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리배들이여,이념에 따라 헤쳐모여라
정치모리배들이여,이념에 따라 헤쳐모여라
  • 황의각 편집고문
  • 승인 2011.11.2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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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길] 황의각 편집고문 ․ 고려대 명예교수

 
이 땅의 모든 만물은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발생하는 질서로 형성돼 있지만 전체적으로 따져보면 결국 균형, 또는 평등의 우주법칙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 높은 소득수준의 뒤안길에는 경쟁의 심화로 우리 삶에서 이웃 간의 따뜻한 인정미는 사라지고, 심각한 환경오염물의 발생이 수반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한 개인의 웃음과 영광 뒤에는 눈물과 고통이 반드시 따르게 마련이다.

그런데 요즘 이 나라의 정치만은 정(正=向上)과 부(不=退步)사이의 대칭관계가 성립되지 않고 퇴락의 비대칭(非對稱)길로 계속 치닫고 있어서 우리 국민 모두를 우울하게 만든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이 나라 정치 현장에는 경세제민(經世濟民)의 덕목과 자질을 갖춘 올곧고 가슴 넓은 정치인들은 모두 사라지고 정치모리배들만이 나와서 판을 치니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 여당과 야당 가릴 것 없이, 나라의 번영과 국민의 편익보다는 당리당략과 사욕충족만을 추구하는 자들이 득실거리니 정치가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다.

정당은 정책의 바탕을 이루는 이념토대 위에서 국익증대를 위한 정책을 세워 노력하며 투쟁해야 한다. 국익증대 목표를 위한 방법과 길은 다양할 수 있다. 예컨대 경제에 대해 시장기능을 최대로 살리고 정부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옳다고 믿는 자유(보수)주의이념을 가질 수도 있고, 반대로, 시장의 실패를 중시해 정부의 개입을 적극적으로 활성화해야 한다고 믿는 개입(진보)주의이념을 확신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정당은 같은 이념과 철학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여 자기들의 공동이념과 정책을 현실에 적용해 국익증대 목표를 달성하려는 집단이어야 한다. 서로 이념을 달리하는 두 개 또는 그 이상의 정당들은 국익증대라는 공통의 최종목표를 갖되, 단지 그것에 이르는 중간목표를 달리할 수 있기 때문에, 때로는 경쟁적 투쟁을 하게 되는 법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당의 구성은 한마디로 오합지졸로서, 일시 편의적으로 모인 구성체일 뿐, 경세제민의 공통통치이념은 결여돼 있다. 여당이나 야당 구분 없이 모두 서로 정치이념과 철학을 달리하는 무리들이 공천을 받기 위해, 또는 다른 곳을 선택할 여지가 없기 때문에, 일단 한 우리에 모여 입지 확보를 노리는 오합지졸들일 뿐이다. 그들의 국가나 국민의 후생증진에 대한 담론은 오로지 언론과 유권자들 앞에 설 때의 그들의 입술 위에만 있을 뿐, 그들의 가슴과 마음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 정치인들의 표리부동한, 그리고 파렴치하고도 허망한 행동들은 무분별한 여론몰이 지하언론들과 결합돼 이 나라를 온통 불신과 회의와 거짓말과 괴담의 나라로 만들고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목표로 여당이나 야당 할 것 없이 각 정파와 세력들 간에 당(黨)쇄신과 신당개업 쟁점이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야권에서는 야권통합정당 모색이 민주당과 민노당 사이에서 추진되고 있다. 이 두 야권 집단들은 그 뿌리는 다른데 2012년 선거를 앞두고 정권 쟁탈만을 목표로 야합(野合)을 꾀하고 있다. 민주당과 민노당 간의 동상이몽식 야합 추진은 우리 국민의 앞날을 불행하게 만들 위험한 술책이자 모략이다. 선거 후에 전통 민주당은 뿌리마저 뽑히고 통합야당은 붉은 민노당의 핵심세력과 북한정권의 하수인 당으로 전락되게 될 것이다.

차라리 지금 쇄신이나 통합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지도부가 진정한 애국적 결단으로 합의해 양당을 같이 해산한 다음, 각 의원들의 이념노선에 따라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으로 헤쳐 모여, 새로운 진정한 정책이념을 가진 두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 국익을 위해 선의의 정책 대결을 펼쳐나가기 바란다. 그리고 보수당과 진보당간에도 상호정책 이념적으로 중첩되는 부문이 많기 때문에 두 정당들 간에 여러 중도적이고 지엽적 부문에서 정책 차이가 크지 않다. 따라서 양측을 아우른다며 정책적 중도를 표방하고 나서는 회색 정당의 출현은 의미가 없다. 물론 민노당과 같은 다른 극단의 이념 정당은 국민과 헌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그 존속이 허용될 수는 있을 것이다.

국가적 지혜를 모아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상호 분명한 이념 정책 아래 헤쳐 모여를 통해 다시 태어나는 것이 현재와 같이 둘 다 똑 같은 오합지졸 당으로 방향 없이 표류하며 대내외적으로 정책 아닌 정략과 이해관계 싸움질만 하기보다는 국가와 정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을까.  (미래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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