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유일사상과 명진 스님
북한의 유일사상과 명진 스님
  • 미래한국
  • 승인 2011.12.2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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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송봉선 고려대 겸임교수

 
전 안기부 북한조사실 단장
국정원 자문위원

북한은 유일사상10대원칙을 만들어 기독교의 10계명과 같이 북한 인민대중들에게 이 원칙을 적용해 모든 법체계를 초월한 상위개념으로 믿게 하고 있다.

김일성이라는 유일신을 만들어 더 엄격한 행동 규율을 요구함으로써 북한 주민들에게 김일성의 절대성을 유지시키고 있다. 김정일은 1974년 4월 14일 당 5기 9차 전원회의에서 주체사상과 개인숭배, 절대 권력체제를 결합시켜 북한의 실질적인 최고 지상법이 되는 유일사상10대원칙을 발표했는데 “전당과 온 사회에 유일사상 체제를 더욱 튼튼히 세우자”라는 연설을 통해 이는 단순한 상징적 통치 이념이 아니라 전체 인민이 삶과 행동에서 지켜야 할 철저한 원칙임을 밝혔다. 따라서 비록 북한의 형법이 있다고 하지만 유일사상10대원칙이 절대 우선이다. 이 원칙 하에서는 김일성이나 김정일의 권위를 훼손할 때는 아주 경미한 경우라도 강력한 처벌을 할 수 있다.

<저항과 화해의 비전> 저자인 리차드 라이트(Richard Wright)는 “북한의 유일사상10대원칙과 기독교의 십계명의 규율은 각각의 영역에서 동일한 목적을 가진 복잡하고 철학적인 생활지침을 직접적 형태로 구체화해 사람들에게 교리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만약에 북한당국이 어느 특정인을 목표로 한다면 이 10대원칙에 걸리지 않는 사람은 없다.

여기에 비하면 남쪽은 그야말로 초법적인 자유를 누리고 있다 하겠다.

전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은 최근 출간한 ‘중생이 아프면 부처도 아프다'는 책자에서 이 대통령을 향해 막말을 했다. 우이독경(牛耳讀經)을 고쳐 서이독경(鼠耳讀經)으로 쥐귀에 경읽기로 비하를 하는가 하면 “쥐구멍에 물이나 들어가라” 는 식으로 대통령을 쥐라고 천박한 말을 쓰고 있다. “대통령의 말이 서푼짜리 동전만도 못하다”는 말로 도저히 종교인이 쓴 책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의 표현을 했다. “차라리 청와교”라는 말로 대통령이 기독교신자임을 비하했다.

모든 종교의 기저(基底)에는 사랑과 용서 그리고 내세관에서 죄를 짓지 말라는 구도(求道)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비춰 종교인인 명진을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이해가 안 된다. 명진 스님은 북한을 자주 왕래해 북한을 잘 알 것이다. 3대세습을 하면서 유일사상10대원칙을 걸어 20만명이나 되는 주민들을 정치범수용소에 보내는 김정일집단에 대해서는 단 한번이라도 비판을 했는지 묻고 싶다. 남쪽은 명진의 이러한 국가원수 모독에 법 집행을 하거나 명예훼손으로 고발하지도 않았다. 우리 사회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참담할 뿐이다.

북한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도 명진의 ‘쥐귀에 경읽기’라는 제목으로 최근 명진의 ‘서이독경(鼠耳讀經)’이라는 부제로 발간한 신간 서적 ‘중생이 아프면 부처도 아프다’를 인용해 이 대통령에 대해 ‘특등사대매국노’, 히틀러를 능가하는 ‘리틀러’라는 별칭을 다 받았겠는가 라면서 최근의 불거진 대통령 주변의 비리를 결부시켜 집중 비난했다. 이는 종교와 정부당국 간의 남남갈등을 유발 시키려는 또 다른 기도로 보인다.

정치와 종교는 인간이 사는 사회에서 꼭 필요하다. 그러나 명진과 같이 “흑 아니면 백”,“죽기 아니면 살기”식의 논리로 접근하다 보면 해결이 나지 않는다. 현실세계에서 양자관계는 가까우면서도 거리를 두어야 편하다.(미래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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