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군기지 반대자들의 허접한 평화론
제주 해군기지 반대자들의 허접한 평화론
  • 미래한국
  • 승인 2011.09.30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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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근박사의 전략이야기]/이춘근 한국경제연구원 외교안보연구실장

중국은 개혁 개방 이후 약 40년 동안 연평균 9%대의 경제성장을 이룩한 결과 국제 권력 구조에 변동을 일으키는 강대국으로 급성장했고, 미국과 더불어 G2 강대국의 반열에 올랐음을 과시하고 있다. 동시에 중국은 1990년대 초반 이후부터 오늘에 이르는 20여 년 동안 경제성장률을 거의 두 배 가까이 상회하는 연평균 15% 이상의 국방비 증액을 지속해 오고 있다.

냉전 당시 500만이 넘었던 병력을 200만 수준으로 대폭 감축한 중국이 군사비를 저토록 증강시키고 있는 이유는 ‘작지만 매서운 군사력’(Leaner but Meaner)을 건설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놀라운 속도로 군사 현대화를 진행하고 있는 중국군의 핵심에는 그 힘이 일취월장하고 있는 중국 해군이 자리하고 있다.

일취월장하는 중국 해군

공산주의와 고립을 포기하고 상업국가, 무역국가를 표방하는 개방 자본주의 국가로 탈바꿈 한 중국의 국가 성격 변화는 당연히 중국 군사력의 구조 변화를 불러 일으킬 수 밖에 없는 일이다. 대륙국가에서 해양국가로 탈바꿈한 중국은 드디어 금년 8월, 공격적 해군과 해양국가의 핵심전력인 항공모함을 진수시키는 데 성공했다.

구 소련에서 구입한 바랴그 호를 항공모함으로 개조하는 데 성공한 중국 해군은 정부의 방어적 변명과는 달리 항공모함의 역할은 보다 적극적으로 중국의 힘을 해외에 투사하는 데 있다고 천명했다. 내년 8월 1일 정식 취역하게 될 제1호 항공모함 이름은 대만을 점령해서 중국의 영토로 만든 청나라 장군의 이름을 따 스랑(施琅)이라고 지어졌다. 항공모함을 방어용이라고 우길 수도 없는 노릇이니 아예 공격용이라고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동북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가 중국의 항공모함 시대가 몰고 올 격랑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 강구에 분주하다. 미국은 중국 항모가 진수되는 날 핵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 호를 중국 해역으로 급히 항진시켰고, 인도와 베트남은 중국 항모에 대비, 베트남의 해군기지 사용에 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일본에서는 중국의 항모에 맞대응할 수 있는 대형 헬리콥터 항모 건조 계획을 발표했다. 더 나아가 일본사회에서는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대비하기 위해 핵무장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

대한민국도 중국의 해군력 증강에 대해 이미 오랫동안 고심하며 준비해 왔다. 그 방안 중  하나가 제주도 남방 서귀포 강정마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것이다. 온갖 반대와 방해를 이겨내고 모든 합법적 절차를 다 밟아 건설의 첫 삽을 뜬 것이 작년 11월이다. 그러자 대한민국 내 종북·반미·친중 세력들은 아예 공사장에 드러눕는 방법으로 해군기지 건설을 방해하기 시작, 공사가 몇 달 째 중단되고 있었다. 법원이 이들의 공사 방해를 불법이라고 판결한 후에도 이들은 ‘질긴 놈이 이긴다’는 험악한 구호 아래 해군기지 건설을 계속 방해하고 있는 중이다. 

제주도 기지를 건설하는 이유

제주 해군기지 건설 현장을 온몸으로 방해하고 있는 종북·반미·친중·좌파 세력들의 반대논리 중 하나는 미국 해군이 제주 해군기지를 사용할 것이며, 미·중 간 전쟁이 발발할 시 제주도는 중국 해군의 공격 표적이 될 것이라는 근거 부족한 상상력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이들의 상상처럼 만약 미·중 간에 전쟁이 발발한다면 이는 사실상 3차 세계대전일 것인데 그 경우 제주도는 해군기지가 있든 없든, 해군기지를 미국이 쓰든 말든 중국이 공격하고 점령해야 할 전략 대상이 된다.

제주도는 미국은 물론 중국에도 치명적으로 중요한 전략 요충이기 때문이다. 제주도에 우리 해군기지가 있어야 오히려 중국, 일본 등 주변국이 제주도를 탐하지 못할 것이다. 이들은 비무장 중립을 견지했던 조선 땅이 청일전쟁, 러일전쟁의 중요한 전쟁터였다는 역사적 교훈을 알지 못하고 있단 말인가? 조선이 자위적 무장력을 갖추고 있었다면 주변 열강이 조선의 땅과 바다를 전쟁터로 삼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제주 해군기지가 미·중 전쟁 시 제주도를 표적으로 만들 것이라는 주장은 또한 국제정치의 종속변수와 독립변수의 관계를 이해하지 못한 무지의 소치에서 나온 논리다. 지난 20년간 공격적인 속성을 갖춘 중국의 해군력의 일취월장이 제주 해군기지를 건설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 독립변수다. 중국의 막강한 해군력 증강 앞에 이어도도 지키고 해로도 보호하기 위해 제주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것이다.

‘평화의 섬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웬말이냐’ 는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자들의 또 다른 주장은 가장 그럴듯해 보이지만 가장 허접한 주장이다. 유명한 전쟁이론가 마이클 하워드경은 “전쟁은 아무리 보아도 나쁜 것이다. 그러나 어떤 나라가 전쟁이 나쁜 것이라고 전쟁이라는 국가정책 수단을 포기한다면 그 나라는 수단으로서의 전쟁을 포기하지 않은 나라의 손아귀에 자신의 운명을 맡기는 일이 될 것이다” 고 말했다.

“아무리 나쁜 평화라도 전쟁보다는 낫다”며 대통령으로서는 할 수 없는 말을 했던 노무현 대통령조차 “제주 해군기지는 국가안보를 위한 필수 요소” 라고 말했고, 재임 중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계획을 확정했었다. 그런데도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자들은 어느 나라 사람들인가 묻고 싶다.

군이 없으면 평화가 온다?

아무리 나쁜 평화라도 전쟁보다는 낫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말하겠다. 그런 평화를 얻는 방법은 대단히 쉽다고. 군대를 해체하면 된다. 군대가 없는 나라는 아예 전쟁을 할 수 없으니 영원토록 평화롭게 살 수 밖에 다른 도리가 없을 터이니 말이다. 그런 것도 평화라고 말할 수 있다면 말이다. 비겁한 자들에게 ‘노예 같은 삶’은 비록 ‘나쁜 평화’일지는 모르지만 전쟁보다는 나은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논리라면 이완용은 우리 민족사에 빛나는  평화주의자라고 보아야 한다.

만약 이완용이 살아 돌아와 제주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강정마을의 평화주의자’들을 만난다면 “전쟁을 해 봤자 일본에 질 것이 뻔한 상황에서 평화적으로 나라를 일본에 넘긴 나는 당신들 못지않은 평화주의자”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허접한 논리로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방해하며 대한민국을 자해(自害)하고 있는 세력을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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