토에서 두 번의 테러공격이 있었다며 한번은 텍사스 포트 후드에서 미국 시민으로 무슬림인 닌달 하산 소령이 미군 13명을 사살한 것과 아칸사스 리틀락에서 군인 모집병이 살해된 예를 들었다.

2001년 9·11 테러는 사우디아라비아인 등 19명의 외국인에 의한 테러였다면 그 후 미국에서 이뤄진 테러나 테러 미수는 미국 시민이나 미국 거주자들에 의한 것이었다.
지난해 5월 1일 뉴욕 타임스퀘어 차량폭탄테러를 자행하려다 미수로 끝나고 붙잡힌 파이샬 샤흐자드는 파키스탄계 미국인이다. 2009년 11월 9일 텍사스 포트 후드에서 총을 난사, 미군 13명을 죽인 닌달 하산은 미군 소령이다. 그는 팔레스타인 출신의 부모를 둔 무슬림으로 미국 시민인 ‘이맘(이슬람 성직자)’ 안와르 알 알라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와르 알 알라키는 미국 시민으로 인터넷 등을 통해 무슬림들이 미국 테러를 감행하도록 선동하고 있어 ‘인터넷의 빈 라덴’으로 불리고 있다. 보고서는 안와르 알 알라키가 아라비아와 예멘, 소말리아 등 실패한 국가들에서 알 카에다를 모집, 훈련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닌달 하산 이외에도 2009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미국 민간 항공기를 폭파하려다 실패한 나이지리아 청년,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를 사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미국 내에서 두 번의 테러 공격 발생

2009년 6월 1일 아칸사스에서 미군 2명에게 총을 쏴 1명을 살해하고 1명은 부상을 입힌 23세의 압둘하킴 무하마드는 미국 청년이다. 테네시 주립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다 아랍어를 배우고 영어를 가르치러 예멘으로 갔다가 급진적 이슬람이데올로기를 접하며 이슬람 테러리스트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1995년 캘리포니아에서 수니 이슬람으로 개종한 후 알 카에다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아담 가다흔 역시 미국 시민이다. 그는 2004년 이후 수많은 알 카에다 비디오에 출연해 알 카에다를 옹호해 미 법원으로부터 국가반역죄 선고를 받았다.

소말리아 이슬람폭력단체로 소말리아 정부를 대상으로 반군활동을 펼치는 알 샤바브에 가입한 미국 시민들도 대표적. 10여명의 소말리아계 미국인들과 무슬림 미국인들이 소말리아 이슬람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2009년 9월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자행된 자살폭탄테러를 감행한 사람이 미네아폴리스 대학생인 미국인 시르와 아흐메트였고 미국의 로켓 공격으로 사망한 소말리아 이슬람 테러리스트 중 시애틀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한 흑인계 미국인 루벤 슘페트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미네아폴리스, 시애틀, 오하이오 콜럼버스 등에서 모집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인의 경계심 약화 우려

해밀턴 전 의원은 “미국인들이 인터넷 블로그들을 통해 스스로 극단주의자가 돼가고 있다”며 “이 ‘외로운 늑대’들이 미국에 큰 위험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미국에 대한 사이버공격도 우려했다. 전기, 금융, 물 등에 대한 미국 컴퓨터 시스템을 해킹해서 미국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9·11 테러 후 지난 10년 동안 미국에는 제2의 9·11 테러와 같은 대규모 테러가 없었지만 안일하게 있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해밀턴 전 의원은 “미국인들의 긴박감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우려된다”며 “언젠가 우리는 다시 공격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유에스투데이와 갤럽이 지난 1일 밝힌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38%가 테러가 향후 몇 주 내 발생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9·11 테러 후 85%에서 계속 감소해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자신이나 가족이 테러의 희생자가 될 것이라는 질문에는 36%가 그렇다고 답해 9·11 테러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갤럽은 밝혔다. 

애틀란타=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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