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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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한국
  • 승인 2012.09.0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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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의 편지

요새 겪은 일 중에서 재미 있는 것 하나씩 내놔 보기로 하자. 중고 동창 모임에서다. 푹푹 찌는 더위에 오늘은 화두 없이 중구난방으로 시원히 지내 보기로 했다.

목숨 건 운동 이야기

건강하던 친구가 65세에 암에 걸렸다. 그것도 간암이다. 치료 도중에 폐로 전이된 것이 발견됐다. 생존율 5%. 그래도 용케 살아났다. 그 후 5년 만에 또 전이, 6년 만에 재발. 그렇게 4번 대수술을 받았다. 그 후 7년이 평화로이 흘렀다. 지금 79세, 아주 건강하다.

그의 투병 생활을 들었다.
지난 14년 동안 주치의의 처방 외엔 아무런 약이나 건강식품, 영양제도 먹지 않았다.
그리고 세끼 끼니에 모든 것을 걸고, 다음과 같은 운동에 정성을 다했다.

매일 아침 침상에서 다음 운동을 백번씩 한다.
1. 손 : 주먹을 쥐었다 폈다 잼잼하기
2. 발 : 직각으로 꾸부렸다 펴기
3. 항문 : 조였다 풀기
4. 회음부(항문과 음부사이) : 마사지
5. 허리 : 서서 등 굽히고 팔 뻗기. 그외 스트레칭 몇 가지

이 얘기의 주인공은 서울대병원장을 지낸 한만청 박사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잃지 않는 게 환자의 최선의 길이라고 결론지었다.

글공부 스승 이야기

은퇴 후 글 쓰는 데 취미를 붙여 문장 공부에 열심인 친구가 있다. 젊어서는 전쟁 중에 대학을 다녀 논문 한번 제대로 써본 적이 없는 이공계다.

어떤 외국 유명 작가의 ‘집필좌우명’을 신주처럼 모신다.

1. 어려운 것을 쉽게
2. 쉬운 것을 깊게
3. 깊은 것을 재미 있게
4. 재미 있는 것을 진지하게
5. 진지한 것을 즐겁게
6, 즐거운 것을 더욱 즐겁게

그리고, 구체적인 얘기를 쉬운 말로 그림처럼 묘사하라 했다.
그는 스승을 잘 만나 딱딱한 문장이 조금씩 부드러워지는 것 같다고 스스로를 자평했다.

10년 고질 뗀 이야기

겨울이면 장갑을 끼어도 손이 시리다. 속이 비어도 쓰리고 먹어도 쓰리다. 이런 증상은 병원에 가도 이상이 없다고 한다. 병도 아닌 이런 기능 장애가 진짜 애를 먹인다.

한 친구가 그런 가장 두드러진 예가 변비라며 자기가 고생한 얘기를 꺼냈다.

본래 좀 변비 기가 있었지만 나이 들면서 부쩍 심해졌다. 하루 이틀 건너뛰기는 예사고 그것도 번번이 30분씩 용을 쓰고도 늘 뒤가 무죽했다.

변비에 효과 있다는 것은 다 시험해 보았지만 백약이 무효다. 큰 병도 아닌 것이 언젠가는 용을 쓰다가 노화된 혈관이 터져 그걸로 죽게 되겠구나 싶었다.

어느 날 시집간 딸아이가 왔을 때 우연히 그런 얘기를 했다.

“왜 진작 말씀을 안 하셨어요. 그거 ‘쾌변’ 요구르트를 드시면 금방 돼요. 아침 저녁 한 병씩만 들어 보세요.”

세상에 이런 희한한 일도 있나. 그 지긋지긋한 10년 고질이 이렇게 하루 아침에 감쪽같이 사라지다니, 세상에 원!

세상에 신기한 일도 참 많다. (미래한국)

이성원 청소년도서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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