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을 꿈꾸는 언론 매춘부들
권력을 꿈꾸는 언론 매춘부들
  • 한정석
  • 승인 2012.04.20 23: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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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와 MBC의 방송파업이 한달 넘게 지속되고 있다. 양대 방송사의 파업이유는 정부가 방송편성과 제작에 압력을 가함으로써 공정한 방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지난 23일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이강택, 이하 언론노조)이 주최한 ‘언론노동자 총궐기대회’에는 파업 중인 언론사뿐 아니라 다른 지상파방송사도 이른바 ‘블랙투쟁’으로 동참의사를 표시했다.이날 하루 동안 SBS, OBS 앵커와 기자들은 검은 색 옷을 입고 뉴스를 진행하거나 ‘스탠딩’을 하는 식으로 보도투쟁에 동참했던 것.먼저 MBC 파업이 지난 1992년 '52일 파업'을 넘어서서 신기록을 갱신중이다.MBC의 파업이유는 ‘김재천 사장의 낙하산 인사’와 ‘불공정 제작압력’이다.KBS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김인규 사장의 공정방송 훼손’을 파업이유로 제시한다. 

문제는 이 파업들이 현행법상 불법파업이라는 점이다. 동시에 파업의 사유가 총선에서 야당을 지원하기 위한 ‘정치파업’이라는 점에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달 자유기업원 신임 원장에 취임한 전원책 변호사는 5일 오전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전파 매체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파업을 해서 부실한 방송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온 국민의 것인 전파라는 재산을 남용하거나 파괴하는 걸로 봐야하는 것”이라며 방송사 파업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다. “일단 콘텐츠는 생산을 해내면서 다른 방법으로 자기들의 주장을 관철하려고 하는 그런 성숙된 태도가 바람직할 것”이라는 것이 전원장의 충고였다. 

MBC,KBS 파업은 명백한 불법,정치파업 

이번 파업을 선도한 MBC에 대해서는 현재 MBC 복수노조 가운데 하나인 공정노조의 입장이 가장 비판적이다. 공정노조 이상로 위원장은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현재 MBC의 파업은 총선을 계기로 특정 정치세력을 지지하기 위한 불법 정치파업’이라고 단언했다. 

실제로 MBC노조는 지난 달 파업 초기에 김재철 사장의 ‘낙하산 인사’를 문제 삼았다. 하지만 그러한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왜냐하면 김재철 사장이 정치 권력에 의한 낙한산 인사라면 MBC의 방문진 이사들도 모두 그렇기 때문이다. MBC 사장과 임원을 선출하는 MBC 방문진 이사들은 여당과 야당의 추천에 의해 결정된다.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것은 MBC 노조 스스로 MBC를 ‘공영방송’이라고 지칭하며 공영방송이기에 언론의 공영성을 사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만일 MBC가 스스로 공영방송이 되고자 한다면 KBS처럼 국정감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MBC는 이제까지 민영방송으로 간주되어 국정 감사 대상이 아니었다.

현재 MBC의 방송 소유 및 운영적 구조는 공영도 아니고 민영도 아닌 기이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래서 방송일각에서는 MBC에 대해 ‘노영(勞營)체제’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주인이 없는 회사이다 보니 노조가 방송과 경영전반에 무소불위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는 이야기다.MBC 이상로 공정노조 위원장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가장 실패한 방송 경영 구조가 바로 노영”이라며 ‘MBC 민영화’과 그 해답임을 주장하고 있다. 즉 ‘일(一)공영 다(多)민영체제’가 그동안 정부와 여당간에 일치된 오랜 정책방향이었다는 점에서도 MBC의 민영화는 이명박 정부가 마무리해야 할 주요 과제라는 이야기다. 

KBS의 경우 역시 노조의 파업이 정치적이다 보니 최근 노무현 정권시절의 사찰자료를 MB정권의 것으로 오인해 발표하는 촌극을 낳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달 <KBS스페셜>에서 방영된 공산주의자 정율성에 대한 미화일색의 다큐멘터리 역시 KBS 새노조의 강력한 영향력으로 인해 KBS 이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방송되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KBS의 경우 2007년 언론노조의 회계부정 사건을 이유로 언노련을 탈퇴하고 KBS 새노조를 설립했지만 현재 전국 언론노조 위원장인 이강택PD(전 PD연합회장)가 현 KBS소속이라는 점에서 언노련과 궤를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KBS 역시 김인규 사장을 공영방송 파괴의 주범으로 설정하고 파업이유를 그 배경으로 삼지만 실제로 공영방송을 파괴하고 있는 주범은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KBS새노조라는 비판이 KBS 조직내부에서 조차 일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KBS 공영노조 (위원장 황우섭)는 성명을 통해 “ KBS 문제는 사장 한 사람이 사퇴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이런 상황에서 제작거부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정연주 시대의 향수에 젖어 있는 사람들이 주도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4년 동안 숨죽이고 기회를 엿보다가 정권 교체기가 다가오면서 후배들의 눈도장이나 받아보겠다고 연판장을 돌리고 깽판을 부추기는 글이나 올린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방송언론에 무지한 여권,물타면 좋아진다? 

