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선거에 국민은 없다
북한의 선거에 국민은 없다
  • 미래한국
  • 승인 2012.12.2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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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일의 북한이야기] 국민은 '강제동원수단'일 뿐


12월 19일은 대한민국의 18대 대통령과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치르는 날이다. 거리 곳곳에서 후보들의 사진과 현수막을 볼 수 있다.

대통령 후보들은 전국을 누비며 자신을 대통령으로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아침 출근시간과 저녁 퇴근시간이 되면 각 후보 캠프 운동원들이 선거 캠페인을 하기에 바쁘다. 신문, 잡지, TV 등 매체도 선거 관련 소식이 넘쳤다.

남한은 악마의 정권인 북한을 두둔하는 인물도 대통령 후보로 나설 정도로 자유가 보장돼 있다. 국가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인물들도 당당하게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선거에 나서는 것이 현실이다.

나는 이곳에서 3번째 대통령선거를 맞이한다. 늘 그랬지만 이번 18대 대통령선거를 바라보면서도 북한과 남한의 선거문화를 대비하게 된다.

내가 태어나 24년을 살았던 북한에도 선거가 있다. 남한의 국회의원선거와 같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가 있다. 하지만 대통령선거는 없다. 북한의 수령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들이 추대하기 때문이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도 사실상 주민들의 손으로 뽑는 것은 아니다. 북한 정권이 각 지역별로 대의원 후보를 추천하면 주민들은 무조건 투표하면 된다.

북한의 수령은 절대적인 독재적 권한을 행사하는 신적 존재와 같다. 그런 북한의 수령 자리를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이 3대세습을 하며 북한을 철권통치하고 있다. 북한과 같은 체제는 지구상에서는 유일무이한 수령독재라고 해야 마땅할 것이다.

남한의 선거문화는 다르다. 대통령을 국민들이 투표로 선출한다.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대통령 후보들은 선거공약을 발표하고 선거유세를 벌인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선거유세와 후보들의 사진이 있는 홍보물도 찾아볼 수 없다.

혹 찾아볼 수 있다면 거리마다 설치한 ‘선거에 빠짐없이 참가해 혁명주권을 공고히 하고 사회주의제도 우월성을 빛내자’는 당국의 선전물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

북한에서 선거철이면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은 청소년 학생들의 가두행진이다. 오전에 학교에서 수업을 마친 학생들은 대열을 지어 거리로 나가 선거를 위한 가두행진을 한다.

대학생들도 가두행진을 하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 소위 선거분위기를 띄운다는 북한식 선거문화이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매번 똑 같다. 모든 것이 북한 정권의 시나리오에 맞춰 진행되기 때문이다.

나는 남북한의 선거를 모두 겪으며 자유민주주의와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북한식 독재를 비교해 본다. 자유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남한의 선거는 말 그대로 국민에 의한 국민의 자발적인 선거다.

하지만 독재체제인 북한의 선거는 수령을 위한 수령만의 선거이다. 국민은 없다. 국민은 선거에 강제적으로 동원되는 수단일 뿐이다. 남한은 국민이 주인이고 북한은 수령이 주인이다. (미래한국)

박광일 세이브엔케이 사무국장 / 북한 김형직사범대학 졸업, 2001년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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