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남성사망원인1위"를 검색했다
[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남성사망원인1위"를 검색했다
  • 이원우
  • 승인 2012.12.06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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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6일 오후 2시 00분
 

- 포털사이트 zum 기준 6위 -

- “나는 ‘반드시’ 죽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셸리 케이건, <죽음이란 무엇인가>)

- 죽음은 모두에게 언젠가 들이닥치는 ‘평등한 폭력’이다. 아무리 가진 게 많아 보이는 사람도 죽음 앞에서는 예외가 될 수 없다. 인간은 각자의 삶속에서 누구나 불완전하고 불안한 존재인 것이다.

- ‘죽음=삶의 공통분모’라는 아이러니는 사람들로 하여금 타인들이 어떤 경로를 거쳐 죽음에 도달하는지를 궁금하게 만든다. 6일 오후 2시의 한국인들도 그랬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며 다른 한국인들이 어떤 원인으로 사망하는지를 궁금해 했다.

- 성별을 막론하고 사망원인 1위로 꼽힌 것은 암(癌)이었다. 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 전체 남성의 27.7%와 여성의 16.6%가 암으로 사망했다. 다른 사유로는 뇌혈관질환과 심장질환이 꼽혔는데, 남성의 경우 뇌-심장 순이었고 여성의 경우엔 심장-뇌 순서였다.

- 자료가 발표되자 복수의 언론매체들은 2001년의 자료와 대비하며 ‘암의 심각성’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특히 암으로 사망한 인구 비율이 10년 전에 비해 남녀 각각 2.3%P, 2.6%P씩 증가했음을 엄중한 논조로 지적했다.

- 하지만 이와 같은 단순한 해석에는 맹점이 있다. 다른 변수들을 통제하지 않은 해석이기 때문이다. 사망원인에서 암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과 함께 살펴봐야 할 자료는 한국인들의 ‘평균 수명’이다.

- 한국인들의 평균 수명은 길어지고 있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2000년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여성 79.6세, 남성 72.2세였다. 이 수치는 2010년 84.0세와 77.2세로 5세가량 올라갔다. 인구보건복지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2012년 평균 수명 역시 비슷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 평균 수명의 증가는 무엇을 상징하는가? 노령은 모든 유형의 암이 발병할 확률을 증가시킨다는 점이 중요하다. 즉, 우리는 암의 심각성이 증대된 세상에 살고 있는 게 아니라 평균 수명이 길어진 세상, 암 이외 다른 질병의 심각성이 ‘낮아지고’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점이다.

- 불멸불사하는 사람이 존재한다면 모르겠으나 모든 인간이 언젠가는 사망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암으로 사망하는 인구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건 의학기술이 그만큼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징할 따름이다. 수많은 사망의 원인들이 ‘암으로 단일화’되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 통계의 함정은 가끔 우리로 하여금 진실을 왜곡하여 해석하도록 만든다. 12월 6일 오후 2시 대한민국은 ‘남성사망원인 1위’를 검색했지만, 사망의 원인을 논하기에 앞서 삶의 지평은 계속 넓어지고 있다. 암의 심각성을 논하는 한편으로 과학기술의 발전과 길어진 기대수명에 감사할 수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미래한국)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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