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박근혜아이패드"를 검색했다
[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박근혜아이패드"를 검색했다
  • 이원우
  • 승인 2012.12.11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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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11일 오후 2시 00분
 

- 포털사이트 zum 기준 1위 -

- ‘박근혜 아이패드’ 논란을 보라. 이것이 정확히 한국의 정치수준이다.

- 사건의 요지는 이렇다. 11일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대선후보 2차 TV토론이 진행되었다. 주제는 경제·복지·노동·환경 분야. 가히 ‘방송사고’ 수준이었던 1차 토론에 비해서는 안정적인 분위기였다는 것이 중론이나 깊이 있는 담론이 부족했다는 반응 또한 비등하다.

- 정작 쟁점이 되고 있는 ‘아이패드 논란’은 한 장의 사진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민주통합당 정청래 의원은 11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박 후보가 촬영된 사진을 올리며 “<박근혜의 컨닝?> 이제 최첨단 수첩을 동원. 참 부끄럽습니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 후보라니”라는 메시지를 올렸다(현재 삭제 상태).

- 공지영 작가와 이상호 기자 역시 이 사진에 대해 각각 “박근혜 표정 안됐다 얼마나 맘 졸였을까? 그냥 집에 있지ㅠㅠ”, “뭐하는 행위인가요?” 등의 메시지를 남기며 정청래 의원의 메시지에 동조했다.

- 하지만 박근혜 후보가 아래를 보고 있는 이 사진은 컨닝과 전혀 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사진은 토론회 전 준비과정 중에 촬영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 애초에 정청래 의원이 ‘박근혜의 컨닝’을 비웃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많은 지식을 암기한 뒤 생방송 중에 능수능란하게 나열하는 쪽이 좋은 토론자인 거라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정말일까? 만약 그 암기된 지식에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될까? 

- 이정희 후보는 어제 한국의 최저임금에 대해 얘기하며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은 OECD 국가 중 멕시코를 빼고 제일 낮다”고 말했다. 허나 OECD의 ‘회원국 시간당 최저임금’ 자료에 따르면 2011년 현재 멕시코 말고도 포르투갈, 터키, 체코, 폴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 에스토니아 등 7개국의 최저임금 수준이 한국보다 낮다. 이 후보는 사실과 다른 말을 한 것이다. 

- 뿐만 아니라 이정희 후보는 박 후보의 세금 문제를 집요하게 따졌지만 정작 본인의 세금은 체납(62만원) 한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박 후보가 언급한 선거보조금 관련 ‘먹튀’ 논란에 대해서는 아예 침묵했다. 생방송 중에는 존재감을 드러내지만 사후 검증한 팩트에서 허점투성이라면, 과연 그 사람을 좋은 토론자-좋은 후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 이정희 후보가 토론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한국인은 여전히 많다. 사람들은 생방송의 화려함만을 기억하지 조명이 꺼진 뒤의 복잡다단한 현실에는 별로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좋은 연기자’를 ‘좋은 토론자’, 나아가 ‘좋은 대통령’과 혼동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럴싸해 보이는 몇 가지 잔상을 두고 서로 낚고 낚이는, 대선 D-8의 슬픈 자화상이다. (미래한국)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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