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과 포용, 그리고 소통의 4대강
통합과 포용, 그리고 소통의 4대강
  • 미래한국
  • 승인 2011.11.11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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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백 한국국가전략포럼 연구위원

강은 통합한다. 강은 이 골 물 저 골 물을 하나로 모아 드넓은 바다로 흘려보낸다. 강은 포용한다. 강은 탁한 물 맑은 물 더러운 물 깨끗한 물 가리지 않고 다 받아들인다. 강은 소통한다. 강은 지역을 넘고 경계를 지나 바다로 간다. 강은 그렇게 통합하고 포용하고 소통한다. 강에서 우리는 분열과 대립, 갈등 해소의 지혜를 배운다.

중국 요 황제는 22년간이나 계속되는 홍수를 막고자 의논 끝에 신하 곤에게 황하의 치수를 맡겼다. 명을 받은 곤은 인(메우고)과 장(障:가로막는) 두 가지 방침을 세우고 대역사에 들어갔다. 물이 넘치는 곳에는 제방을 쌓아 막고 침수될 곳은 메웠다. 그러나 강물은 사정없이 제방을 무너뜨렸다. 그러면 또 쌓았다. 쌓으면 무너지고 무너지면 또 쌓기를 9년. 그러나 결국 실패로 끝났다.

요 황제가 퇴위하고 순 황제가 뒤를 이었다. 황제는 곤의 아들 우에게 다시 황하의 치수를 맡겼다. 우는 아버지의 실패를 면밀히 검토한 후 소(疏:통과시키고)와 도(導:이끄는)의 두 가지 방법을 택했다. 물의 힘을 막는 것이 아니라 물길을 만들어서 통과시키고 분산시켰다. 그렇게 해서 마침내 황하 치수사업을 마무리했다. 대성공이었다.

반대파의 ‘메우고’ ‘가로막기’식 훼방을 내치고 막힌 물을 소(疏:통과시키고)하고 넘치는 물을 도(導:이끄는)하는 4대강 사업이 파란곡절 끝에 완공 단계로 들어섰다.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 가운데 11개가 완공됐고 나머지 5개 보도 이달 26일이면 개방된다. 지난달 22일 한강의 이포보를 비롯해서 금강의 공주보, 영산강의 승촌보, 그리고 낙동강의 강정고령보에서 ‘4대강 새 물맞이’ 행사가 있었다. 2009년 10월 첫 삽을 뜬지 2년 만이다.

4대강 사업의 위력은 지난 여름 장마 때 나타났다. 1년 강수량의 절반이 한꺼번에 쏟아진 집중호우에도 재산 피해는 예년의 20%를 밑돌았다. 4억5264㎥의 모래를 준설해 본류 수위를 2∼4m가량 낮춘 덕택이다. 4대강 사업으로 홍수 피해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반대론자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앞으로 우리는 오토캠핑장과 공연장, 잔디구장 등 여의도 면적의 50배에 달하는 친수구역에서 각종 레저 스포츠를 즐기게 된다. 넓어진 수면에선 카누와 카약, 윈드서핑 등이 가능하게 된다. 1700㎞의 강변 자전거길은 벌써부터 관광명소로 인기다. 16개 보에 설치된 소수력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연간 2억7100㎾의 친환경 전기는 인근 지역의 밤을 밝힐 것이다. 보와 중소형 댐 건설 등으로 확보된 용수는 가뭄 해결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런데도 야당과 일부 좌파 단체들은 여전히 생트집이다. 물론 4대강 사업의 반대가 잘못이라고 무조건 나무랄 수만 없다.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 따라 그들의 견제가 있었기에 정부가 사업을 더 주도면밀하고 깐지게 했을지도 모른다. 그 점은 반대론자들의 공일 수 있다. 그러나 사업이 마무리돼 성과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도 사실과 다른 허구를 들고 나와 다 된 밥에 재를 뿌려대는 놀부 심보가 문제다. 그것은 ‘견제’가 아니라 심통이다.

4대강 사업 반대론자들은 “홍수 예방 효과는 과장된 것”이라며 장마 피해 감소를 통계 오류로 왜곡한다. 그들은 강 본류와 지천의 깊이가 달라 나타나는 역행(逆行)침식으로 왜관철교가 단절되고 자전거도로의 제방이 끊겼다고 목청을 돋운다. 4대강 사업으로 강 주변 환경이 몰라보게 나아졌는데도 계속 환경이 파괴되고 물이 오염됐다고 심통을 부린다.

심지어 “4대강의 환경파괴를 무마하기 위해 지류사업을 벌이는 게 아니냐?”는 터무니없는 의혹까지 제기한다. 그들은 '4대강 찬동인사 인명사전'이란 제목으로 4대강 사업에 찬성한 정치인 명단을 내놓고 낙선운동까지 벌인다고 한다. 네댓 살 어린이들의 치기 섞인 그들의 행동은 역겹다 못해 저주스럽다.

지난날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그토록 반대했던 사람들이 훗날 고속도로의 혜택을 마음껏 누리며 살고 있듯이 4대강 사업 반대론자들도 이 사업이 완성되면 누구보다 혜택을 누리며 살 것이다. 그들 중 누군가는 벌써부터 1700㎞의 강변 자전거길을 달리고 있을지 모른다. 위선의 가면을 쓴 채 “역시 좋기는 좋다”고 주억거리면서.

4대강 사업 반대론자들은 과거 서울외곽순환도로 사패산 터널과 경부고속전철 천성산 터널을 반대했던 과오를 겸손한 자세로 되돌아봐야 한다. 과연 자신들의 주장대로 이들 국책사업이 망국 사업이었는가? 반대를 위한 반대는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 허울 좋은 정치.이념적 반대는 국력 낭비만 가져온다.

4대강 사업 반대론자들은 책상머리에 앉아 소설 쓰듯 사업 성과를 허구로 깎아내리지 말고 현장에 나가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라. 그러고 나서 비난할 게 있으면 허구가 아닌 진실로 비난하라. 당신들에게 등 떠밀려 한때나마 반대 구호를 외쳤던 지역주민들도 이제는 4대강 사업 성과를 보고 박수를 보내고 있지 않은가.

오늘도 4대강은 탁한 물이건 맑은 물이건, 경상도 물이건 전라도 물이건 전국 골골의 물을 하나로 모아 지역을 넘고 경계를 지나 먼 바다로 흘려보낸다. 통합과 포용, 그리고 소통의 상징인 4대강은 하나 둘씩 드러나는 사업 성과로 분열과 대립을 해소시키면서 우리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싣고 오늘도 유유히 흐르고 있다. 반대론자들은 4대강을 더 이상 정치의 강, 이념의 강으로 만들지 말라. (미래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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