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환자들이 한국에 오는 이유
미국 환자들이 한국에 오는 이유
  • 미래한국
  • 승인 2012.10.2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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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커크 편집위원·전 뉴욕타임스 특파원

현대 미국에서의 삶 가운데 가장 큰 아이러니 중 하나는 적당한 건강치료를 찾는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부딪히고 있는 어려움이다. 미국의 훌륭한 병원들과, 탁월한 의사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수 많은 연구들을 고려할 때 그 어려움을 일견 이해할 수 없다.

사실 미국 어딘가에서 우리는 어떤 질병에 대한 세계 최고의 치료책을 발견할 수 있다. 문제는 평범한 시민들이 기본적인 치료를 받는 데 장애들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는 좋은 의사와 간호사가 부족하다.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 의사, 간호사, 치료사 모두를 갖추고 질병을 매일 치료하는 클리닉센터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 동네병원들이 중병이나 중상을 치료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이 아주 정교한 의료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더 악화되기 전에 빠른 치료를 필요로 할 뿐이다. 미국에서 당신이 의사를 만나려면 하루 혹은 이틀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응급실에 가면 응급실 요원들이 진짜 응급 상황에 대처하느라 바빠 나머지 사람들은 몇 시간씩 기다려야 한다.

미국 의료제도의 아이러니

의료비도 문제다. 한국에서는 동네 클리닉에서 몇 천원만 내면 진료를 받고 몇 천원 더 내고 약을 받는다. 건강보험이 없다면 거기에다 추가로 몇 천원을 더 내면 된다.

하지만 가벼운 병에 엄청난 액수의 돈을 냈다는 불쾌감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에서는 100달러 미만을 내고 클리닉을 다녀오면 다행이다. X레이나 기본적인 검사를 하게 되면 몇 주 뒤 멀리 떨어진 몇 개의 실험실로부터 오는 청구서를 비롯해 비용이 수백 달러로 치솟게 된다.

이 정도의 액수라면 문제가 안 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치료가 필요한 중병의 경우를 생각해보라. 최종 비용은 수만 달러로 커지게 될 것이다. 이를 대비해 당신은 건강보험을 절대적으로 구입해야 한다. 하지만 4인 가족이 건강보험에 가입할 때 들어가는 보험료는 연 1만 달러 이상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오바마케어’라고 알려진 건강보험개혁법을 추진한 것이 이 때문이다. 문제는 오바마케어가 포괄적이지 않고 싸지도 않다는 데 있다. 이 법에 따라 보험료는 이전보다는 줄어들겠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보험을 구입해야 한다.

이렇게 끔찍한 상황이라 미국인과 다른 외국인들이 한국에 의료 관광객으로 가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한국관광공사는 서울 본사에 한국에서의 의료진료를 소개하는 전시장을 별도로 두고 외국인들에게 한국 의료관광을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 메시지는 간단하다. 미국에서 내는 의료비의 약 1/4, 어떤 경우 1/10의 가격으로 한국에서 동일한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끔찍하게 비싼 미국의 의료비용

치과 진료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치과보험은 매우 비싸다. 연 보험료가 1년에 치과 치료를 받고 내는 비용보다 훨씬 높다. 미국에서 신경치료는 최소 5000 달러 이상이다.

나는 1년 전부터 서울 도심의 한 치과에서 진료를 받기 시작했다. 내가 당시 미국으로 돌아갈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그 치과에서 치료를 받았다. 내가 신경치료를 받고 낸 치료비는 미국에서 신경치료 후 냈던 액수의 손톱만큼도 되지 않았다.

그 후 나는 이 치과의사를 계속 찾아가 진료를 받고 있다. 그 치과의사는 미국에서 공부했고 내가 그동안 치료를 받았던 다른 치과의사들과 능력이나 경험면에서 결코 뒤처지지 않았다.

한국의 의료 체계는 완벽하지 않을지 모른다. 미국인들은 비교할 수 없는 기술과 식견을 가진 고능력의 전문 의사들을 미국에서 만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의사와 병원들은 대다수 미국인들이 찾아가는 미국의 의사와 병원들만큼 능력이 뛰어나다.

한국 최고의 5,6개 병원들이 갖춘 장비들은 미국 내 거의 모든 병원에 있는 것과 동일하다. 외국인의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인들은 다행스럽게도 그들이 지불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으로 의료서비스를 받고 있지만 미국인들은 아직도 수백만 명의 실제적인 의료 필요를 채우지 못하는 의료시스템과 직면하고 있다. (미래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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