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웃 주의보! 그 원인과 해결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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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한국
  • 승인 2012.08.2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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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이 가정용보다 요금 싸 … 원전 확대가 해답

열흘 넘게 이어지는 폭염과 열대야로 국민들이 지쳐 있다. 런던올림픽에서 들려오는 승전보로 견뎠지만 밤에도 30도를 넘나든다. 여기에 정부와 한전이 8월 6일부터 전기요금을 4.9% 인상해 ‘짜증나는 소식’까지 들렸다.

2011년 9월 15일 ‘정전 대란’의 피해

2011년 9월 15일 오후. 갑자기 전국 곳곳의 신호등이 꺼지고, 건물 엘리베이터가 멈춰서기 시작했다. 은행 ATM 기기가 꺼지고 횟집과 식당의 냉장고도 멈춰 섰다.

정전을 수습한 뒤 지식경제부와 한국전력, 전력거래소 등은 “늦더위에 전력수요 급증으로 지역별 순환단전을 실시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해명은 석연치 않았다.

16일 오전 임종룡 총리실장 주재로 전력수급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전력거래소가 ‘전력 수요 안정 전망’이라고 밝힌 지 몇 시간도 채 되지 않은 오후 2시 30분경부터 또다시 전력수급이 늘면서 ‘비상단계’에 돌입했다는 속보가 흘러 나왔다.

다행스럽게 대규모 정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로 지금까지 국민들은 전력난 공포에 계속 시달리고 있다. 2011년 9월 15일 대규모 정전 사태로 총 212만여 호가 피해를 입었다. 여기에는 행정관서 201곳, 금융기관 148곳, 554개 지방공단, 139개 종합상가가 포함돼 있었다. 기업은 주로 중소기업이 피해를 입어 16개 산업단지에서 5,775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업체들은 냉장·조명시설과 POS 등 결제시스템, 사무기기 가동이 중단돼 영업에 큰 차질을 빚었다. 전국의 횟집에서는 정전으로 산소공급기가 작동 중단돼 수십만 마리의 활어들이 폐사하는 피해를 입었다.

은행 또한 무정전 전원장치(UPS)를 갖춘 대형 기관은 별 피해가 없었지만 전국 은행점포 7,400여 개 중 417개 소형점포가 정전으로 피해를 입었다. ATM기를 사용하다 정전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 수도 적지 않았다.

당시 정부와 한전은 ‘전력수요 예측 실패’를 강조하면서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을 경질하고 한전 임원 일부를 교체했다. 이어 국민들과 공무원을 대상으로 ‘절전’을 강조했다. 늦더위로 인한 전력수요 급증이 ‘정전’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면서.

하지만 전력거래소 관계자들의 말은 달랐다. 2011년 9월 16일 오후 전력거래소에 현재 상황을 묻자 “오후 3시가 되기 전 예비전력량 430만kw를 회복해 별 다른 어려움은 없다”고 밝혔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지금 우리가 여론의 타겟이 돼 있는데 사실 기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5일 대규모 정전의 가장 큰 원인이 ‘산업용 전기’라고 설명했다. 산업용 전기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는 산업용 전기 요금이 누진제도 없고, 너무 저렴해 기업들이 펑펑 사용하는 탓에 가정이나 관공서 분야에서의 ‘절전’도 의미 없게 만든다는 지적과 일맥상통했다.

가정용은 누진제, 대기업과 농어촌은 할인

우리나라의 전기요금 체계는 가정용, 산업용, 일반용(건물이나 상가 등), 농어업용, 교육용, 시설용(가로등)으로 나뉘어 있다. 이 중 가정용 요금이 가장 비싸다. 100kw까지는 1kw당 56.20원이지만 100kw를 초과하면서부터 누진제가 적용된다. 반면 산업용 전기요금은 전력 생산 원가의 70% 내외 수준인 요금을 받는 데다 누진제 적용도 없다.

2011년 9월 15일 당시 강창일 의원이 밝힌 바에 따르면 2010년 전기 사용량 상위 10개 업체의 전기 요금은 1kw당 평균 67.56원으로 한국전력 전기요금 평균인 87원 보다 20원 가량, 산업용 평균요금인 1kw당 76.63원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창일 의원은 “지난해 전기소비량 상위 10개 업체의 전기요금은 1조7,801억 원으로 발전원가에 비해 7,485억 원이 저렴해 그만큼의 적자를 한국전력이 떠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의 지적처럼 우리나라 전기 수요구조를 살펴보면 절반 가량이 산업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2008년 말 기준으로 가정용 전기 사용량은 전체 사용량의 14.9%, 공공기관은 4.4%에 불과하다. 상업용 등 서비스업에다 전철에서 사용하는 전기까지 모두 합쳐도 30% 남짓이다. 나머지 51.5%가 산업용으로 사용되는데 그 중 48.9%를 제조업체에서 사용한다.

그렇다면 어떤 제조업체들이 전기를 많이 사용할까. 2008년부터 2010년까지의 전기요금 누적액을 보면 1위는 삼성전자다. 2위는 현대제철, 3위는 포스코, 4위는 LG디스플레이, 5위는 하이닉스 반도체, 6위는 LG화학, 7위는 고려아연, 8위는 동국제강, 9위는 효성, 10위는 GS칼텍스다.

