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좌파가 접수한 인터넷, 탈환가능할까
[분석] 좌파가 접수한 인터넷, 탈환가능할까
  • 미래한국
  • 승인 2011.10.25 14: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보좌파진영이 우리 사회 내 인터넷 공간을 ‘점령’했다는 것은 이미 기정사실이다. 더구나 북한정권이 인터넷을 활용한 대남공작에 몰두해온 것도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노무현 정권 출범 직후였던 지난 2003년 2월 국방부 합동참모본부(합참)는 “북한은 최근 대남선동과 반미의 심리전을 강화하는 한편 우리의 인터넷 공간을 적극 활용한 심리전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인터넷은 국가보안법이 무력화된 특별 공간”, “인터넷 게시판은 항일유격대가 다루던 총과 같은 무기”라는 개념으로 우리의 국론분열과 사회혼란을 획책하겠다는 발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일만세’ 사이버사령부, 군인 가입

8년이 지난 지금 인터넷 상에서 종북세력의 활약상은 더욱더 대담해졌다. 최근 국내 최대의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는 ‘사이버민족방위사령부’라는 종북성향 카페의 활동이 논란을 일으켰다. 이 카페에서 ‘선군사상’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회원은 정전협정 체결 57주년인 지난해 7월 27일을 기념하며 게시판에 ‘우리의 7·27, 승리의 7·27’이라는 북한 노래가 담긴 유튜브 동영상을 게시했다. 카페 회원들은 ‘해방 조국 그날이 되면 목 놓아 울겠다’, ‘정전협정에서 미국이 항복하는 날’이라는 등의 댓글을 달았다. 

이어 지난해 7월 25일에는 ‘김정일 위원장님의 가장 최근 모습’이라며 2010년 5월 8일 ‘조선중앙통신’에 보도된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 게시물에는 70여 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만수무강하길”, “민족의 영웅” 등 낯뜨거운 찬양 글들이 대부분이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적성 짙은 이 커뮤니티에 현역 군인들까지도 대거 가입했다는 사실이다. 최근 기무사는 ‘사이버민족방위사령부’에 장교 26명과 부사관 등 70명이 회원으로 가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이들 중 초급장교와 병사 등 7명이 이 카페의 ‘충성맹세문’ 코너에 댓글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 카페 개설자인 황모 씨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후 법정에서 “위대하신 김정일 장군님 만세”라고 외쳐 국민들을 경악시키기도 했다. 그는 지난 9월 5일 결심공판에서도 최후진술을 통해 “우리 국민의 아버지고 민족의 영웅이신 김정일 장군과 김일성 수령은 이 세상의 영원한 중심이고 제국주의자들이 아무리 뛰어도 넘을 수 없다. 위대하신 김정일 장군님 만세”라고 준비해온 글을 읽기도 했다.

 

무모한 북한옹호, 자신감의 원천은? 

‘사이버민족방위사령부’의 사례는 국내 좌파세력이 인터넷 공간에서 얼마나 자신감에 충만해 있는지를 시사한다. 실제로 그들은 지난 10년간 중요한 선거 때마다 인터넷에서의 각종 불법 선거 운동에 힘입어 결정적인 승리를 거둔 경험을 가지고 있다.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격돌했던 지난 2002년 대통령선거에서는 선거 하루 전날 정몽준 후보가 노무현 후보와의 단일화를 파기하고 지지를 철회했다. 이에 친노-좌파진영은 선거 당일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게시판을 장악하고 노무현 지지를 촉구하는 불법 선거 운동을 벌였고, 지지세 결집을 통해 노무현 후보를 2.7%p 격차로 당선시키는 데 성공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투표 당일에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어떤 형태의 선거 운동도 허용되지 않는다.

탄핵 역풍이 거셌던 2004년 총선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해 3월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태 앞에서 진보좌파진영은 대동단결했고, 그해 4월 15일 총선 때까지 탄핵 역풍을 유지하며 여론몰이를 이어갔다.

