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말은 쉽지만…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말은 쉽지만…
  • 미래한국
  • 승인 2012.08.16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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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커크 편집위원·전 뉴욕타임스 특파원

경제 침체는 미국은 물론, 런던, 서울 등에서 모든 사람들의 걱정이다. 미국 주식시장은 현 세계경제위기의 최대 원인인 EU와 남부유럽국가들로부터 나오는 좋거나 나쁜 소식에 요요처럼 오르락 내리락하고 있다.

현재 세계경제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나라들은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 지중해 국가들이다. 왜 이 국가들일까? 내 생각은 이렇다.

이 나라 사람들은 일은 거의 하지 않으면서 해변에서 파도 타기를 하며 지나치게 놀고 있다. 그리스는 최악이다. 일하기를 싫어하는 그리스의 거의 모든 사람들은 정부가 주거나 관광산업에서 나오는 돈에 의지해 살고 있다.

한 한국회사의 그리스 지사에서 일했던 한 한국인은 내게 그리스에는 왜 실질적인 산업이 없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리스에는 관광기념품을 만드는 공장 이외에 다른 공장이 없다.

그는 해변에서 비키니를 입고 종종 가슴까지 드러낸 아가씨들을 보는 것은 좋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살이 삐져나올 정도로 뚱뚱한 아주머니들도 똑같이 비키니를 입고 있고 해변에 있는 것을 보는 것은 좋지 않았다고 말하며 혀를 찼다.

이탈리아는 나은 편이다. 이탈리아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신발에서부터 피아트, 알파 로메오 등 고급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한 독일인은 이탈리아의 현실에 대해 설명해줬다.

그는 이탈리아는 사실상 두 개의 이탈리아가 있다고 말했다. 하나는 밀란에서 투린에 이르는 공업지역인 북부 이탈리아이고 또 하나는 남부 이탈리아다. 남부 이탈리아에서는 특히, 시실리를 중심으로 마피아 갱들이 정치인과 기업인들을 등쳐먹고만 있지 생산하는 것은 거의 없다.

그렇다고 세계경제 문제를 지중해 연안 국가들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잘못이다. 세계의 대다수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힘들어하고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새로운 하이테크 산업으로 성공해 갈채를 받았던 아일랜드는 지금 경제적 어려움에 빠져 있다.

지난 4,50년 동안 산업 대부분을 잃어버린 영국은 비록 런던이 프랑크푸르트와 함께 유럽 금융의 중심지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지만 고실업과 취약한 경제로 고통을 받고 있다. 영국 금융가들은 영국의 환율제도를 고정환율로 바꿨다.

이것은 자신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사람들에게 파괴적인 효과를 주는 심각한 반칙으로 전체 세계경제의 어려움에 관심 없고 자기만 살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몇 년 전에 터진 경제붕괴에서 전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주식시장은 부침이 있지만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경제가 장기적으로 좋아질 것이라고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엄청난 교역 및 재정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실업과 불완전 고용률은 여전히 10%대에 머물러 있다. 정부가 그 기능을 멈출 때까지 얼마나 오랫동안 버틸 수 있을까? 이미 일부 지역 시정부들은 파산을 선언하고 있다.

미국 대선은 중동에서의 전쟁 등 그 어떤 이슈보다 경제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1992년 빌 클린턴이 대선에 출마했을 때는 그는 무엇이 가장 중요한 현안이냐는 질문에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고 답했다.

그는 당시 “내가 말하는 것을 잘 들어라. 새로운 세금은 없다”고 약속했지만 단임으로 끝난 아버지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승리했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 전에 연임했던 아들 부시 대통령보다 훨씬 정직한 사람이었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취임 후 결국 세금을 인상했기 때문이다.

미 의회에서 공화당 상원의원과 하원의원들이 미국의 부유층에 대한 세금 인상을 강력히 반대하면서 이를 둘러싼 토론으로 미국 경제는 절름거리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재임 중 세금을 삭감했는데 이것은 미국 경제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져온 주요인이었다.

오는 11월 오바마 대통령과 한판 승부를 벌일 공화당 대선후보 미트 롬니는 미국인 실업자들을 위해 수백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면서 공화당의 기조를 따르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그는 기업계 거물이었을 때 무자비하게 공장을 닫고 일자리를 중국과 해외 다른 곳으로 수출했던 것을 잊어버리고 싶어한다.

미국은 경제 침체에 허덕거리고 있지만 한국은 전세계 어느 나라보다 잘하고 있다. 한국의 젊은이들도 일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이 있고 실업과 불완전 고용도 높다. 하지만 그 숫자는 한국이 전 세계 많은 나라들보다 경제 침체가 심각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는 미국인들 만큼이나 한국인들에게 흥분의 해가 될 것이다. 양국에서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서 경제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다양한 제안들이 나오겠지만 그 가운데는 비현실적인 것이 많다.

사람들은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클린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하지만 누구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번역 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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