이들 중 주의 깊게 봐야 할 기업들이 바로 현대제철과 포스코, 고려아연, 동국제강 등이다. 이들은 ‘현대적 공정’이라며 전기 용광로를 사용하고 있다. 수천 도의 열을 내는 용광로에 전기를 사용하니 얼마나 많은 전기가 사용되겠는가.

특혜로 늘어난 한전 적자, 메우는 건 국민들

이런 전력소비 구조 때문에 한국전력의 적자는 해가 갈수록 크게 늘고 있다. 2008년 국제유가가 배럴 당 100달러 이상으로 폭등한 뒤 2011년 상반기까지 한국전력의 누적적자는 7조7,362억 원에 달한다. 이런 적자 급증의 가장 큰 원인이 산업용 전기라고 한다. 이 때문에 당시 한전 사장은 “이대로 가면 영원히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며 한탄했다.

정부도 이런 한전 측의 호소를 듣고 2011년 8월 1일 전기요금을 평균 4.9% 인상했다. 당시 지식경제부는 “서민 생활안정을 위해 주택용은 2%만, 영세사업자용 상업용 요금과 중소기업용 산업용 요금은 2.3%만 인상하고 농어업용 전기요금은 동결한다”고 밝혔다.

지식경제부는 “대신 대형건물용 상업용 고압요금, 대기업이 사용하는 산업용 고압요금에 대해서는 에너지효율 합리화를 유도하기 위해 6.3% 인상했고, 에너지 낭비가 심하다는 지적을 받은 심야 시간대 요금을 대폭 인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기에도 대기업의 산업용 전기와 농어민을 위한다는 각종 ‘특혜성 전기요금’의 인상은 없었다. 즉 ‘대형 제조업체’와 ‘농어민 명의’로 사용하는 전기는 에어컨을 마음대로 켜든 전기 난방을 하든 누진요금을 적용하는 보통 국민들에 비해 훨씬 싼 전기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이후 한두 차례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하기는 했지만 생색내기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대기업들은 “주택용 전력요금도 인상하라”고 주장한다.

이런 식으로 대기업의 전기요금을 올리지 않는 상황에서 전력수요를 채울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원전 건설뿐이다.

원자력발전소는 우리나라 전력 생산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중 대부분은 화력발전이다. 화력발전 중 대부분은 석탄으로 충당하고 있지만 일부는 석유를 땐다. 한국전력의 발전 방식 대부분이 화력발전인 탓에 전기요금의 생산원가는 저렴한 수준이 아니다. 원료도 모두 해외로부터 수입하기에 ‘원자재 투기세력’들이 설칠 때마다 손해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반면 원자력발전은 화력발전이나 수력발전의 생산원가보다 70% 이상 저렴한 비용으로 동일한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원료 수급도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

‘자칭 환경단체’들이 말하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체계’를 국가적으로 만든다 하더라도 그 체계를 완비하기 전까지는 원전이 필요하다.

신재생에너지라는 태양광, 풍력, 조력, 바이너리 지열 발전 방식 등은 처음 설치할 때 비용이 화력발전의 서너 배를 넘는다. 게다가 장비 가격도 몇 배나 비싸고 설치 기간도 길다. 이 때문에 설치비용과 생산전력이 손익분기점을 넘는 기간이 화력발전의 몇 배가 된다. 즉 한순간에 모든 전력 발전시설을 신재생에너지로 바꿀 수는 없다는 말이다.

게다가 신재생에너지 체계가 제대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전국 곳곳의 주상복합아파트나 아파트 단지, 수많은 빌딩에도 에너지 효율 시스템을 설치하고, 스마트 그리드로 바꿔야 한다. 고층 빌딩 옥상마다 숲을 가꾸고 상하수도, 도로 시스템도 바꿔야 한다. 여기에도 막대한 비용과 긴 시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이렇든 저렇든 원전이 꼭 필요하다. 그렇다면 원전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모르는 걸까. 모르는 사람도 일부 있겠지만 대부분의 ‘환경 근본주의자’들은 ‘사실’을 외면한다.

북 핵에는 눈 감는 국내 원전 반대세력들

그들은 화석연료와 방사성 원료 사용 자체를 반대한다. 전력 수요를 못 채운다고 말하면 “안 쓰면 되지”라고 쉽게 대답한다. 100여 년 동안 만든 전력 수요 및 공급 시스템을 순식간에 바꾸는 걸 무척 쉽게 생각한다. 실패에 대한 책임감도 없다.

우리나라 ‘환경근본주의자’들은 여기에 더해 북한의 핵개발에는 눈 감고 우리나라의 원전 발전만 문제 삼는다. 최근 울진.삼척에 새로 건설하려는 원전 단지 개발 반대, 과거 경주 저준위 방폐장 건설 반대 등도 이런 맥락이다.

환경보호나 공해 없는 전력공급은 좋은 말이다. 하지만 기술과 경제 발전을 위해서 에너지 공급은 필수적이다. 환경근본주의자들이 말하는 미래의 신재생에너지 시스템 구축, 화력발전 축소, 대기업의 전력낭비 축소 등을 위해서라도 원전 개발은 필수다.

이처럼 큰 그림을 보면서 접근한다면 원전 개발에 반대하는 ‘자칭 환경단체’와 이들에게 매년 거액을 기부하며 산업용 전기요금 현실화에 반대하는 대기업 관계자들은 마치 우리나라에 불만이 가득한 사람들 같다.

전경웅 객원기자·뉴데일리 기자 enoch2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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