KBS와 MBC의 이러한 문제의 근본원인은 현정권과 여당의 안일한 종편채널 정책의결과라 할 수 있다. 조선,중앙,동아 등 보수 매체들이 방송업에 진출하면 현재 KBS와 MBC의 좌편향된 방송문화에 균형이 잡힐 것이라는 것은 착각이었다. 오히려 현실은 현재 저조한 시청율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종편채널들이 광고영업과 정부 지원에 대한 필요로 인해 야권이 차기 정권을 잡을 경우 급속히 親정부 내지 좌파 논리 수용의 행태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종편의 편성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한 간부는 “현재 체제로라면 종편 채널에 언노련이 주도하는 좌파 방송노조 설립은 시간문제 일 뿐”이라고 말한다. 이미 각 지상파와 케이블, 그리고 외부 프로덕션에서 좌파적 성향을 가진 제작자들이 조중동 종편 채널에서 주요 간부와 임직원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러한 이유는 방송계에 워낙 보수우파 성향의 인물이 없었던 사실에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이 좌파일색의 방송환경을 시정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외과적 수술을 해야 할 상황에서 ‘염증완화’라는 대증요법의 종편정책에 올인해왔던 것이고 거꾸로 이 종편들이 좌파진영의 수중에 넘어갈 위기 상황을 맞이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MBC 민영화, KBS 수신료 자율화 개혁 필요 

이와함께 보수진영에서도 방송 미디어계의 이념적 균형을 위해 현재 KBS와 MBC의 복수노조 및 우파성향의 노조에 각별한 관심과 지원에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MBC의 경우 민영화를 통해 균형잡힌 방송문화를 창달해야 하는 시급성이 요청되고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좌파 언론노조가 제기하는 MBC의 정수장학회 지분문제 처리가 보다 전향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MBC 이상로 위원장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정부와 정수정학회가 합의해서 양쪽의 MBC지분을 공정 방송에 적격성을 갖고 있는 민간 콘서시움에 매각할 것”을 주장한다.그럴 경우 정부와 정수장학회에게는 조단위의 매각 차익이 발생하는데 이때 정부는 그 재원을 디지털 방송 전환 사업에, 정수장학회는 본연의 목적 사업인 장학사업과 미디어 컨텐츠 연구지원 사업에 쓰면 된다는 것이다. 이로인해 오히려 사회적 복지와 산업투자가 동시에 충족될 수 있다는 점에서 MBC민영화 방안은 후폭풍이 없는 가장 효과적인 선택일 수 있다. 

반면에 KBS의 경우 방만한 경영에 개혁을 추진할 필요와 수신료 재원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된다. 특히 수신료의 경우 디지털 지상파로 전환되면 전파의 희소성이라는 수신료 징수의 이유가 사라지고, 동시에 시청자가 케이블,위성,IP-TV등 다채널 이용시 마다 KBS의 수신료와 함께 컨텐츠 사용료를 중복 지급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KBS 역시 공익을 중심으로 외형보다는 내실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즉 필요한 재원을 수신료에만 의존하기 보다는 영국의 BBC나 일본의 NHK처럼 방송산업의 국제화, 컨텐츠 제작 및 유통의 글로벌화를 통해 자기 경영원칙에 의한 효율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권력지향 언론은 지적 매춘부,시민이 감시해야 

실제로 우리 방송산업의 경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그 선도적 역할을 하는 KBS의 컨텐츠가 실제로 국제 시장에서 부가가치가 낮다는 점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제까지 KBS는 세계 3대 공영방송으로서 영국의 BBC, 일본의 NHK와 함께 KBS를 지명해 왔다. 하지만 이들 방송과 KBS를 비교해 보면 컨텐츠의 퀄리티와 부가가치면에서 비교하기조차 어려운 열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기저에는 방송제작을 담당하는 PD들이 제작보다는 정파적 이해관계에 함몰되어 정치 파워로 자기 위상을 강화하려는 후진적 관행이 오랜기간 자리잡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된다. 따라서 KBS는 방송과 뉴스제작에 있어 공영성의 강화와 함께 효율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제작인력에 대한 과감한 정리가 요청된다고 하겠다.공영성이란 정치적 중립을 의미하는 것이지 특정 정파의 이해에 부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시정하기 위해서는 일본 NHK가 도입한 수신료 자율 납부제에 대한 적극적인 도입 검토도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보수우파 진영의 관심과 이 분야에 대한 모니터링, 그리고 적극적인 의견 개진이다. 언론은 우리사회에 이미 제4부라는 스스로의 비공식 타이틀을 거머진 지 오래됐고 정치와 경제를 뒤흔들 수 있는 막강한 권력을 소유한 공룡이다. 이들 언론에게 권력이 주어져 있다면 당연히 그 권력은 시민사회에 의해 감시되고 견제되어야 한다. 보수 일각에서는 그러한 권력을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에 이용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겠지만 근본적으로 권력을 지향하는 언론과 언론인은 권력의 향배에 따라 절개도 바뀌는 매춘부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매춘부들은 선도하고 감시해야 할 존재들이지, 영혼의 반려자로 삼을 존재들이 아니다.       

한정석 편집위원 / 前KBS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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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인 2012-04-24 15:53:38
권력을 꿈꾸는 언론 매춘부 한정석

뭐 꿀리시는거라도.. 위에 있는 메일 안되는 메일이네요..
정석대로 삽시다. 완존 낚였다. 이말 쓸려고 회원 가입까지 하는 나의 정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