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나로호"를 검색했다
[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나로호"를 검색했다
  • 이원우
  • 승인 2012.11.2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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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29일 오후 2시 00분
 

- 포털사이트 zum 기준 1위 -

- “삼진아웃을 당할 때마다 다음 번 홈런에 더 가깝게 다가간다고 생각했다.” (홈런왕 베이브 루스)

-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의 역사는 아직까지 실패의 궤적을 그리고 있다. 2002년 8월부터 시작된 나로호 사업은 당초 2005년 9월 발사로 결실을 볼 예정이었으나 러시아와의 협력 지연, 사업비 증가 등으로 인해 2009년 8월에야 1차 발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 원인은 ‘페어링 미분리’였다.

- 한 번에 성공할 만큼 만만한 기술이 아니라는 것쯤은 온 국민이 알고 있었지만 2010년 2차 실패는 좀 더 깊은 상흔을 남겼다. 이륙 137.19초 만에 통신이 두절된 2차 발사의 경우 실패원인조차 쉽사리 규명되지 않아 마치 나로호를 우주에 ‘잃어버린’ 것과 같은 느낌을 줬기 때문이다. 향후 조사를 통해 1단 연소구간에서 비행 중 폭발하였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다시금 기나긴 발사준비가 시작되었다.

- 오늘 4시로 계획되었던 3차 발사마저 ‘상단부 추력제어기 신호 이상’으로 취소(잠정 연기)되면서 나로호의 실패사(史)는 이어지게 되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9월 11일 3차 발사 관리위원회를 통해 “이번 3차 발사가 마지막이며 실패하더라도 4차 발사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3차 발사의 성공여부와 관계없이 곧바로 한국형 발사체, 즉 KSLV-II 개발로 넘어간다는 입장이다.

- KSLV-II 개발의 특수성은 ‘한국형 발사체’라는 명칭에 걸맞게 모든 기술개발을 한국이 독자적으로 진행한다는 데 있다. 2020년 자력으로 달 탐사위성 궤도선을 발사, 달 탐사에 필요한 기술을 확보한다는 것이 현재까지 나와 있는 계획의 마지막이다. 길고 험난한 길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된 국제화시대에 모든 것을 홀로 진행해야 하는 우주기술개발의 현실은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는 국제정치의 냉혹한 현실을 상징하기도 한다. 우주발사체는 ‘핵탄두를 결합하지 않은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탄도 미사일과 기술상 유사점이 많다. 일본, 중국을 포함하여 미국에게마저도 우주발사체 개발에 대한 전향적인 협조를 기대하기 힘든 것도 이 때문이다. 

- 러시아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과학기술을 교류하는 어려움을 절감한 대한민국 앞에는 여전히 험난한 길이 깔려있다. 오늘의 발사 취소는 홈런으로 가기 위한 숨 고르기였을까. 11월 29일 오후 2시, 대한민국은 ‘나로호’를 검색했다. (미래한국)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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