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이 유럽에 주는 희망
올림픽이 유럽에 주는 희망
  • 미래한국
  • 승인 2012.07.0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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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4년마다 개최하는 하계올림픽이 올해 7월 27일부터 8월 12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열린다. 1896년 아테네에서 4년제 행사로 최초로 개최된 이래 올해로 116년의 역사를 지닌 제30차 하계올림픽이다. 지난 1세기 이상 지속된 인류화합과 공동번영발전을 지향하는 올림피아드 축제는 ‘공평, 평등, 평화’의 기본정신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인종차별(apartheid)문제로 때로는 동서냉전구도로 일부 회원국들이 보이콧하는 사태가 빚어진 에피소드도 있었다.

예컨대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는 남아프리카의 인종차별문제를 놓고 대부분의 아프리카국가들이 불참했고,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과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는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문제를 놓고 각각 서방진영과 공산진영이 불참하면서 반쪽짜리 대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올림픽은 명목상으로는 단순한 국제스포츠행사에 불과하다. 그러나 실제로는 단순히 스포츠행사에 그치지 않고 그 속에 국제정치적 내용을 강하게 함축하고 있음을 반영해 준다.

역대 올림픽의 정치적 에피소드

특히 1988년 서울올림픽은 한국과 국교정상화 이전인 중국을 비롯한 소련, 헝가리, 폴란드 등의 동유럽 국가들과 당시 친북성향의 몽골, 라오스, 베트남, 그리고 아프리카 국가들이 대거 참가함으로써 한국의 공산권 진출의 발판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동서 양진영에서의 참가국 수는 올림픽사상 최대인 160여 개국에 이르렀다. 그러나 1987년 김현희 등 북한공작원에 의한 대한항공기 폭파 등을 통해 서울올림픽을 적극 방해했던 북한과 북한의 동맹국이었던 쿠바, 마다가스카르, 세이셀, 알바니아 등 일부 국가들이 참가하지 않아 서울에서의 IOC 전체 회원국 참가라는 목표는 이루지 못했다.

따라서 이 국제행사를 통해 부수적으로 남북 간 직접접촉과 관계개선의 계기를 마련하려던 우리 정부의 목표는 당장엔 성사되지 못했다. 그러나 서울올림픽은 전 세계에 한국의 존재를 부각시키고 한국경제발전을 극대화하기 위해 동서 모든 국가를 정치 외교 경제 교류대상국으로 확대해 나갈 수 있는 문호 개척의 계기가 됐다.

사실 많은 공산권 국가들이 경제개발계획의 실효성 있는 추진과 새마을사업 등 그동안의 한국경제 도약 과정에 주목하고 있었다. 이 국가들이 한국을 이해하고 한국의 경제발전을 다각적으로 분석 고찰해 자국경제발전의 모델로 삼을 수 있는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게 서울올림픽에 적극 참가하게 된 유인이었다.

2008년의 베이징올림픽의 경우는 중국 나름대로의 ‘국가자본주의’ 정책의 효율성과 앞으로의 중국식 체제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세계가 보고 평가하고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중국은 올림픽 행사준비를 통해 중국의 지역간 균형발전을 위한 사회간접자본의 확장, 주택개량사업, 환경개선사업 등에 대한 국가 주도적 투자우선정책의 당위성을 세계에 보여주는 한편, 경제를 도약단계로 끌어올리는 계기로 삼으려 했다.

그리고 14억 저변인구를 기초로 유능한 운동선수와 인재들을 발굴해 모두 통제된 질서 아래 국가에 헌신하도록 하면서 스포츠뿐만 아니라 경제력에 있어서도 조만간 일본 나아가서는 미국을 앞지르는 세계 최강대국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음을 과시하는 기회로 삼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이번 런던올림픽은 유럽경제공동체의 심각한 국제수지적자와 재정적자로 인한 불확실성, 만성적인 고실업, 경제불황 그리고 외국인 혐오의 영국병을 극복하는 데 어떤 기능을 하게 될까? 스포츠 경기가 세계인의 경제에 대한 불안을 일시적으로 잊게 하는 기능을 하게 되겠지만 잔치가 문제 해결의 근본계기를 마련하지 못하면 잔치 뒷자리는 오히려 허탈과 실망으로 남을 확률을 배제할 수 없다.

세계경제 상황이 개선되지 못한 상황에서 관람객이나 올림픽을 계기로 찾아오는 관광객이 예상보다 적을 경우 적자 올림픽이 돼 주최국의 재정 악화를 초래할 수 있음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번 런던올림픽이 ‘공평, 평등, 평화’라는 올림픽 기본정신에 따라 현 세계적 경기침체, 실업, 굶주림, 국가와 민족 간 및 인종내의 갈등요인을 막고 상호 평화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공동노력과 정책이 모아지는 암묵적 합의가 이루어지는 행사가 돼야 할 것이다. 스포츠를 통한 선의의 경쟁과 상호 격려를 통해 개인 간이나 민족과 국가 간 이념, 갈등의 장벽을 허물고 전 참가자와 관중이 손에 손을 잡고 현재의 경기를 즐기듯이 인류의 공동문제를 함께 극복하며 더 좋은 미래를 건설하는 교훈을 얻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스포츠의 화합정신

올림픽이 참가국 간에 정치적 경제적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간접통로의 역할과 의미를 함축하고는 있다고 하나, 스포츠는 그 자체가 사상과 이념의 전달 또는 확산 기능과는 독립적이다. 음악이나 기타 문화예술 표현이 의도적으로나 우회적으로 사상과 이념의 내재성을 담을 수 있다는 점과 대조되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포츠는 그 자체가 순수하다.

원래 올림픽은 BC 776년경 그리스의 올림푸스(Olympus) 산에서 아폴로 태양신에 바치는 각 도시간의 평화의 기원이자 민족의 재해를 제거하던 우상종교행사로 시작됐다. 그리스가 로마의 지배하에 들어감에 따라 경기행사가 점차 쇠퇴하다가 드디어 AD 392년 로마의 테오도시우스(Theodosius)1세 황제의 모든 비기독교적 우상숭배행위 금지 칙령에 따라 AD 394년 293회 경기를 마지막으로 완전 폐지됐다.

그후 프랑스의 쿠베르탱에 의해 부흥이 계획돼 폐지된 지 1502년만인 1896년 4월 5일 예수님의 부활절을 맞아 그리스의 조지1세의 개막선언으로 13개국 311명의 선수가 출전한 제1회 대회가 아테네에서 개최됐다. 기독교의 우상숭배 배척교리와 근본 모순되는 매4년 올림픽행사가 국제적 화합축제로 세계인들의 전폭적 관심 하에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 아이러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를 스포츠를 통해 하나가 되도록 화합의 장을 이루려는 것이 올림픽 부활의 정신일 수도 있다.

런던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국가부도위기에 처한 올림픽 발원지 그리스를 포함한 유럽공동체와 세계경제가 스포츠정신을 담아 다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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