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안재욱"을 검색했다
[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안재욱"을 검색했다
  • 이원우
  • 승인 2012.12.31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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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31일 오후 2시 00분
 

- 포털사이트 NAVER 기준 2위 -

- 연말의 TV시상식은 청소년기의 고민과도 같은 존재다. 당시에는 꽤 중요했던 것 같은데 지나고 나면 기억조차 희미해진다.

- 물론 방송국과 연예인의 관계에서는 지속적으로 중요할 수 있다. 시청자들이야 당장 새해가 찾아오면 작년에 누가 무슨 상을 받았는지 알 바 아니지만, 수상 가시권에 있었던 연예인과 그 주변 인물들에게는 시상식의 결과가 긴 잔상을 남기는 것이다.

- 30일 밤 치러진 MBC 연기대상 역시 연관된 많은 사람들에게 일련의 기억을 남길지 모르겠다. 특히 2011년 11월부터 2012년 7월까지 총 64부작에 걸쳐 방영되며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를 기록했던 드라마 <빛과 그림자>의 주인공 안재욱의 무관(無冠)은 오후 2시 한국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계속 화제가 됐다.

- 연기대상을 수상한 배우 조승우의 드라마 <마의>는 이제 갓 방영 3개월 차에 접어들었을 뿐이라는 점, 게다가 조승우는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기에 대상 중복수상이 더욱 부자연스러워 보인다는 점이 배우 안재욱의 웃는 얼굴을 한 층 더 쓸쓸하게 만들었다. 조승우 역시 수상소감에서 “안재욱 선배님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 이내 흘러나온 것은 <빛과 그림자>의 내용이 대상 수상자 결정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사후적 해석이다. 즉, 이 드라마가 유신정권 하에서의 질곡을 다뤘다는 점이 ‘윗선’의 불편함을 자아냈다는 것이다. MBC에 대한 상당수 한국인들의 감정은 그다지 좋지 않은 상황이므로 이와 같은 의혹에는 평소보다 둔중한 무게가 실리고 있다.

- 2011년 11월 청룡영화제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부당거래>의 강혜정 씨는 수상소감에서 “조선일보의 영화제에서 <부당거래>가 작품상을 수상하다니 심사가 공정한 게 맞구나 느꼈다”고 발언했다. 나아가 조선일보의 논조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한미FTA 반대” 주장까지 해 당시 많은 화제를 낳았다. 정치적 견해가 달라도 작품이 뛰어나면 잠시나마 손을 잡을 수 있는 게 예술의 힘이 아닐까.

- MBC에 대해 떠도는 세간의 설(說)에 일말의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2012년 MBC 연기대상은 명분도 실리도 모두 놓쳐버린 악수(惡手)를 둔 것에 다름 아니다. “하나를 받으면 하나를 내주는 게 정치”라고 영화 <광해>는 말했지만, MBC는 폭주하는 항의전화를 제외하곤 별로 '받을 것'이 없어 보인다. 유신정권의 질곡에도 불구하고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사람들과 <빛과 그림자>를 시청률 1위로 만들어준 사람들이 그리 먼 사이가 아니라는 점을 간과한 것일까. (미래한국)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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