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 - 북한 김정은 체제의 미래
전문가 진단 - 북한 김정은 체제의 미래
  • 미래한국
  • 승인 2012.07.24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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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 없는 애송이 배우의 ‘3대 세습 공연’, 그 비극적 결말은…

북한 정권과 권력구조는 한 가문과 국가라는 단순 두 세포로 돼 있다. 인민은 없다. 북한이라는 국가는 철저히 김일성 가문의 자산이며 권력은 그 집안만의 유일한 소유이다. 절대군주 제도의 봉건왕조 시스템이다. 정권 운영은 선군이라는 군국주의로 한다.

독특한 체제의 북한정권과 권력구조가 또 한번의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태조’ 김일성으로부터 그의 장남 김정일을 거쳐 손자 김정은에게로 3대 세습을 이어가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11년 12월 17일 사망하자 3남 김정은에게 권력이 이양됐다. 김정일이 마치 자기의 사망 시기를 알고나 있은 듯이 불과 3개월 전에 3남 김정은을 권력 승계자로 지명한 것은 참으로 신기하기도 하다. 만일 김정일이 후계자를 선정하지 않고 사망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장성택과 김경희가 후계자를 선정해야 했을 것이고 북한 인민군과 인민들은 용납하지 않았을 것이다. 김일성 집안은 1~2년 안에 백두산 바람에 콩가루 날려가듯이 사라지고 말았을 것이다.

이제 6개월뿐인 김정은의 통치를 이렇다 저렇다 평가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 아버지 김정일의 통치 기반을 무난히 계승할 것인지 아니면 나름대로 자기의 통치기반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김일성 가문의 통치 기반 구축과정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통치 기반 구축이 관건

김일성은 33세에 소련의 후원으로 권력의 정상에 올라 남로당파, 연안파, 소련파, 갑산파들과의 치열한 당권싸움에서 승리하며 통치 기반을 구축했다. 1970년대에는 노동당과 국가를 완전히 사유화하는 데 성공했다.

1970년대 아버지의 후계자로 지명된 김정일이 25년간 정교한 후계자 교육을 통해 김일성이 사망한 1994년에는 노동당과 국가의 실제적인 통치의 권좌에 앉아 있었다. 즉 김정일은 독자적인 통치 기반을 구축하지 않았다. 그냥 아버지 김일성의 통치 기반에 무임승차한 것이다.

김정일은 2011년 12월 사망으로 독자적인 권력을 행사한 기간은 17년간이지만 후계자 교육을 받으며 실제적인 권력을 행사한 기간은 40년이 넘는다.

김일성의 통치 기간이 49년인 것에 비하면 김정일 역시 40년간의 장기집권 통치를 한 것이다.

그에 비해 김정은은 통치 기반이 전무하다. 방금 대학 연극학과를 졸업한 애송이 배우가 연극 무대에 올라 온 것이다. 무대만 있을 뿐 연출가가 없다. 이모부와 이모인 장성택과 김경희의 명분 없는 조연출이 있을 뿐이다.

김정은이 김일성과 김정일과 같은 인기 명배우로 성장할 수 있을까? 김정은이 어떤 재능을 타고 났는지는 알 수 없지만 가정환경으로 보아서는 성공 전망이 어둡다. 3대세습이라는 가문주의로 본다면 김정남이나 김정철이 후계자가 돼야 한다. 그러니 가문적으로도 취약한 명분을 가지고 있다.

특히 출신성분주의 제도인 북한에서 김정은의 재일교포 출신 어머니는 북한사회에서 인정 받을 수 없는 신분계층이다. 인민군 군관도 재일교포와 결혼하면 불명예 제대해야 한다.

후계자 명분으로는 할아버지의 외모를 빼어 닮은 것 한 가지만 있을 뿐이다. 장성택과 김경희는 김정은의 외모 명분을 부각시켜 후계자 정당성을 각인시키려고 노력한다. 이 때문에 지금 시대에 30살 난 청년에게 1950년대의 인민복 정장을 입고 다니게 하고 할아버지와 유사한 외모를 위해 고도 비만을 유지시키고 있다. 참 재미 있는 연출이다.

김정은의 통치 측근 또한 부실하기 짝이 없다. 김정은 같은 30살에 당과 정부의 요직에 진입했을 인물이 있을 리 없다.

지금으로서는 김경희와 장성택의 측근이 곧 김정일 통치의 보조자들이다. 이영호나 최용해는 장성택이 임명한 하인들일 뿐이다. 무대에 오를 조연 배우는 장성택, 김경희가 선택한다. 이렇게 어설픈 후계자 만들기 공연은 꼭두각시 조연출들의 명분 없는 참여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연극 공연이 해피엔딩 혹은 비극으로 마감할지는 아직 누구도 모른다. 대본 없는 연극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연극의 재미를 부여하고 김정은을 스타배우로 만들기 위해서는 극중 대립과 마찰을 극대화하고 정의로운 주인공이 나쁜 부도덕한 인물들을 척결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관중은 환호하는 것이다. 즉 김정은이 김정일의 측근들을 용감무쌍하게 무찌르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김정은 측근들, 결국 저항할 것

명분 없는 후계자에게 김정일 측근들이 과연 당하고 말까? 몇 명은 무기력하게 당할지 모르지만 대부분은 저항할 것이다.부득이 두 개의 부싯돌이 부딪칠 것이고 그 불꽃은 바싹 건조한 목화솜과 같은 관중(북한인민)에게 튈 것이다. 그러면 공연은 고사하고 극장까지 날려 먹는다.

김정은 통치체제의 앞길이 암울한 것만은 아니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김정은은 김일성·김정일의 과오와 실정에서 분리된다. 김정은은 김정일처럼 아버지의 통치행위에 전혀 참여하지 않은 것이다. 북한의 모든 실정은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것이고 더 괘씸한 것은 그렇게 되도록 추동한 측근들이다. 그것은 김정은이 북한정권을 개혁할 수 있는 밑거름이다. 김정은은 할아버지 아버지의 칼만 넘겨 받았지 실정에 대해서는 변명할 구실이 있는 것이다. “그것은 내 잘못이 아니고 살아있는 너희 측근들의 잘못이다”고 소리 지를 수 있는 명분이 있다.

이 때문에 김정은은 자기의 통치 기반 구축에 방해가 되는 김정일의 측근들은 쉽게 제거할 수 있다. 김정은이 함부로 휘두르는 서슬 퍼런 칼날 앞에 김정일 측근들은 머리를 숙일 수 밖엔 없다. 그것은 곧 김정은 통치 기반 구축의 지름길이다.

김정일이 25년간의 후계자 수업을 거쳐 구축한 통치 기반을 김정은은 단 1~2년 만에 구축 할 수도 있다.

김정은이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의 갈림길에서 당연히 사는 길을 택할 것이지만 그 길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김일성 사망 후 북한은 400만 명의 아사자를 발생시켰다. 대본 없이 진행되는 김정은의 연극이 방향을 잃을 경우 북한은 심각한 인민폭동과 인민군 쿠데타로 내란이 발생해 수십~수백만이 총살될 것이다.

그것은 곧 남한과 직결된다. 남북분단 역사를 분석해보면 남북 어느 한쪽에만 불행이 오지 않는다. 대표적인 실례가 1990년대 한반도를 급습한 북한의 대량 아사와 남한의 IMF 사태이다. 남북한은 서로 다른 길을 가는 것 같지만 총체적으로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한민국과 국제사회는 북한의 각본 없이 공연되는 권력승계 연극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

- 임영선 통일방송 대표

북한 인민군 중위 출신
1994년 탈북
현대건설 근무
NK산업개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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