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증세에 대한 원시인 심리
부자 증세에 대한 원시인 심리
  • 미래한국
  • 승인 2012.03.0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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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 경제학자 데이비스 행크에 따르면 인류는 200만년간의 기간 중에 99%를 수렵채취로 살아왔고 농경에 접어든 시기는 13000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로 인해 인류의 마음은 여전히 원시인의 사고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러한 현대인의 원시인적 심리기질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감성(위험 회피)이 이성(기회 포착)보다 우선한다.둘째, 당장 눈앞의 현실(먹잇감)이 중요하다. 셋째, 남을 따라하는 것(집단성)이 안전하다.

대한민국에 이러한 집단적인 원시인 사고가 하나 횡행하고 있다. 그것이 낳은 기이한 주술(呪術)은 바로‘부자와 대기업에게 세금을 더 많이 물리면 대한민국 경제가 살아나고 복지천국이 될 수 있다’는 민주통합당의 대국민 사기극이다. 민주통합당은 최근 상위 1%인 부자와 대기업에 대한 세부담을 늘려 2017년까지 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의료, 일자리, 주거 복지, 반값 등록금을 해결하겠다는 3+3공약을 발표했다.

지금보다 25조원 가량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한 복지정책이다. 이렇게 간단한 방법이 있었다면 우리는 그동안 무엇 때문에 고민했던 것일까. 부자와 대기업만 족치면 될 것을 말이다.

그런 의문은 야당의 부자 증세가 행크가 말한‘원시인 심리’에 기인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왜냐하면 현재 대기업의 상위 1%가 전체 법인세의 80%를, 자영업자의 상위 7%가 종합소득세의 85%를, 근로소득자 상위 12%가 전체 근로소득세의 85%를 각각 내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의 주장대로라면 매년 5조원의 추가 세수가 필요하다. 그런데 여기 우리가 잊고 있는 세금의 비밀이 하나 있다.

그것은 연간 5조원의 사업비가 필요하다면 실제로는 약 5조5000억~6조의 세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예산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일반관리비가 들기 때문이다. 대개 정부 예산은 이러한 간접비를 계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25조의 예산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10~20%의 간접비를 고려해 30조 이상의 세금을 거두어야 한다. 그래서 세금은 목적예산보다 많이 걷게 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본다면 지금의 1%부자와 대기업에 대한 증세로 5년간 총 30조원이 넘을 복지를 충당한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이야기다. 게다가 한국 경제의 앞날은 중국의 거대한 도전과 전 세계적인 경기 불황으로 불투명하다. 결국 정부가 많은 세수를 걷으려면 대기업이 현재처럼 이익이 나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지금 같은 정부의 대기업 규제 정책으로는 그 전망이 상당히 어둡다.

혹자는‘버핏세’와 같은 미국의 부자 증세를 주목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버핏세가 있었다면 버핏과 같은 부자는 지금 없었을 것’이라는 비판론자의 이야기에도 주목해야 한다. 미 공화당의 정치인들이 모두‘멍청이’혹은‘악마의 자식’들이 아니라면 우리는 그들이 왜 부자와 기업에 대한 세금을 낮추려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세금은 불황일 때는 낮춰 경기를 진작시키고 호황일 때 많이 걷히게 하는 것이 기본이다. 왜 그러한 경제원리를 우리는 거꾸로 가려만 할까.

세금은 그 본질에 있어서 국가가 개인의 소유와 노동력을 합법적으로 착취하는 시스템이다. 다시 말해 국가가 개인들에게 세금으로 걷는 가치 만큼 개인들에게 강제노역을 시키는 것이고 따라서 그 세금이란 적을수록 좋은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복지라는 것을 깨달으려면 자칭 진보라는 대한민국 원시인들도 더 진화될 필요가 있다. (미래한국)
한정석 편집위원  kalito7@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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