당시 진보진영의 네티즌들은 탄핵을 주도한 한나라당 의원들을 인터넷 상에서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각 지역구마다 낙선운동을 전개한 바 있다. 결과는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152석을 얻은 ‘압도적’ 승리였다.
갓 출범한 이명박 정부를 그로기 상태로 몰아넣었던 2008년 광우병 촛불사태 역시 인터넷에서의 여론몰이가 결정적 계기였다.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에서 잇따라 참패한 후 낙담한 상태였던 좌파진영의 네티즌들은 2008년 4월 말 MBC PD수첩의 왜곡보도 이후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화장품이나 공기를 통해서도 광우병이 감염된다’, ‘미국산 쇠고기는 가축들도 먹지 않는다’ 등의 유언비어가 여과 없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됐고, 정부와 한나라당은 속수무책이었다.

2010년 6월 지방선거 또한 진보좌파진영의 인터넷 결집력이 극대화된 시기였다. 당시 북한의 천안함 폭침으로 인한 보수우파진영의 결집으로 인해 민주당 등 야권 후보들의 고전이 예상됐지만, 진보좌파진영은 이번에도 선거 당일에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와 트위터 등 SNS를 이용한 불법 선거독려 운동을 통해 판세를 역전시켰다.

이쯤 되면 ‘사이버민족방위사령부’ 등의 극좌세력이 인터넷에서 무한한 자신감을 가질 이유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노무현 정권의 실정과 민심 이반으로 인해 일찌감치 승부가 갈렸던 2006년 지방선거와 2007년 대선을 제외하면 우파진영은 인터넷에서 좌파세력에게 항상 일방적으로 밀렸다.

네이버, 네이트, 다음 커뮤니티들의 성향

좌파성향 네티즌들의 활동상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포털사이트의 뉴스 댓글란과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일반 커뮤니티 사이트 등으로 분류된다.

대한민국 인터넷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포털사이트 중에서는 네이버(NAVER) 뉴스 댓글 코너가 상대적으로 중립성을 지키고 있을 뿐, 네이트(NATE)와 다음(DAUM)은 심각하게 좌경화돼 있다.
특히 다음은 지난해 11월 연평도 사태처럼 북한이 도발을 해도 우리 정부를 비난하는 글이 우세할 정도다. 다만 10대와 20대 네티즌들의 비중이 높은 네이트는 일반적으로 진보성향이 강하기는 하지만 북한 관련 이슈에서는 다음에 비해 상대적으로 균형이 잡혀 있는 편이다.

포털사이트들에 비해 상황이 더 심각한 건 일반 커뮤니티 사이트들이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20-30대들 중 상당수는 신문이나 TV를 통해 정보를 얻지 않는다. 그렇다고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뉴스를 검색해서 보는 것도 아니다. 정치 경제 등 시사문제에 관심이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취미 또는 커뮤니티 활동을 위해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대거 활동하는 네티즌들은 많다. 좌파는 바로 이 빈틈을 매섭게 파고든 것으로 보인다. 회원수가 많으면서 정치와 무관한 스포츠, 인테리어, 동문회 등의 커뮤니티에 좌파 네티즌들이 대거 가입해서 노골적으로 정치선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커뮤니티 사이트의 자유게시판에 실시간으로 오마이뉴스-프레시안-한겨레-미디어오늘-경향신문 등 좌파 매체의 기사들을 퍼다 나른다. 이에 신문도 TV도 보지 않는 대다수 네티즌들은 게시판에 퍼올려진 좌파 매체들의 기사 및 칼럼과, 그 밑에 주렁주렁 달린 좌파성향 네티즌들의 댓글을 보며 점진적으로 그들의 논리에 세뇌당할 수밖에 없다.

 

대표적 좌파성향 사이트들

이를 개선하는 작업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상당수의 커뮤니티 사이트들은 진보성향 네티즌들이 게시판 관리자로 있기에, 중도 또는 보수적 마인드를 가진 네티즌이 좌파들의 선동에 대해 반론을 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만약 반론을 할 경우 집중 포화 및 ‘인민재판’을 당하는 경우가 태반이며, 이를 이겨내고 좌파의 논리를 제압할 경우에는 게시판 관리자에 의해 일방적으로 축출당하기도 한다.

실제로 악명 높은 좌파성향 야구 커뮤니티 사이트인 ‘MLB파크’에서는 올해 초 게시판 관리자의 편향성을 정중하게 문제삼은 한 중도성향 네티즌이 관리자에 의해 일방적으로 징계를 받아 게시판에서 글쓰기를 제한당하며 논란이 됐다.

