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사무총장 블릭스는 북한 대변인?
IAEA 사무총장 블릭스는 북한 대변인?
  • 미래한국
  • 승인 2011.12.28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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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도널드 커크 편집위원·전 뉴욕타임스 특파원

가장 중요했던 시기에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역임한 한스 브릭스는 오는 3월 서울에서 열리는 핵정상회담에서 자문 역할을 하는 ‘저명 인사’ 중 한 명이다.

그는 1994년 북핵 제네바 일반협정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북한을 많이 상대했고 1986년 체르노빌 원자력 사태와 이라크 사담 후세인의 핵개발 조사를 진두지휘했다. 그는 자신의 모국인 스웨덴에서 변호사로 활동했고 케임브리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스웨덴 외무장관을 역임했다.

이런 화려한 배경과 수년 간의 축적된 전문 경험을 가진 한스 브릭스가 ‘북한과의 화해를 위해 필요한 것은 대화를 좀 더 하는 것’이라고 말하리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놀랍게도 이것이 한스 브릭스가 서울에서 외신기자들과 가진 대화에서 언급한 것이다. 그는 “사전조건을 두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6자회담 당사국들은 사전조건 없이, 북한이 약속을 준수하겠다는 다짐도 받지 말고, 이전 6자회담은 실패했다는 언급도 하지 않은 채, 그리고 핵무기를 보유할 권한을 갖고 있다는 북한의 주장을 신경쓰지 말고 회담 재개에 동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말하는 무조건적인 회담 재개가 국제사회에서 반복적으로 북한에 요구하는 내용들을 준수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

브릭스는 지난해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의 책임을 물어 북한으로부터 사과를 받아내려는 한국의 요구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그는 “한국이 (북한에) 사과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그것은 회담 재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브릭스는 한국의 입장을 무시하면서 북한이 계속 주장하는 ‘무조건’ 회담 재개만 강조하고 있다. 그는 “북한은 불가침조약, 혹은 평화조약에 대한 약속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북한의 가장 오래된 요구 중 하나를 되풀이했다.

브릭스는 북한문제는 2002년 1월 연두교서에서 이란과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와 함께 북한을 ‘악의 축’에 넣은 조지 부시 대통령 때문에 심화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과 이란은 자존심이 크다”며 “북한사람들은 생색내는 듯한 방식이 아니라 바르게 대우받는 데 민감하다”고 말했다.

2002년 10월 북한이 비밀리에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개발해왔다는 것이 알려졌지만 그는 이에 대해 별로 화를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북한의 우라늄 프로그램 수준은 많이 개발된 상태가 아니었고 우라늄 농축을 통한 핵개발은 1994년 북핵 제네바 협정에는 어쨌든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그는 IAEA 감시 하에 북한이 제네바 협정에 따라 영변의 5메가와트 원자로를 폐쇄한 기록을 강조했다. 매우 분명한 검증 절차라는 것이다.

브릭스는 이란을 교훈 삼아 북한의 경우 그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미국은 수년 간 이란에 우라늄 농축을 멈추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효과가 없었다.”

브릭스는 북한이 문서상으로 서명을 해도 실제로는 서명한 내용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무시했다. 회담을 더하면 더 회의적인 시각만 나오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웃으면서 “그래도 다시 하는 것이다. 우리는 다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블릭스의 최종 메시지는 분명하다. 북한과 ‘불가침협정’을 체결하고 한국전을 중단시킨 정전협장 대신 평화조약을 체결하면 어떻겠느냐는 것이다. 평화조약에는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동맹 폐지 및 무기 판매를 포함한 수많은 한미관계들의 중단이 담길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북한이 군사공격을 개시하고 남한을 접수하기 전의 서막으로 보기 원하는 것들이다. (미래한국)
번역 / 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영문 원문 / 홈페이지 www.futurekorea.co.k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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