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정적 불륜 선언
희대의 정적 불륜 선언
  • 조갑제
  • 승인 2011.11.2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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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령상 민주당과 민노당은 도저히 통합할 수 없다

11월 3일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민주진보 진영의 각 정당, 민주진보의 가치를 따르는 각 정파 및 정치세력 노동세력과 시민사회세력 및 모든 민주진보 진영의 인사 분들께 새로운 민주진보 통합신당에의 참여를 제안한다”고 선언했다. ‘민주진보의 가치’를 공유하는 이들이 뭉치자는 이야기인데 강령에 나타난 민주당의 가치와 민노당의 가치는 판이하다.

민주당은 당 강령에서 이렇게 선언했다. “우리 민주당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이끌어 온 자랑스런 전통을 가진 정당으로 변화와 개혁을 주도하며, 민주. 자유. 복지. 평화. 환경을 당의 기본가치로 삼아 중산층과 서민의 기치를 대변하는 진정한 ‘중산층.서민’의 정당임을 선언한다.

우리는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억압하는 그 어떤 행위에도 반대하며, 소수의 권리를 포함한 다양한 가치가 존중되는 자유롭고 동등한 사회를 지향한다. 또한 사회경제적 권리가 반영되는 실질적 민주주의를 확대. 실현하며, 권력과 부의 독점을 배격하고 국민의 요구와 권익을 대변하는 대의정치와 책임정치를 구현한다.”

민노당은 강령에서 이렇게 다짐했다. “민주노동당은 갑오농민전쟁과 3.1민족해방운동, 4.3민중투쟁, 4.19혁명, 5.18민중항쟁, 6월민주항쟁과 7-9월 노동자대투쟁, 촛불항쟁 등 도도히 이어져온 민중투쟁을 계승하는 정치세력이다. 민주노동당은 노동자, 농민 등 민중의 힘과 지혜를 모아 일하는 사람이 주인이 되는 세상을 열어갈 것이다.

우리 민중은 제국주의 침략과 민족 분단, 외래 독점자본과 국내 재벌의 민중수탈, 독재, 사회 불평등과 생태 파괴, 가부장적 폭력으로 얼룩져 온 오욕의 역사를 바로잡고 오늘날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군사패권주의가 초래한 총체적 위기를 극복하여 민족의 자주적 발전과 평등사회, 평화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진보적 민주주의가 이 땅에 구현되지 않는 한 민중의 삶은 억압과 수탈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에 민주노동당은 자주적 민주정부를 수립해 자본주의 폐해를 극복하고 민중이 참 주인이 되는 진보적 민주주의 체제를 건설할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민중주권을 실현하며 자주와 평등, 인간해방, 자연과 인간이 생태적으로 공존하는 새 세상을 향해 전진할 것이다.”

민주당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이끌어왔다고 자랑하는데 민노당은 그런 민주주의를 정면에서 부정하고 ‘민중주권’을 기초로 한 사회주의 세상을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민주당은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지고(至高)의 가치로 여기는데 민노당은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부정하고 민중이란 이름의 특권계급 독재를 정당화하는 정당이다.

민노당은 또 “우리는 남북 군축과 한반도 평화체제 실현을 통해 한미 군사동맹 체제를 해체하고 주한미군을 철수시킨다”고 선언했다. 민주당은 한미동맹 해체를 공약한 적이 없다.

강령상 민주당과 민노당은 도저히 통합할 수 없다. 민주당이 종북화되든지 민노당이 탈종북화하든지 해야 통합이 가능하다. 그런데도 손학규 대표는 민노당에 대해 통합작업에 동참해달라고 구걸한다. 강령이 정반대인 정당끼리 통합한다는 건 물과 불을 통합한다는 이야기와 같다. 대한민국과 결혼해 살고 있는 민주당이 북한정권의 애인쯤 되는 민노당과 불륜관계를 맺겠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대(對)국민 사기극에도 윤리가 있을 것이다. 종북세력과 당을 같이 하자는 구걸을 한 민주당의 족보를 캐고 올라가면 김성수, 조병옥, 장면 같은 반공민주 건국투사들과 만난다. 이분들은 저승에서 이승을 내려다보면서 조폭의 윤리, 창녀의 윤리도 없는 희대의 정치적 불륜에 치를 떨 것이다.* 조갑제 / 조갑제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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