관리자가 ‘강제탈퇴’나 ‘글쓰기 제한’ 등의 조치를 하지 않는 경우에도 보수성향의 네티즌들이 이들 사이트에서 살아남기는 쉽지 않다. 역시 악명 높은 좌파세력의 아지트로 알려진 ‘디비디프라임’에서는 보수 네티즌이 김정일 북한 정권이나 국내 종북세력을 비판하는 글을 작성할 경우, 반대편 네티즌들에 의해 ‘신상털이’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해당 네티즌의 ID를 검색사이트에서 검색해서 그의 실명을 알아낸 후, “XXX씨, 뭐뭐 하시는 분이시군요” 라는 식으로 모욕감과 당혹감을 공개적으로 안겨주기도 한다. 6·25 당시 빨치산과 자생 좌익들이 행한 ‘인민재판’에 가까운 공포 정치가 커뮤니티 사이트를 장악한 세력에 의해 행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인민재판’으로 악명 높은 사이트들을 꼽자면 위에서 언급한 야구 커뮤니티 사이트인 MLB파크(mlbpark. com), 인테리어 관련 커뮤니티인 레몬테라스 (cafe.naver.com/ remonterrace), SLR 카메라 관련 정보 공유 커뮤니티인 SLR클럽 (slrclub.com), DVD 및 영화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인 디비디프라임(dvdprime.com) 등이 있다.

우파 ‘의용군들’ 중심으로 점진적 반격 중

커뮤니티 사이트들은 대한민국에서 좌파진영의 활동이 가장 극명하게 벌어지고 있는 공간이며 정치에 무관심한 대다수 젊은이들이 무차별적으로 세뇌당하고 선동당하는 장소다. 북한이 ‘2012년 적화통일’을 공언한 지금, 이들 사이트들에서 선동당한 20~30대 네티즌들은 내년 4월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보수진영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보수우파진영도 아예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 보수진영은 진보진영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연령층이 많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인터넷에서의 열세를 인정할 수밖에는 없다. 그러나 최근 10~20대의 자발적인 보수성향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종북세력에 대항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어 한가닥 희망을 가져볼 만하다.

이들은 지난 2011년 1월 초 북한의 대남 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의 홈페이지와 트위터, 유튜브 계정을 해킹하는 쾌거를 이룬 바 있다. 2011년 1월 5일 '우리민족끼리'에 일명 ‘세로드립’으로 김정일-김정은 부자를 비난하는 글이 게재됐다. 이 글의 앞글자를 따면 ‘김정일 미친놈’이었다.

‘우리민족끼리’에 김정일 비방글이 올려진 다음 날인 1월 6일 오후 8시부터 디시인사이드 ‘연평도 북괴도발 갤러리’가 디도스 공격으로 접속량이 폭증하자 우파 네티즌들은 북한의 보복 공격일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2차, 3차 공격에 나섰다. 이에 1월 7일 ‘우리민족끼리’ 유튜브 계정에 ‘김정은 열차사건의 진실’이란 동영상이 올라왔으며, 김정은의 생일로 알려진 1월 8일에는 ‘우리민족끼리’ 트위터 계정에 김정일 부자를 비방하는 글이 게재됐다.

이는 국내 종북세력의 사령탑인 북한의 대남공작 사이트에 직격탄을 날렸다는 점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고, 종북세력에게도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안겨줬다. 이 외에도 보수성향 네티즌들은 디시인사이드를 비롯해 네이버와 네이트의 뉴스 댓글란 등에서 진보좌파 네티즌들과 설전을 벌이는 등 조금씩 세력을 구축해가고 있다.

그러나 ‘젊은 의용군들’들의 힘만으로 인터넷에서 종북세력을 제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연령대가 높은 우파 유권자들도 좀 더 적극적으로 인터넷 사용 방법을 습득하고 전선에 합류할 필요가 있다.

한나라당 등 보수 정치권 인사들의 자정 노력도 필요하다. 인터넷에서는 말을 어설프게 하거나 실언을 하면 맹비난을 당하는 차원을 넘어 ‘패러디’와 조롱의 대상이 된다. 따라서 한나라당 의원들과 청와대 인사들도 인터넷에서의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말 한마디 한마디를 조심스럽게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어설픈 농담을 하다가 ‘자살골’로 이어지는 사례를 방지해야 할 것이다. (미래한국)

김주년 객원기자  anubis00@naver.com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