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총선, 좌파진보세력의 좌절과 여당의 승리
한국 총선, 좌파진보세력의 좌절과 여당의 승리
  • 미래한국
  • 승인 2012.05.0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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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 이코노미스트 종합
한국의 강력한 통치자였던 박정희의 딸 박근혜는 선거의 여왕임을 입증했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새누리당은 4.11 총선에서 다시 다수당이 됐다. 한 달 전만해도 진보야당인 민주통합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하리라는 예상이 많았다. 이명박 정부 부패 등의 문제로 여당의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작년 말 여당의 당권을 장악한 이후 당명 변경, 정책, 인적 쇄신을 추진했다.
 
야당은 이번 총선을 현 정부에 대한 심판 기회로 선거의 틀을 짜려고 했지만 박근혜 위원장은 야당의 기도를 무력화했다. 민주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통합진보당과 야권연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패배했다. 이 두 정당은 여러 선거구에서 서로 양보해 야권단일후보를 내세웠고 국회에서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면 합당하려고 했지만 무산됐다.
 
이번 총선 투표율은 54.3%였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임박해도, 세 번째 핵실험을 하리라는 소문도 선거일에 휴일을 즐기려는 이들을 자극하지는 못했다.
 
이번 선거에서 젊은 세대의 투표율이 주목됐다. 그들의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인 민주통합당이 덕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젊은층의 투표는 큰 비중을 차지하기에 새누리당은 새로운 복지정책과 새로운 후보들을 등장시켜 이들 표를 흡수하기 위해 노력했다.
 
투표 마지막 며칠 동안 인기가 급추락한 야당은 이번 총선이 예상했던 것보다 한층 백중할 것을 시인하고 전통적으로 집권당에 반대하는 젊은층이 투표에 참여하도록 호소했다.
 
이번 선거는 경제모델의 전면 수정 압력이 점점 높아지는 아시아의 4번째 경제대국에게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행해진 것이다.
 
좌파 야당은 이명박 정부가 재벌을 위한 경제정책을 추진하고 중소기업이나 저소득 국민에 신경쓰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에 박근혜 위원장은 주요 금융투자자에 대한 자본소득세율을 인상하고 재벌 개혁도 암시하고 있다.
 
환상에서 깨어난 유권자들은 야당의 주요 정책이 기회주의적이고 복지확대 공약이 막연해 이를 신뢰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야당에 등을 돌렸다. 야당은 정부의 불법사찰을 문제 삼으려고 했지만 사찰이 과거 좌파정권부터 자행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후폭풍을 받았다.
 
한국의 보수 집권당이 다수당의 입지를 지켜 박근혜 위원장이 12월 대선 경쟁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가 됐다.
 
이번 선거는 올해 말에 있을 대선에 앞서 대선후보의 중요한 시험으로 간주됐다. 새누리당이 다수당 지위를 고수하기 위해 무척 노력했고 13석이 줄었지만 정권을 유지하는 데 충분하다. 여당이 확보한 박빙의 다수당 입지는 12월의 대선 준비에 주요한 심리적 효과를 줄 것이다.
 
대선에서 박근혜의 좌파 경쟁자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일 것 같다. 문재인 이사장은 서민 생활을 힘들게 하는 식품가격 폭등과 교육비 부담과 같은 기본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할 것을 공약하고 있다.
 
정철 객원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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